베스트 의원 선정에 대전시 의원 발끈, '이해 못 할 일'

지난 9일 대전시 의회가 다소 시끄러웠다. 제4대 의회 개원 1주년을 기념하면서 지난 한해를 반성하고, 앞으로 잘 해보자는 의원 간담회 자리. 이런 자리가 예상치 못하게 '시청 과장급 공무원들의 의원 평가'가 도마 위에 올라 설왕설래가 무성했다.

시청 과장도 시민...의원 평가 마땅하다

대체로 시의회 의원들에 대한 평가에 대해 불쾌하다는 분위기 속에 일부 의원은 '감히 의원을 평가하다니'로 극도의 권위 의식을 보여 지켜보는 출입 기자들과 공무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감히..."

이번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디트24'는 제4대 의회 출범 1년을 맞아 대전시청 과장급 공무원 33명을 대상으로 대전시의회 19명의 의원에 대한 의정활동 평가를 실시했다. '가장 가까이서 1년간 의회를 지켜보면서 어느 의원이 성실하게 열심히 잘 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통해 베스트의원을 발표했다.

기획 의도는 시민의 대표로 의사당에 들어 온 의원들이 더 열심히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기 위함이었다. 가장 가까이에서, 집행부와 의회의 관계 속에서 만나고 있는 시청 과장들의 평가는 또 어떻게 나올까 하는 궁금함 속에서 진행됐다. 이번 평가는 충남도의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됐다. 그 결과 대전시의회에서는 조신형 의원(42.서구4.한나라)이, 충남도의회에서는 성기문 의원(57.당진.자민련)이 각각 '올해의 베스트 의원'으로 선정됐다.

이 결과에 대해 주위의 많은 공무원들과 출입 기자들은 '예상했던 대로였다'는 반응을 보였다. 의원을 사랑하는 시민의 모임도 이 결과를 두고 "제대로 집어냈다"며 "가장 가까이서 지켜 본 분들이 잘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들은 모두 지난 1년 간 의회를 아주 가까이에서 지켜 봐 왔던 '의회 사람들'이다.

그러나 대전시의회 일부 의원들만 생각을 달리했다. 어떻게 과장들이 의원을 평가할 수 있느냐는 불평, 그리고 의원의 권위에 대한 도전 쯤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대전시청 과장급은 우선 나름대로 열심히, 그리고 부지런한 공직생활로 서기관까지 오른 분들이다. 20-30여년 이상씩 공직생활을 하면서 초대 의회부터 현재 4대 의회까지 쭉 지켜 본 분들도 많다. 설령 시민의 대표인 의원들에 대해 집행부 공무원으로서 깍듯한 예의를 갖추고 있지만 또 모두 대전시민이다. 어느 다른 집단보다도 건강하고 판단력 있고, 소신 있는 분들이다.

소신 있는 평가 겸허히 받아들이는 성숙함 보여야

무엇이 그리도 못마땅한가. 의원 평가가 호불호(好不好)에 따라 좌우됐다고 보는가. 성실하지 못한 의원에게 점수를 더 줄까 걱정해서 인가. 아니면 무엇인가.

이번 설문조사에서 과장들은 한결같이 의원들의 성실성을 판단의 중요 기준으로 삼았고, 연구해서 대안까지 제시하는 의정활동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 인격적인 질책은 얼마든지 받을 준비가 돼 있지만 비인격적이고 논리에 맞지 않는 지적과 질책은 더 이상 자제해 줄 것을 조용히 주문했다.

또 합리적인 비판과 더 좋은 대안 제시에는 충분히 수긍하지만 오만과 고집으로 행정을 뒤흔드는 목소리 높이기는 삼가 줄 것을 조언했다. 의원들에게 다소 쓴소리로 들릴지 모를 이같은 과장들의 조언은 현장에서 나온 것이고 또 1년을 지켜 본 뒤에 가슴속에서 나온 충고이다.시청 과장 어느 한 분도 정상적인 의정활동에 부정적인 감정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비정상적인 의정활동에 불쾌감을 표출하고 속내를 끊이고 있다는 것을 전해 드리고 싶다.

대전시의회 의원 19명이 모두 150만 대전시민의 대표로 존경과 신망을 한 몸에 받기를 기대해 본다.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찬사 속에 화려한 의정활동을 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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