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기숙사까지...음성화되는 성매매 행위

“글세 새벽 2시에 조사를 하고 있는데도 아가씨 좀 보내 달라고 전화가 오더라구요. 내참 어이가 없어서”

1일 대전 둔산경찰서 수사 2계에서 출장 마사지 업주를 검거한 경찰 수사관이 하는 말이었다. 한두 통이 아니었다고 한다. 지난 23일 성매매 특별법의 발효와 동시에 대대적인 단속령이 내려졌지만 아직도 성매매 행위는 사라지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중구 유천동 텍사스촌 등 소위 ‘집창촌’에서의 공공연한 성매매 행위는 겉으로 보기에는 줄어든 듯 싶지만 성을 사고파는 행위는 '등잔 밑’으로 침투하고 있다. 아파트, 단독 주택 안방은 물론 심지어는 대학 기숙사까지 출장 마사지사들의 활동 영역이 되고 있다.

둔산경찰서 수사계에서 공개한 출장 마사지 업주의 고객관리 장부에는 지난달 9일부터 29일까지 20일간 400여건의 거래내역이 적혀 있었다. 모텔 호수와 성 구매자의 전화 번호 등이 적혀 있는 이 장부에는 수십 건의 아파트, 단독주택 주소 등이 적혀 있었다.

심지어 배움의 전당이 되어야 할 모 대학 기숙사도 3건이나 출장 대상지로 관리되고 있었다. 어떻게 들어갈 수 있었는가에 대한 의문에 앞서 버젖이 대학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새삼 놀라울 따름이다.

날짜와 시간도 가리지 않았다. 평일 이른 낮은 물론 추석 당일에도 주택가에서 ‘부름’이 있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불법적인 성매매 행위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장부 한권에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성매매 특별 단속기간인 지난달 23일부터 총 34건을 단속했다. 경찰은 단속이 강화되면서 성매매 행위가 점차 어두운, 하지만 피부에 가까운 곳으로 번져 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의 수사가 대부분 제보나 첩보에 의해 이뤄진다는 점에 비춰본다면 현장을 덮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각 경찰서의 형사, 수사 인력도 절대 부족하다. 경찰 단속의 실효성을 바란다는 것은 이상에 불과하다.

둔산경찰서 관계자가 마사지 업주의 휴대폰을 압수해 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도 남성들로부터 여성을 보내달라는 전화가 쇄도했을 정도로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불법적인 성 거래가 만연돼 있다는 증거다.

성매매를 막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릇된 성을 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수요가 없으면 공급이 없는 것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기본적인 경제 원리, 남성들의 적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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