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제포럼, 양준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특강

“교토하면 무엇이 생각납니까? 혹시 MK택시를 타보셨습니까? MK택시가 나고야에 MK택시를 진출시키는 과정에서 나고야 시가 허가를 내주지 않자‘무료택시 운행으로 대항 하겠다’며 강경하게 대응하여‘가격파괴’의 별명을 얻었습니다. 지금은 일본에서 택시요금이 가장 쌉니다.“

14일 오전 7시 유성호텔에서 교토(京都)식 경영에서 배우는 기업경쟁력’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78차 대전경제포럼세미나에서 강사로 나선 양준호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교토 기업이 이룩한 경이적인 업적에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하는가’라며 강의에 불을 지폈다.

“교토는 가장 보수적인 도시이면서 일본의 문명적 중심지 입니다.천년고도이면서 옛것과 현대가 절묘하게 조화된 도시로 혁신적 도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교토기업은 다른 도시와는 다른 게 많습니다.“
대전상공회의소와 삼성경제연구소가 공동 주관하는 제78차대전경제포럼세미나가 14일 오전 7시 유성관광호텔에서 열렸다.

양 연구원은 교토기업이야기를 시작하면서 교토가 안고 있는 색깔부터 이야기를 풀어갔다.이날 강의는 교토기업 이야기. 교토기업이 이룩한 경이적인 업적 그리고 교토식 경영의 특징과 배경에 대해 짚어본 다음 그것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순서로 이어갔다.

“교토기업 중에서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MK택시는 일본에서 가장 싼 택시요금과 친절한 매너와 겸손한 말투 그리고 차문을 닫고 열어주는 헌신적인 기사로 유명하지만 윈윈 방식의 기존 택시업계 질서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제일동포 출신의 아오키(靑木)MK그룹회장은 7순을 넘는 나이에도 아직 택시를 운행합니다.“

양 연구원은 세계적 교토기업에 대해 하나씩 열거해 나간다.'창업 때부터‘타사가 흉내 낼 수 없는 제품'‘타사가 흉내 낼 수 없는 조직을 지향하는 세라믹 전자부품으로 유명한 무라타(村田) 제작소. 지금도 사내 슬로건으로‘우리길을 걷자'‘타사는 의식하지 않는다' 일렉트로닉(innovator in Electronlcs)의 혁신자'로 내세워 독창성을 추구해서 세라믹전자부품이 세계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탄력을 받은 양 연구원은 삼코 인터내셔널 연구소에 대해 “삼코는 창업당시 범용형 반도체 제조장치에서 높은 기술력을 있으나 영업에는 상당한 고전을 했습니다. 일본 대기업들이“기술력은 인정하나 거래실적이 없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며 삼코와의거래를 거절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거래실적을 따지지 않는 미국기업들은 삼코의 기술력을 인정하고 선급금까지 주며 거래를 유지하자 그 후 대기업이 삼코에 발주를 요청하지만 삼코는 어려울 때 도와주었던 해외기업과의 거래를 우선시 하여 반 계열 정서를 확연히 하고 있습니다.“

이어 교토기업의 전자산업부분 기업 10사의 주요사업부분에 대해 거침없는 말을 이어간다.교세라(京세라).롬(Rohm).일본전산(日本電算).세라믹 무라타(村田)제작소.호리바제작소.음론(OMRON).토오세.니치콘(NICHICON).일본전자.삼코.이외 교토의 저명기업을 나열하면 노벨화학수상자 다나카 고이치를 배출한 계측기기. 의료용 기기를 생산하는 오랜 전통의 시마즈(島律) 제작소가 있다. 그리고 제일동포가 경영하는 유명기업으로는 택시. 금융. 석유 회사를 가지고 있는 MK그룹. 의류. 브랜드 기획을 하는 ONLY.그 리고 사가와(佐川)택배 등이 있다.

여기서 주목받는 교토식 경영은 무엇인가. 교토기업이 이룩한 경이적인 업적에 대해 양 연구원은“ 지난14년 간 디플레이션경제 등으로 일본기업의 성장이 거의 정체되어 있는 동안 교토기업들의 매출은 거의 2배로 확대 됐습니다. 하지만 일본을 대표하는 전기전자업체 소니 마쓰시타.히타치.도시바.후지쓰.미쓰비시.등은 96년 이후 거의 성장이 정체됐습니다. 이익율도 교토기업들은 연평균 6.7%라는 경이적인 매출액 순 이익율을 기록했습니다. 심지어 지난 2001년 IT버블 붕괴이후 마쓰시타 등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때도 교토기업들은 3.4%의 이익 율을 달성했습니다.“

교토기업의 우수성에 대해 침착하게 설명한 양 연구원은 높은 성과를 이룩한‘교토기업 군단’은 이제 일본열도의 초유의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한다. 또한 이들 10대 기업은 공교롭게도 교토에 본거지를 두고 있으며 공통적으로‘독특한 경영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래서 그 경영방식을‘교토식 경영’이라 부르고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기존 일본식 경영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적 경영모델로서 ‘교토식 경영’에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교토식 경영은 지방 자치단체 뿐만 아니라 소니, 마쓰시타, 도시바 등 명문기업들의 관심도고조되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 5월28일자‘닛케이 비즈니스’ 에는 마쓰시타 전기의 나카무라(中村邦夫)사장은‘이제 우리가 배워야 할 기업은 무라타 제작소. 엡슨 이라고 거론할 정도라 합니다." 그렇다면 교토식 경영과 전통일본식 경영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이점에 양 연구원은 불쑥 참석자들에게 전통 일본식경영이 무엇인가를 질문했다.

“일반적 일본경영은 현장 출신자를 내부승진하고 충성심과 일사 분란함을 요구하고 차입 경영. 연공서열. 종신고용과 계열중심 수직적 거래를 합니다. 하지만 교토식 경영은 달랐습니다. 기술자출신의 오너와 충성심보다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무 차입 경영과 성과주의 그리고 유연한 고용과 개방형 수평적 거래를 한다는 점입니다.” 분명 교토식 경영과 차이점이 보인다.

이어 교토식 경영의 특징과 배경에 대해 양 연구원은 1.독창적인 카리스마를 가진 오너 중심의 일사불란한 기업경영을 꼽는다.“강한 개성으로 유명한 호리바 사장은‘ 재미있고 엉뚱하게’라는 사훈으로 유명합니다. 피아니스트가 꿈이었던 롬의 사토 사장은 콩쿨에서 일등을 못하자 피아노를 포기하고 대학시절 획득한 특허로 회사를 설립하여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일본전산의 나가모리 사장은 위기에 처한 기업이 경영컨설팅을 요구하면 컨설팅 보수대신 오히려 출자하여 스스로 리스크를 부담하였다고 합니다. 이처럼 교토식 창업자는 예외 없이 강한 개성의 소유자입니다.“

2.철저한 이익중시주의와 성과주의를 실현하여 이익을 창출한다.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경영을 선호해서 교토식 기업중에는 채무(차입금)가 없는 기업이 상당수 존재합니다. 특히 롬. 니치콘. 도세. 무라타는 차입금이 없습니다. 공정한 평가 및 이익산정을 위해 엄격한 관리회계를 체택 하지요. 특히 교세라의 아메바 경영은 유명합니다.회사의 조직을 소집단으로 구분하여 독립채산제형태로 운영 관리하는 경영수법이지요.“

3.세계시장 수요 트랜드 변화에 민첩 대응한다. “글로벌 기업지배구조를 실현하여 글로벌 시장에 대한 적응력을 강화합니다. 대부분 기업들이 세계시장을 경쟁상대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 중 무라타 제작소는 교토식 기업 중 가장 먼저 글로벌 경영에 착수했습니다.

4.특화기술. 특화제품을 바탕으로 독점적인 세계시장 점유율을 확보했다.5.대기업계열을 탈피하여‘열린’수평분업구조를 지향하고 있다는게 공통적이고.6.교토식 경영의 지역 문화적 배경을 들었다.

그렇다면 교토식 경영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이에 대해 양연구원은“기업가 정신이 충만한 창업자. 경영자가 기업 생태계 발전을 주도해 나가고 기업가의 의욕을 북돋워주고 기업가를 지원해주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기술력. 사업특화. 글로벌 공략의 비즈니스 모델을 지향해야 합니다. 그래서 독자기술로 글로벌 틈새시장에 도전해야합니다.” 거기다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무리한 목표도 한번 추구해보라고 충고한다.

이어“수평분업구조를 형성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기존 대기업중심의 수직계열을 계속 발전시켜나가면서 독자기업 주도의 수평분업구조를 새롭게 형성해 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중소기업의 대형화, 전문화가 시급 합니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끝으로 양 연구원은“기업과 대학이 주도하는 클러스터를 육성하는 일입니다. 지역 클러스터의 발전방향을 명확히 해서 기업과 대학이 협력하여 지역 클러스터를 육성하는 일입니다.”또 개성적이고 이단아적인 기업가들이 독창성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고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자원으로 인식하고 이를 활용함으로 고유의 기업. 경영 모델를 도출하고 성공경험을 공유해야 한다“며 끝을 맺었다.

대전 상공회의소와 삼성경제연구소가 주관한 이번 대전경제포럼세미나는 지난 97년10월에 시작해서 78차에 이르고 있다. 이날 강의에는 염홍철 대전시장, 정순훈 배재대 총장, 김주일 대전상공회의소 회장, 이종애 여성경제인협회 회장, 박화영 한국기계연구원장, 최임걸 충청하나은행 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하고 여인철 카이스트 감사가 자리를 해 눈길을 끌었다,

◇ 양준호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경제실 수석연구원 약력
-일본 교토대학교 경제학과 / 동 대학원 석사, 박사
-일본 교토대학교 경제학부 강의 조교
-일본 학술진흥재단 과학연구비지원 기반연구 담당연구원
-일본 오사카경제법과대학교 아시아 연구소 객원연구원
-일본 교토대 경제연구소 첨단경제 분석연구추진기구
일본 학술 진흥재단지원 COE대연구원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경제실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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