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가수원육교 옆...토종 칼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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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 가수원 육교 옆에 있는 토종칼국수(대표: 김순예·65세). 20년 세월이 말해주듯 보기에도 정말 허름한 집이다. 보통 칼국수 집에는 돼지수육을 함께 파는데 이 집은 족발이 있다. 칼국수와 족발로 20년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식당 입구를 비닐로 막아 겉보기에도 누추하고 미관상 좋지도 않다. 아마 이 지역이 서남부권 개발 예정지이기 때문에 건축이 제한돼 더욱 그러한 것 같다. 그러다보니 처음 찾는 사람은 20평도 안되는 초라한 누옥에 놀라고, 안으로 들어오면 환상적인 음식 맛에 또 한번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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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 문전성시
전형적인 시골 사랑방을 연상케 하는 비좁은 방과 좁고 허름한 주방에서 뜨거운 열기와 씨름하는 종업원 아줌마들이 연신 구슬땀을 흘리며 쉴 새 없이 바쁘다.
대전에는 칼국수집이 많아 웬만큼 맛이 있지 않으면'그 맛이 그 맛이네'하는 생각을 하기 마련인데 이 집은 그 공식부터 깨뜨린다. 옛날 어린시절 먹던 칼국수 맛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메뉴는 칼국수와 족발 딱 두 가지. 칼국수는 옛날 살기 어려웠던 시절에 먹던 토종 칼국수다. 물을 끓여 만든 밑 반죽을 홍두깨로 얇게 민 다음, 직접 칼로 가늘게 썰어서 만든 그 옛날 어머니가 손으로 직접 만들어 주신 그 칼국수다.
사람은 지나간 시간에 대한 집착이 강해, 옛것에 대한 향수가 남다르다고 한다. 이곳 칼국수는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밀가루 반죽부터 다르다. 그리고 면을 삶는 방법도 독특하다. 다른 고명을 넣지 않고 감자와 파 그리고 호박만 넣어 만든 칼국수의 맛은 시원하고 담백하고 한마디로 옛날 그대로다. 가격도 저렴하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식사 때만 되면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도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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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구·전주 등 지방에서도 입소문을 듣고 많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장소가 협소해 손님들을 기다리게 하는 게 제일 미안하지요." 잊지 않고 찾아주는 손님들에게 늘 미안함을 갖는다는 김 대표의 말이다. 건강이 허락 하는 한 일을 하고 싶지만 이제는 며느리 안희정(34세)가 10년 전 결혼과 함께 가업을 잇기 위해 부지런히 배우고 있어 든든하다고 한다.
칼국수에서 중요한 건 육수. 멸치·다시마·마늘·파·콩가루 등 12가지 야채로 다려 만든 육수는 일단 깔끔하고 시원하다. 아니 개운 하다고 표현해야 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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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이라곤 열무김치가 전부다. 하지만 식탁마다 더 달라는 성화가 끊이지 않는다. 이곳 김치만 봐도 손님이 몰리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적당히 익은 김치를 칼국수에 얹어먹는 그 맛은 다양한 맛을 그대로 유지하는 독특함을 체험할 수 있다. 열무는 직접 농사를 지어서 연중 보관하고 2주마다 60통의 김치를 담는데 그 날은 김장을 방불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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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라틴 풍부, 영양·보신음식으로 각광
이 집의 주력품목은 족발. 족발하면 우리들에게 친근한 음식이다. 이미 유명해진 배달업체도 많다. 하지만 그런 족발하고는 맛에서 차원이 다르다. 족발 역시 옛날 어머니가 해주던 맛 그대로다. 특히 장시간동안 특별재료를 넣고 조리하기 때문에 족발 특유의 쫄깃한 맛과 향이 그대로 살아있고 입안에서 감치는 맛이 정말 일품이다.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토종 족발의 맛은 쫀득하고 고소해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부족함이 없다. 외지에서도 주문이 넘쳐 택배로 부쳐주는 일도 손이 모자랄 정도다. 거기다 식사시간에는 넘쳐나는 손님과 식사를 한 후 포장해서 가지고 가려는 손님들과 뒤엉켜 식당 안은 북새통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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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 족발은 한마디로 냄새가 전혀 안 나고 쫄깃한 맛을 내는 게 특징입니다. 단체로 와도 5만원 미만의 저렴한 가격으로 만나게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이 곳 특징을 한마디로 말해주는 종업원의 수장인 이종순(50)씨의 말이다. 반주로 마시는 소주가격도 2,000원 받는 걸 보면 저렴하긴 저렴한 것 같다.
냄새 없고 쫄깃한 맛이 특징
이집 족발은 순수 토종돼지를 삶아 만든 미니 족발이다. 재래간장과 조미료·엿 등 10여 가지 재료를 넣고 8시간 삶아낸 것인데 맛을 내는 비법은 이집만의 비밀이란다. 토종족발은 살보다 뜯는 맛이다. 처음에 씹을 때는 천천히 씹어봐야 그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 새우젓에 찍어 입안에 들어가면 쫀득하고 고소하게 다가오는 맛이 은근히 기분 좋아 진다.
족발은 예로부터 각별한 먹거리로 여겨져 왔으며 맛과 영양가는 물론 조리방법도 다양하다. 족발은 살코기와는 다르게 씹히는 맛이 독특해서 미식가들이 즐겨먹는 음식중의 하나인데 이는 족발의 껍질과 관절 내의 연골의 쫄깃쫄깃한 부분이 모두 젤라틴으로 구성되어 있어 영양식, 간식, 보신 음식으로서도 나무랄 데가 없기 때문이다.
족발 맛을 못 잊어 10년째 이집을 찾고 있다는 김모(50세. 대전 중구 유천동 현대아파트) 씨는“칼국수도 옛날 그대로라 입맛에 맞지만 냄새 없고 쫀득한 족발이 너무 맛이 있어 다른 집에는 못갈 정도입니다."라며 족발 삼매경에 빠져 이집 자랑에 힘을 보탠다.
가수원초등학교 앞 1호 분점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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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말, 이 집은 넘쳐나는 손님들을 위해 인근 가수원초등학교 정문 앞에 제1호 분점을 냈다.
지금 있는 본점이 서남부권 개발 예정지(도안. 가수원동)안에 있어 늦어도 내년 초면 헐린다고 한다. 그 때를 대비해 멀지 않은 곳에 미리 분점을 내서 막내딸 정은희(38세)씨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이제 본점이 헐리면 이집의 진수를 맛보려면 분점으로 가야할 것 같다. 분점은 본점하고 맛은 같지만 시설 면에서는 훨씬 위생적이고 현대적이다. 대로변이고 탁 트여 있어 앞으로는 손님들이 이곳을 많이 찾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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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장소가 비좁아 손님들에게 불편을 초래했는데 3배나 큰 분점을 내면서 손님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50여대를 동시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도 있고 모든 시설도 현대식으로 만들어 위생에도 만전을 기했습니다." 막내딸 정은희 대표가 분점 자랑을 늘어놓는다.
맛이 뛰어나고 값도 저렴해서 타 지역에서 일부러 찾아드는 이 집 토종칼국수는 야채국물이 시원하고 맛이 좋아 애주가들이 속 풀이용으로도 많이 찾고 있다. 갈비 집에서 갈비를 다 먹고 냉면을 먹는다면, 족발 집에서는 족발을 먹고 난 후 토종 칼국수를 먹으면 그 또한 색다른 맛이다.
영업시간: 본점 오전 10시-오후9시. 분점 오전10시-오후11시
휴무 : 본점: 매주 일요일. 분점: 2,4째 월요일
차림표: 칼국수 3,000원. 족발 1인분 3,000원, 소주 2,000원
주차장: 본점: 식당 앞에 주차장이 있다. 분점: 식당 뒤에 주차장 완비.
연락처: 본점 042-541-1282, 1호 분점 042-545-5662
찾아오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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