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장기승 도의원(아산2) "최소한의 보좌 인력 필요"

   
 장기승 충남도의원(아산2).

어느 덧 한해의 해가 석양에 내려지고 있다. 도의원으로서 첫발을 내디딘 것이 어제 같은데, 벌써 한해를 마무리해야 한다니 씁쓸한 마음이 가슴을 짓누른다.

도의원으로 당선된 뒤 도민들을 위하여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밤잠을 설친 날도 수 없이 많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지금 필자는 무엇을 했는지 내 놓을 것이 없다. 나의 능력이 이 정도인가 하는 자학이 숨소리만이 크게 들릴 뿐이다.

지역의 크고 작은 민원에 귀를 기우리다 보니 정작 내 놓을 일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민원을 해결하는 것이 도의원의 기본적인 사명인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민원해결에 모든 정열…도지사에 대한 견제는 밀리기 일쑤”

그래서 나를 비롯한 도의원들은 민원해결에 모든 정열을 쏟아 부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니 정작 도의원의 기본적 책무인 도지사에 대한 견제는 자꾸 밀리기 일쑤다.

도의원은 국회의원처럼 보좌관도 없다. 도의원 혼자 운전하고 뛰어 다니는 것이 일과가 되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도청과 아산을 오가며 뛴다. 그렇다고 도정에 관한 일을 게을리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초선의원으로서 처음 하게 된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사는 의정활동의 꽃이라고 선배의원들을 말을 했다. 그러나 필자에게는 고난(?)이라는 단어가 오히려 실감이 났다.

그 많은 양의 자료들을 형광등을 벗 삼아 뒤적여 보지만, 무슨 내용인지 한 번에 알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도청의 공무원과 상임위원회에 근무하는 공무원들로부터 나름대로 내용 설명을 들어보지만, 내가 원하는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야말로 서류만 놓고 보면 모두 도민을 위해 잘한 일 뿐이지, 못했거나 개선해야 할 일은 없어 보였다. 그래도 가까이에 있는 상임위원회 공무원들이 협조를 해 주지만 이들 공무원도 도지사의 인사에 좌지우지 되는 탓에 속 시원한 내용을 말해주지 못하는 눈치였다.

“도의회 직원들 ‘외줄타기’ 느낌…매우 안쓰러워”

그야말로 상임위원회와 도의회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외줄타기’를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 우리 도의 경우 여소야대의 의석 구조 속에서는 더욱 그럴 것이다. 3개 정당과 집행부 등 이해가 엇갈리는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가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사무처 직원들이 매우 안쓰럽다. 이렇듯 도의원은 도의원대로, 사무처 공무원은 공무원대로 어려운 하루하루를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보내야 하는 것일까? 필자의 대답은 ‘아니올시다!’ 이다.

도의원과 의회사무처 공무원들이 소신껏 일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의원에게도 최소한의 보좌 인력을 두어 지역의 민원만이라도 해결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또한 의회사무처 공무원들은 의장에게 인사를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의장에게 맡길 수 없다면 의회사무처장에게라도 인사권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만 도지사를 견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힘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적 어려움 속에서도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심사를 통해서 도 산하 단체의 경영상 문제점과 산부인과 의료시설이 부족한 지역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동적인 의정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필자를 비롯한 44명의 의원들이 밤을 낮 삼아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최소한의 보좌 인력 필요”…“저출산 고령사회 관련 조례 제정 보람”

이런 도의원들의 노력은 언론사로부터 ‘살아 있는 의회’라는 말을 듣는 기쁨도 있었지만, 앞으로 새로운 제도적 보완이 없이 남은 임기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초선 도의원의 가시밭길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하는 것일까? 이런 상황 속에서도 제 인생에 크나큰 보람도 있었다.

9대 의회 개원 후 최초로 의원발의를 통한 저출산 고령사회에 대한 조례 제정으로 새해부터는 충남도에 저출산고령화대책과(課)를 신설하여 추진하게 되었다

새해에는 도의원들이 제대로 된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새로운 지방의회 제도가 탄생되기를 고대한다. 그리고 지역의 큰 발전과 복지가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는 충남과 아산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2010 한해를 보내면서

충남도의원/도의회 운영위원/도의회 예산결산위원/세종시 정상추진특별위원/도의회 자유선진당 원내총무

장 기 승 드림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