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권인순 갈비김치찌개(대전시 유성구 지족동 열매마을 4단지 앞 k마트 뒤)

▲갈비와 묵은지의 만남.얼큰하고 시원하고 담백한 '갈비김치전골'


한때 김치속에 기생충이 있느니 어쩌니 해서 온 나라가 들썩들썩 했지만 그래도 우리 민족은 김치없인 밥 한끼조차 해결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김치로 만든 부치미와 만두에 우동,그리고 김치가 들어간 피자까지 우리 일상에서 김치를 빼놓고선 식생활을 논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그만큼 김치는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우리 고유의 전통음식이다. 그러나 김치를 재료로 한 수많은 음식 중에서도 으뜸이라면 역시 김치찌개를 빼놓을 수 없다.

한국사람에게 김치찌개는 평생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이다. 최근 웰빙바람으로 묵은지를 이용한 김치찌개가 유행이다. 묵은지에 돼지갈비를 혼합해 ‘갈비김치찌개’를 만들어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집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대전시 유성구 지족동 열매마을 아파트 4단지 앞 k마트 뒤에 있는 ‘권인순 갈비김치찌게 전문점'(대표 최광락 37).유성 노은지구의 열매마을을 모르는 사람들은 찾기에 쉽지 않다. 왜냐면 상가밀집지역이 아닌 주택지역에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열매마을을 안다면 금방 찾을 수 있다.

식당에 들어서면 친절함이 몸에 배인 종업원과 깔끔한 실내환경이 마음에 든다. 깨끗한 주방은 최대표가 직접담당하기 때문에 식사 시간 때는 눈 코 뜰 새가 없이 바쁘다. 홀은 부인이 책임을 맡아 일하는 모습이 보기에도 정겨워 보인다.

▲자르지 않은 묵은지가 통채로 있어 개운한 맛을 내는 갈비김치찌개

묵은지는 쉽게 말해 묵은 김치를 말한다. 요즘은 김치냉장고를 많이 쓰지만 예전에는 김치를 오래 보관하려고 땅에 묻어서 보관을 했었는데 오래 두면 묵은지 맛이 난다.
이집 메뉴는 갈비김치찌개와 갈비김치전골 딱 두 가지.
갈비김치찌개는 묵은지에 돼지갈비를 넣어 만든 찌개다. 모든 찌개의 맛은 육수에 비밀이 이 있다.

이집 육수는 김치를 담글 때부터 노하우가 형성된다.일반김치 담그는 거와는 다른 점이 많다. 일반적으로 김치를 담글 때는 무를 비롯하여 모든 고명은 채를 썰어 넣는데 이집은 김치를 제외한 모든 재료는 갈아서 넣는 게 특징이다. 젓갈역시 남들이 넣지 않는 새우젓을 첨가하지만 이것 역시 갈아서 넣는 것도 다르다. 이렇게 숙성된 묵은지 국물은 양념으로 뭉쳐져 육수의 대용으로 쓰기 때문에 맛이 특별나다.

▲서리태(검은콩)를 넣고 즉석에서 만든 영양밥.
이집의 특징은 보통 김치찌개는 김치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끓이는데 이집은 묵은지를 손님의 취향에 맞게 잘라 드시라고 김치도 통째로, 갈비도 통째로 나온다. 혹시 손님들이 남은 김치나 고기를 재탕해서 가져오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치기 위해서란다.

펄펄 끓여 잘 익은 묵은지를 취향에 맞게 쭉쭉 찢어먹는 맛이 재미도 있지만 맛도 일품이다.한마디로 시원하고 얼큰한 맛이 입맛을 당기게 한다.

국물 맛도 진하고 맛있지만 돼지갈비에 베인 김치찌개 양념이 갈비를 하나씩 건져 뜯어먹을 때마다 어찌나 맛있는지 먹어본 사람이 아니고는 맛을 말해줄 수가 없을 정도다.

갈비김치전골은 찌개와는 조금 다른 맛을 낸다.일반사람들은 구분을 못하지만 미식가들은 그 맛을 잡아낸다고 한다.맛이 훨씬 진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찌개는 개운한 맛은 있지만 깊은 맛은 전골을 못 따라온다고 한다.전골 역시 김치와 갈비가 통째로 나오기에 보기만 해도 군침을 돌게 만든다.

묵은지에서 나오는 시원한 감칠맛과 갈비에서 우러나오는 담백한 맛이 어우러져 환상의 맛을 낸다. 시간을 갖고 끓이면 끓을수록 깊은 맛을 내기 때문에 여기에 소주한잔 곁들이면 세상만사 근심이 다 살아질 것 같다.
   
▲유성구 지족동 열매마을 4단지 앞에 있는 '권인순 갈비김치지개전문점'

묵은지와 갈비를 건져먹고 남은 국물에 라면사리를 넣어 먹는 것도 별미다.진한국물과 라면이 조화를 이뤄낸 맛은 일품이다.라면까지 건져먹고 남은 걸죽한 국물은 밥을 비벼도 좋을 것 같다.그래서 갈비김치전골은 식사대용은 물론 술안주로도 제일 인기가 많다.

이집은 또 즉석밥이 별미다.서리태(속이 초록색인 검정콩)을 넣고 금방지은 밥을 해주는데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따끈따끈한 밥맛이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공기에 먹을 만큼 덜어내고 약간의 밥만 남겨 놓은 뚝배기에 물을 부으면 식사 후에 후식으로 맛볼 수 있는 구수한 누룽밥이 만들어진다.

누룽지로 먹고 숭늉으로도 먹을 수 있어 이 또한 인기가 많다.밑반찬은 계절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감자.오이.김.깎두기가 나오는데 특히 감자는 두껍게 썰어 식용유을 안 넣고 볶았기 때문에 맛이 담백하다.

▲집념과 열정으로 갈비김치찌개를 만들어낸 최광락 대표
최광락 대표는 공주가 고향이다.아직 젊은 사람이지만 파란만장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최대표는 평생 식당일은 해보지 않고 살아갈 것 같았던 사람이었다.공주에서 고교졸업 후 대전에서 제과업에 취직해 다니다가 제과기술을 습득하여 6년간 직접 제과점을 경영했던 사업가였다.그 당시 다행인지 제과점이 잘돼서 돈도 많이 벌었다고 한다.

그래서 3년 전 노은동에서 제과점을 운영했는데 건물주에게 사기를 당해 그동안 모았던 돈을 모두 날리게 된다.그 후유증으로 2년여 동안 막일은 물론 험한일은 안해본 게 없다고 한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사기꾼 잡으러 다니는 일에 몰두하다보니 잡기는 커녕 어려운 생활은 더 궁핍해져 갔다고 한다.그래서 당시 부채가 많아 직장생활 해서는 도저히 갚을 길이 없다고 판단한 최 대표는 남들이 어렵다고 하는 음식업에 뛰어들게 된다.
 
“처음에는 이 곳에 칼국수 체인점을 개업해 6개월동안 운영했는데 장사가 잘 안됐습니다.그래서 과감하게 품목을 변경하고 평소에 구상해 두었던 시골집(공주)에 있는 묵은지를 이용한 음식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갈비김치찌개가 만들어지는 계기를 이야기를 하는 최대표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래서 맨 먼저 배추를 사서 1년 후에 먹을 김치를 미리 담아놓고 한달동안 식당 문을 닫는다.그리고 특별한 맛을 내기위해 부인과 함께 이것저것 안 해본 거 없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면서 만들어낸 게 오늘의 갈비와 묵은지를 접목한 갈비김치찌개와 전골이다.지금도 김치 담그는일은 다반사다.왜냐면 지금 먹는 김치는 1년전에 담근 김치를 먹고 있기 때문에 지금 김치를 담아놔야 내년에 묵은지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갈하고 깨끗하게 정돈된 내부전경

맛에 자신을 가진 최 대표는 1년 전 돈이 없어 흔한 광고전단지 한 장 뿌리지도 못하고 조용히 문을 연다.하지만 먹어본 손님들의 입소문으로 알음알음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한다.특히 이곳은 동네 뒷골목에 있어 찾기도 쉽지 않지만 이제는 식사 때가 되면 남여노소 할 것 없이 북새통을 이룰 정도로 맛을 인정받고 있다.

▲내년에 쓸 묵은지를 위해 올해 틈만나면 김치를 담근다.

“최고의 신선도가 있는 갈비와 변하지 않는 묵은지 맛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지요.그래서 매일 농수산시장에서 그날 도축한 신선한 돼지생갈비를 구입합니다.처음 단일메뉴만 고집하니까 너무 적다고 몇 가지 추가하라는 주위사람들이 많았는데 집념을 가지고 하나의 메뉴라도 정성을 가지고 만든다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힘들었던 생활이 떠오를 법한데 최대표는 애써 밝은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열정과 집념으로 손님의 입맛을 잡았다면 절반의 성공은 했다고 볼 수 있다.그리고 앞으로 변치않는 맛을 계속 이어 나간다면 머지않아 나머지 절반도 찾아 올 것이다. 오늘도 이집에서 갈비김치찌개로 식사를 하든, 전날 먹은 술 때문에 속 풀어야 할 사람들이든 모두가 좋아할 것 같다. 하지만 갈비김치전골을 보고 소주한잔 생각나는 사람은 더 좋아 할 것 같다. 

(tip-) 묵은지의 비밀.

우리가 먹는 김치는 숙성시켜서 바로 먹는데 묵은지는 저온에서 숙성시켜서 최소한 6개월 이상 된 김치를 묵은김치라고 한다. 6개월 이상 숙성을 시켜야 묵은김치로서 깊은 맛이 나기 때문이다. 묵은김치는 발효과학의 절대신비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한국사람이면 묵은김치 만드는 것을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 하고 있다. 김장철에 담궈서 눈, 비, 서리 맞으며 동장군을 이겨내고 따스한 봄바람이 불 때, 입맛이 없을 때 꺼내 먹으면 되는 그런 일반적인 김치정도로 알고 있다.

묵은김치는 김치재료의 혼합비와 숙성온도와 외부조건 조미재료의 농도의 혼합비 씻김물에 따라서 바로 기가 막힌 맛이 나오기도 하지만 숙성 조건이 조금이라도 변하면 썩기도 하고 물러 터져서 오물보다 더한 식품으로 변해 버리기도 한다. 김치는 항암효과, 항산화작용, 면역증진효과, 순환기계 개선효과 등등 이미 WHO(세계보건기구)에서 건강식품으로 인정한 상태다.

그 동안의 연구개발과 조사 등을 살펴보면 소금은 3% 미만 첨가시에는 숙성을 크게 촉진시키나 4% 이상에서는 오히려 김치발효를 억제하기도 한다. 또한 마늘 고추와 멸치젓 등은 김치 숙성을 촉진하기도 하나 기타 부재료는 숙성을 억제하기도 하였다. 즉 김치원료의 성분은 미생물의 생육을 촉진하기도 하고 억제하기도 한다. 따라서 김치 재료의 혼합비가 50% 이상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으며 나머지는 온도와 저장위치 등에 의해 숙성 정도가 달라진다. 이중에 어떤 것이 매우 중요하다 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 김치과학의 절대신비라는 점이다. 특히 묵은지는 다이어트 효과 및 머리가 맑아지며 해장에 탁월하다고 한다. 또 고기섭취 시 고기소화는 물론 지방억제 및 배출을 도와 건강식으로도 선호하고 있다.


연락처:042-477-8529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10시
휴일: 연중무휴(명절때만 쉰다)
차림표: 갈비김치찌개 7,000원. 갈비김치전골 대 30,000원. 중 27,000원.라면사리1,000. 전골 추가 할 시(김치.갈비)6,000원.

주차: 별도 주차장은 없으나 주변에 적당히 주차할 곳이 많다.
포장: 가능
예약: 예약을 하면 즉석 영양밥을 오래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주소: 대전시 유성구 지족동 885-1
찾아오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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