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구즉 도토리 닭도리탕(대전 가장동)

<가장동 래미안아파트 앞 쪽으로 이전하였습니다>이성희 기자

“손님들 입맛이 보통 까다로운 게 아닙니다. 보통 맛 가지고는 안되고, 최고가 아니면 손님들이 찾질 않습니다. 닭도리탕 만큼은 전국 최고가 되고 싶습니다.“

가정에서 가장 자주 해 먹는 닭고기 요리는 닭도리탕이다. 그만큼 흔한 음식이다. 하지만 닭도리탕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곳이 있다. 대전 서구 가장동 가장교 앞 온 누리 병원 맞은편에 닭도리탕 전문점인 “구즉 도토리 삼계탕 닭도리탕 집”(37세. 대표 김안겸). 간판이름도 길다. 메뉴는 닭도리탕과 삼계탕 딱 두 가지다.


삼계탕으로 시작했으나 닭도리탕으로 더 유명

처음 시작할 때는 삼계탕전문으로 이름이 났었는데, 지금은 닭도리탕으로 더 유명한 곳이다. 이곳에 오면 닭도리탕의 고정관념을 모두 깬다. 흔히 먹는 닭도리탕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맛이기 때문이다. 재료부터 다르기 때문에 색다른 맛을 낸다.

이집은 5가지로 특징을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닭도리탕 맛은 한국에서 하나밖에 없는 맛이다. 특수비법으로 만든 다대기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맛은 조금 맵지만, 숟가락이 자꾸 가게 만드는 맛이다. 먹어본 사람만이 맛을 알 수 있지만, 한마디로 얼큰하고 개운하다.

둘째, 닭 냄새가 전혀 안 난다. 기존 가정에서 끊여먹는 닭도리탕을 연상하면 안 된다. 닭에서 나오는 느끼함이나 질긴 맛이 없다.

셋째,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다. 보통 닭도리탕은 냄비에다 나가는데, 여기서는 냄비보다 두 배나 큰 묵직해 보이는 큰 항아리에 담아 나온다. 그리고 양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넷째, 뭐든 큼직큼직하다. 야채든 양념이든 크게 썰어 넣어 시각적으로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큼직한 것도 푸짐해 보이는데 한몫한다.

다섯째,김안겸 대표의 부지런함이다.
보기에는 닭도리탕 같지 않은 얼큰하고 개운한 닭도리탕.전국에 하나밖에 없는 독특한 맛이다.가운데 다대기(양념장)가 보인다.
이집은 식 재료부터 최고를 쓴다. 닭은 국산 하림 생닭을 쓴다. “먹어보면 냉동 닭하고는 차이가 많이 납니다. 육질이 다르기 때문에 손님들이 먼저 압니다. 기왕이면 조금 덜 남더라도 신선한 최고의 재료를 씁니다.” 김 대표가 최고의 재료를 쓰는 자부심을 자랑스럽게 말한다.

기존 닭도리탕의 고정관념 깨

닭도리탕은 육수에다 닭을 넣고 삶다가 생강, 고추장, 마늘, 감자 등 갖은 양념을 한다. 그런데 이집은 탕에 무를 넣는다. 그것 역시 색다르다. 그러나 끓이는 시간과 불의 온도에 노하우가 있는 것 같다. 적당히 끊인 다음 항아리에 옮겨서 그 위에 버섯, 미나리, 당근, 대파, 양파 등 야채를 넣는다.

그리고 특이하게 별미로 도토리로 만든 가래떡과, 이집 최고의 비밀 다대기(양념장)을 넣고 손님상에 나온다. 펄펄 끊는 걸쭉한 국물을 수저로 떠먹는 순간 얼큰한 맛에 배어져 나오는 땀은 어쩔 수 없다. 다 먹은 다음 국물과 야채로 비벼먹는 밥 맛 또한 일품이다.
◈구수하고 진한 삼계탕

이집 삼계탕 맛은 진하고 구수한 맛으로 유명하다. 닭 뼈와 야채를 넣어 6시간 우려낸 육수에 그 비밀이 있다.

육수에 닭과 밤, 대추와 양념을 넣고 끊인 다음 항아리에 옮긴 다음, 그 위에 당근, 파 등 야채와 인삼, 녹각을 넣어 나오는 삼계탕의 맛은, 찬 것에 시달린 속을 뜨뜻하게 데워준다.

“한약재가 들어가면 못 먹는 사람도 있는데 여기 삼계탕은 거부반응이 없어 손님들이 좋아합니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건강식으로 인기가 있습니다.” 김 대표가 한약재를 안 넣는 이유를 설명한다.

기름기가 적고 삼계탕의 진한 국물이 인삼의 향긋한 향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세월 따라 입맛도 변해 요즘 각종 퓨전 삼계탕이 나오고 있지만, 이곳은 전통 방식 그대로 일절 다른 것을 넣지 않는다.

육수의 진한 맛이 조금은 독특하지만, 담백하고 깔끔해서 먹고 나면 속이 편하다. 닭 냄새가 전혀 나질 않아 평소 닭 냄새 때문에 꺼리던 사람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이집을 입소문으로 전해듣고 찾았다는 김효정씨(여.36세 대전 서구 내동)는“ 닭도리탕이 다른 데하고는 다릅니다. 양이 많고, 얼큰하고 맵지만 진짜 맛있습니다. 3만원이면 4명~5명이 소주하고 실컷 먹을 수 있는 집이라 너무 좋습니다.”라며 이집 자랑에 열을 올린다.

주방에서 음식을 만드는 김안겸 대표.얼굴 알려지는게 싫다고 극구 사양하는 바람에 부득히 몰래 찍었다
미식가들의 입소문으로 알려져

이집은 김 대표의 부지런함이 돋보이는 집이다. 지난 2003년에 문을 열었지만, 식당을 하기 전에는 13년 간 축산유통업에 종사한 사람이다. 이래저래 닭하고는 관련이 있는 것 같다. 김 대표의 고향은 대전 서구 산직동, 흔히 흑석리라고 부르는 곳이다.

대전으로 나와 자취하면서 학교를 다닌 탓에, 평소 음식 만드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때 독특한 음식들을 많이 만들어봤다고 한다. 유통업에 손을 떼고 식당을 오픈 하려고 할 때 전국에 이름있는 삼계탕 집과 닭도리탕 집은 안가본데가 없을 정도로 발품을 많이 팔았다. 그리고 나만의 '맛'을 가질 수 있는 비법을 연구했다고 한다.

“개업 이후 욕심 안 부리고 영업을 해왔습니다. 몇년 고생할 각오로 열심히 했습니다. 저가에 판매해서 마진은 적지만, 더 많이 판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성공할 때가지는 쉬지 않을 겁니다.”정말 연중무휴라 쉬는 날이 없다.젊은 사장 김 대표의 각오가 대단해 보인다.

광고한번 안하고, 먹어본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이집은,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과 미식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보기에도 이웃집 아저씨처럼 편안하게 생각되는 김대표다. 하지만 이집에 오면 김 대표 얼굴보기가 힘들다. 사장이자 주방장이기 때문이다.영업시간에는 주방에만 있고, 영업이 끝나고 마감할 때만 나온다.

항상 불하고 가까이 있기에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은 안스러워 보이지만, 주방은 시간날 때마다 청소를 해서 위생적으로 청결해 보인다. 거기다 매일 아침 식 재료를 구입하러 시장에 가는 것도 빼먹지 않는다.

그리고 시간이 나면 맛을 연구한다. 혼자 주방 책임지랴, 장보랴, 식당 운영하랴,도대체 쉬는 시간이 안 보인다. 요즘 젊은 사람같지 않고 참으로 부지런해 보인다. 이런 정성과 맛이 있기 때문에 식당이 꽤 넓은데도 주말과 휴일이면 가족단위의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구즉 도토리 닭도리탕집 내부. 방도 있어 단체나 모임에 적격이다

원래 닭도리탕이라는 말은 우리말과 일본어가 무분별하게 혼용된 용어다. 일본어 도리[とり:鳥]는 새나 조류 또는 닭[鷄]을 일컫는 말이다. 따라서 닭도리탕에는 우리말 '닭'과 역시 닭을 뜻하는 일본어 '도리'가 겹쳐있다. 요즘은 순 우리말로 닭도리탕을 닭볶음탕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닭도리탕 맛에 대해서 끊임없는 연구와 손님들이 무슨 맛을 원하는지 분명 안다면, 전국에 하나밖에 없는 최고의 닭도리탕집으로 성공할 것이다. 오늘도 바람이 쌀쌀하고 배도 출출한데 닭도리탕에 소주한잔 어떨까?



연락처:042-525-8525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휴일: 연중무휴( 명절 때만 쉰다)
차림표: 닭도리탕 대 27,000원. 소 22,000원. 삼계탕 8,000원
연회석: 별도 방도 있어 20~30명 단체 모임 가능.
주차: 식당 주변에 적당히 주차할 곳이 많다.
찾아오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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