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정도

이제는 교육도 전문적인 컨설턴트 시대다

  현대사회는 프로를 원한다. 프로만이 자신의 목표를 성취할 수 있고, 프로만이 전문성을 논할 수 있고, 프로만이 생명력을 갖는다. 이제 학교도 진정한 전문성을 논하는 교육개혁의 새로운 접근방법의 하나로 교육 consultant가 필요하다. 원래 사전에서는 consultant라는 의미를 “기업 경영에 관한 전문적인 의견이나 조언을 말하여 주는 사람.”이라고 한다. 컨설턴트개념이 경영학, 의학, 상담심리 등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교육개혁을 해야 하는 교육현장에서 당당히 학교컨설턴트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이는 미래의 학교, 즉 진정한 프로세계에서는 전문성을 겸비한 내발적 동기(內發的 動機)를 가진 의뢰자(依賴者)들이 맞춤식 교육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위에서 아래로 지침(指針)과 하달(下達)이라는 장학의 개념에서 탈피하여, 학교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변화와 노력을 자극하고 지원함으로써 일선 학교의 자생적 활력을 함양할 수 있는 방법이 절실하다.

  지금까지 소수의 엘리트 집단이 주도하면서 학교와 교원을 개혁의 대상으로 삼는 교육 개혁 방식이 더 이상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전문직(專門職)으로서의 교직의 위상에 걸맞게 학교와 교원의 자율성과 책임감을 인정하고 그에 적합한 지원체제를 갖추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 문제는 장학이나 연수, 평가등 기존의 지원 체제들이 전문직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채 계획되고 시행되어 결과적으로 교직사회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물론 여기서 전문직이라 함은 장학직이나 관리직, 즉 장학사. 장학관, 교장, 교감만을 일컫는 것이 아니라, 자기분야에 있어서 프로수준의 소정의 연수를 받고 전문성을 겸비한 교육에 종사하는 모든 전문가(professor)을 의미한다. 주변에는 이렇게 전문성을 겸비했으면서도 그 능력이 사장되거나 방치된 경우가 너무도 많다. 이런 훌륭한 인적자원을 활용하여 교육 내외적인 갈등과 문제를 해결, 중재, 알선하는 일은 매우 유의미한 활동이다.

  게다가 교육 과학 기술부는 2010년부터는 교원평가를 전면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미래의 교육은 교육의 질과 각 교원의 자질 그리고 일선 학교의 조직 경영의 질적 향상을 위하여 이제는 내가 아닌 다른 유리창을 통하여 좀 더 객관적이고 정확한 진단평가를 받고, 그에 따른 개선의 몸짓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본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에서의 학교 컨설팅은 일선학교와 교원으로 하여금 자신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원하는 사람으로부터 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문제해결과 전문성 신장에 스스로 책임을 지게 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의 교육청 단위의 장학협의나 임상장학 또는 동료장학과는 차원이 다른, 학교와 교원의 자발적 의지(自發的 意志)를 존중하고, 그들이 요구하는 전문적인 조력을 제공할 때, 많은 학교와 교원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교육개혁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학교는 학교경영 측면에서의 조직의 효율성 문제와 수업경영 측면에서의 수업의 효율성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즉, 일종의 학교 조직과 교사개인에 관한 진단결과를 창의적으로 교육에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각 시.도.군.구 교육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것은 바로 장학 활동이 자발적이지 못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 컨설팅은 순수하게 자발적이고, 전문적이고, 독립적이어야 한다. 그 자발적 동기에 의해서 학교와 교사 자신의 문제점을 찾아, 의뢰자로서, 해결 하려는데 초점을 둬야한다. 이런 점에서 학교 컨설팅은 크게 학교 경영컨설팅과 수업컨설팅으로 나눠진다.

  먼저 학교 경영컨설팅은 학교 컨설팅의 한 유형으로서 학교 경영의 실제를 개선하기 위한 전문적 자문활동이어야 한다. 학교 경영자는 학교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 교원들 사이의 갈등이 수용한계를 넘는 경우도 있고, 학교 분위기가 침체에 빠져 좀처럼 변화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사회 변화에 따라 학교 조직을 새롭게 일신하고 전반적인 변화계획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학교 자체의 능력으로 해결이 가능하겠지만 그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에는 외부의 전문적인 조력이 필요하다. 실제로 학교 컨설팅에 대한 요구는 사립학교를 중심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국공립학교에서도 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학교 경영컨설팅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다음은 수업컨설팅이다. 이는 수업능력이 이미 검증된 교사들이 동료 교사들의 수업 개선을 도와주는 활동이다. 초임교사와 기존 교사들 중, 자기 수업을 한층 더 향상시키고 싶은 교사들은 그 누군가에게 지시가 아닌, 발전적 충고를 듣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이 역시 학교컨설팅의 한 유형이기 때문에, 그 진행 과정에서 의뢰교사의 자발성과 수업컨설턴트의 전문성이 강조되며, 따라서 평등하면서 독립적인 관계 속에서 실질적인 수업개선이 이루어져야한다.  

 이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전문가만이 자기분야를 세련되게 다듬을 수 있는 작금의 시대에 교육도 이젠 예외 일 수 없다. 정보를 많이 가진 교육전문가가 자기 문제점에 대하여, 의뢰를 원하는 교사나 경영자에게 진단, 분석, 교류, 조언, 협력하는 교육현장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교육컬럼니스트 영문학박사 송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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