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서울 북어 전문집 (대전 중구 중촌동 파출소 뒤)

<취재후기>2008,12,29  중촌동 선치과 뒤로 이전.하였습니다. 전화번호와 취급품목은 같습니다.이성희기자-

녹고 얼고 5개월 산고 끝에 탄생하는 황태. 고단백식품으로 독성을 푸는 데 탁월하다는 황태의맛을 느끼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낮에 겉만 살짝 녹았다가 밤이면 꽁꽁 얼기를 수십차례 반복하는 가운데 노릇노릇하게 바싹 마른 최상급 황태는 약재 대접을 받을 정도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전시 중구 중촌동에 있는 '서울북어 전문집'(대표:이순옥 55세)은 이같은 최상급 북어,황태만을 사용하는 황태전문 음식점이다.

이곳 지리를 잘 모르면 한참 설명을 해야한다.하지만 중촌동사무소 옆 약수터가 있는 솔밭공원을 안다면 공원 뒤에 있는 이집을 찾는 데는 별로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14년째 황태전문 집으로 사랑을 받아온 곳이기 때문이다. 겉은 허름해 보이지만 안에는 그동안 많은 보수를 통해 조금은 아늑해 보인다.

                     시원하고 담백해 속풀이로 제격인 북어탕.


하지만 15평도 안되는 비좁은 공간이기에 손님들은 의례 기다리는 미덕을 갖는다. 그러나 한국인의 식사 속도는 세계적이기에 그리 오래 기다리진 않는다.하지만 기다림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어야 하는 법. 기다리다 자리를 잡아 먹는 황태의 맛은 기다린 보람을 느끼게 만든다.

이곳에 들어서면 먼저 이 대표의 큰 딸인 강영경씨(35세)가 시원한 목소리와 함께 활짝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한다.대전에 14년을 살았지만 아직도 배어나오는 구수한 경상도사투리가 기분을 좋게 만든다. 이집 메뉴는 황태탕, 황태찜, 황태구이, 북어찜이 전부다.

숙취해소에 일품인 시원하고 개운한 황태탕

북어탕은 시원하고 담백하다. 황태머리와 북어를 넣고 끊여 만든 특수 비법의 육수에다 황태와 콩나물, 팽이버섯, 부추, 두부, 계란, 밤을 넣고 끊여 나오는데 뽀얀 국물이 진하고 깔끔해 뒤 맛을 당기게 한다. 큼직하게 썬 두부와, 파, 야채가 잘게 찢은 황태와 어울려 시원한 맛을 내는데, 뜨끈한 국물은 해장은 물론 속 풀이로 인기가 많다.

새송이버섯,피망과 양념장을 넣고 쪄내는 칼칼하면서 졸깃쫄깃한 황태찜

황태찜은 황태에다  새송이 버섯과 피망을 넣고, 고추장과 전통된장 등 6가지 양념으로 만든 이집만의 가지고 있는 양념장을 넣고 쪄내면 훌륭한 황태 찜이 된다. 칼칼하면서 담백하며 맛이 쫄깃쫄깃하여 식사와 술안주에 제격이다.

황태구이는 황태에다 고추장과 양파 즙을 비롯하여 8가지 재료를 넣고 만든 비법 양념장을 골고루 바르고 일주일 정도 냉동으로 재운다.
그래야 양념 맛이 스며들어서 제대로 맛을 낼 수 있다고 한다.

간이 알맞게 밴 황태포를 은근한 불에 껍질 쪽을 먼저 살짝 구운 후 살 쪽은 양념장이 타지 않도록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곱게 구운 황태포 위에 통깨를 살짝 뿌리면 맵지 않고 고소하며 담백한 맛이 입맛을 돋우는 황태구이가 된다. 식사와 술안주로도 인기가 많지만, 젊은 사람들 입맛에 맞아 많이 찾는다. 특히 매운맛을 싫어하는 여성과 어린아이들도 매우 좋아한다.

양념장을 바르고 일주일간 재워 양념이 골고루 배어 고소한 황태구이

북어찜은 형태는 아구찜과 비슷하나 맛은 얼큰하고 시원하다. 북어에 콩나물, 미나리, 부추, 미더덕과 칼국수 사리를 넣고 고추장, 마늘, 생강 등 6가지 재료로 만든 양념장을 넣고 끊인다.국물이 걸쭉해지면 식사와 술안주에 제격이다. 찜과 같이 먹는 칼국수 사리 맛도 일품이다. 이집 식탁에 차려지는 밑반찬은 4가지.

담근 김치와 백김치 그리고 부추, 황세기 젓갈이다. 깨끗하고 정갈한게 특징이다. 황태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어 담백한 맛이 특징인데, 황태탕에 빠져서는 안 될 것이 바로 김치다. 김치가 제 맛을 내지 못하면 탕 맛이 살지 못한다. 김치와 같이 어우러진 걸쭉한 국물 맛이야말로 속을 개운하게 해준다. 그래서 14년 노하우로 만든 이집 김치의 맛은 또 다른 맛을 느끼게 한다.

국물이 걸쭉해지면 식사와 술안주에 적격인 북어찜.

진주에서 제2의 고향 대전에 뿌리 내려

이집은 모녀가 운영하는 집으로도 유명하다. 엄마인 이 대표는 주방에서 음식을 책임지고, 딸 강영경씨는 홀과 서빙을 책임진다.  그리고 모녀가 항상 웃는 얼굴로 친절하다.

하지만 오늘이 있기까지는 한마디로 인간승리라고 표현된다. 이 대표의 고향은 경남 진주다. 시댁이 진주에서 알아주는 명문가였으나 많은 재산을 독립운동으로 쓰고, 남편역시 그나마 남아있던 재산까지 몽땅 탕진하며 득병하여 90년 초 사별하고 만다.

졸지에 어린 1남 3녀의 자식 생계를 책임지는 젊은가장이 되어 숱한 고생을 하면서 92년 대전으로 전 가족이 이사를 하게 된다.

하지만 대전으로 터전을 마련한 계기는 재밌다. 남편과 사별하고 어려움이 처했을 때 당시 대전에 살던 친한 친구가 500만원을 빌려가서 행방이 묘연해, 그 돈을 받으려고 1년 동안 대전을 오고 간 것이 그만 정이 들어 대전에 둥지를 틀게 되었다고 한다.

모처럼 모녀가 같이 사진을 찍었다.왼쪽부터 딸 강영경씨와 엄마 이순옥 대표.

“처음 대전에 와서 남이 안하는 장사를 찾다보니 황태를 취급하는 식당이 없어, 92년 북어,황테전문 식당으로 이곳에 문을 열었는데 벌써 14년이 지났습니다.

무일푼으로 시작했기에 처음엔 정말 고생 많이 했습니다. 지금은 여러 곳이 생겨났지만, 황태요리의 맛은 처음 개척하는 정신으로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했기에 손님들이 그 맛을 잊지않고 찾는 것 같습니다."

지독히 어려웠던 시절에도 한결같이 친절과 맛으로 승부를 하였기에 오늘날 많은 사랑을 받는지도 모른다.

벌어서 어려운 이웃에게 배풀며 사는게소원

이후 찾아온 손님들의 입소문으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식사 때만 되면 북새통을 이룬다. 장소가 협소해서 그런지 더 북적대 보인다.하지만 14년 전과 상황이 달라 가난은 면했지만, 하고 싶은 일이 너무나 많다고 한다.

“이 곳이 골목에 있다보니 주차장이 없어 손님들에게 제일 미안합니다. 그래서 중촌동에 제일 큰 주차장을 만들어 동네사람들에게 인심 쓰는게 소원입니다.” 주차문제로 인한 어려움이 배어있기에 그 소원이 빨리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이집에 오면 두 모녀에게 말이 없이도 느끼는 게 있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으로 손님을 친절하게 대하고, 손님을 내 가족처럼 생각하니 항상 웃음이 떠날 줄 모르고, 그런 손님을 위해 양념 한 가지라도 최고의 품질을 쓰니 맛이 좋은 걸 느낄 수 있다.

허름해 보이는 식당입구지만 맛과 친절과 인정이 있는 곳이다.

그래서 이집 모든 양념은 직접 만들어 쓴다. 메주를 띄워 만드는 전통간장도, 참기름도, 고추 가루도 직접 만들어 쓰고, 심지어 김치에 들어가는 젓갈까지 담아서 김치에 넣을 정도다. 황태도 진부령 덕장 것만 고집한다.그러다보니 이 대표는 쉴 틈이 없다. 정말 바쁘게 사는 것 같다.

그리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도 빠지지 않는다. 결손가정에 생활비를 대주고, 장애인 복지회관을 후원하고, 노인정은 물론 수재의연금 등도 매년 빠지지 않고 내고 있다.

이집을 나서는데 이순옥 대표의 음성이 계속해서 귓가에 울린다.

“나도 힘든 고생을 했기 때문에 열심히 벌어 어려운 이웃을 돕고 베풀며 살 겁니다. 그래서우리 집을 찾는 손님들을 내형제 내 자매처럼 생각합니다. 저는 세상천지에 미운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집을 이렇게 기억하고 싶다. 각박한 세상이지만 맛이 있고 인정이 넘치는 곳, 서울 황태 전문식당으로...

연락처: 042-253-1374

영업시간: 오전 9시30분~오후10시
휴일:1,3주 일요일은 쉰다. 명절에도 쉰다.
좌석: 30석
주소:대전시 중구 중촌동 101-11
차림표: 북어탕 5,000원. 황태찜 20,000원. 황태구이 대15,000원. 소10,000원.
          북어찜 대13,000원. 소10,000원
주차: 별도 주차장이 없다. 적당히 주변에 알아서 주차해야 된다.
찾아오시는 길


 
황태의 효능
명태살의 주요 성분은 단백질이며 칼슘 또한 풍부하다.명태가 마르면서 황태가 되면 단백질의 양은 2배로 늘어나는데 단백질이전체 성분에서56%를차지할 정도의 고단백식품이 된다.
그러나 몸에 해로울 수 있는 콜레스테롤이 거의 없는 고급 단백질이어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메티오닌’을 비롯한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혹사당하는 간을 보호하고 간 기능을 향상시킨다.
고단백 저칼로리이기 때문에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좋다. 한의학에서도 간장해독, 혈압조절 체내 노폐물제거와 해독약으로 최상의 식품으로 황태를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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