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과 두레박(대전시 동구 삼정동 판암철도기지창 건너편)

허름한 가정집 개조, 30년 어머니 손맛으로 단골 많아

“소머리국밥이 아니더라도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어떤 음식이라도 미리 주문만 하면 입맛에 딱 맞게 만들어 드립니다.”

식재료만 있으면 어떤 음식도 척척 만들어 낸다는 요리경력 30여년의 유명숙 대표(51)가 ‘음식의 ’마이다스 손‘으로 불리는 이유다.

   
 양념장으로 간을 맞춘 소머리국밥
   
 소머리국밥

대전시 동구 삼정동에 있는 ‘우물과 두레박’은 유 대표가 정직한 식재료와 어머니 손맛으로 만든 소머리국밥전문점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청국장찌개와 양푼이 김치찌개 맛으로 더 유명세를 타는 집이다.판암동에서 식장산 가는 방향 500m SK주유소 옆에 위치해 있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이다.

가정집을 개조한 허름한 토속적인 분위기는 내 집에 온 것 같은 편안한 분위기다. 특히 3개의 룸은 시골사랑방 같은 정감어린 분위기로 편안한 모임 갖기에 적당하다. 촌스러운 상호가 친근할 정도로 서민적이고 부담 없는 곳이다. 한마디로 잘 차려입지 않아 행색이 누추해도 주눅 들 필요가 없는 곳이다.

   
 소머리수육
   
 양푼이김치찌개. 직접 담근 배추포기김치와 돼지고기와의 어울림이 환상적이다
   
 소머리수육의 한상차림

소머리국밥과 청국장, 양푼이 김치찌개도 유명

소머리국밥은 가마솥에 오직 한우소머리만 넣고 푹 고은 육수에 머리고기와 대파를 넣고 뚝배기에 담아 나온다. 기호에 맞게 소금 대신 양념장(다대기)으로 간을 맞추는데 진한국물이 담백하고 구수하다. 한우라 그런지 진하면서도 텁텁하지 않고 누린내가 전혀 없다.

국물에 파를 듬뿍 풀고 밥을 말아 새콤하게 익은 깍두기를 곁들여 한 숟갈 먹으면 입안이 환상적이다. 희멀건 국물을 맛보다가 이집의 우윳빛 소머리국물을 보면 장소가 멀어도 단골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입맛이 예민한 미식가들의 발걸음이 잦다. 특히 국물도 국물이지만 이 집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바로 직접 담근 배추겉절이와 깍두기이다. 시큼하고 알싸하면서도 싱그러운 맛이 국밥을 한층 맛나게 하는 데 한 몫 한다.

   
 청국장
   
 끓고 있는 청국장 찌개

소머리수육은 삶는 시간이 기술이다. 우설과 머리고기에 쪽파가 음식궁합을 맞춰 나온다. 계절에 따라 부추. 대파로 나올 때도 있다. 구수하고 담백한 고기 맛에 먹으면 먹을수록 감탄에 빠져든다. 냄새도 없으면서 입안에서 사르르 목을 타고 살살 넘어가는 게 별미가 따로 없다

친정엄마가 직접 띄운 청국장 찌개는 조미료가 일절 들어가지 않으면서 옛날시골 청국장 맛이 난다. 두부. 파. 고춧가루가 들어가 조금은 칼칼한 맛도 나지만 구수함은 봄철 입맛을 돋우는 데는 그만이다. 양푼이 김치찌개 역시 찾는 사람이 많다. 직접 담근 포기 묵은지가 돼지 쫄때기 살과 어우러져 달착지근하면서 매콤해 식사와 술안주로 일품이다.

   
 유명숙 대표.  크로바아파트 상가에서 반찬가게를 운영, 고객들에게 음식의 마이다스 손으로 불렸다. 그 많은 반찬이 다 맛있었다는 증거다.
   
국밥 한상차림
어떤 음식도 미리 주문하면 가능

시골스럽게 만든 토속적인 밑반찬도 10가지 정도 푸짐하게 나온다. 시금치나물. 하루나겉절이. 물김치. 냉이무침. 장아찌 등 모두 직접 담고 만들기 때문에 한번 먹어본 손님들은 무조건 단골이 된다고 한다. 특히 하루나.배추겉절이와 물김치는 몇 번이고 리필 하는 인기품목이다.

유명숙 대표는 대전이 고향이다. 결혼 전부터 솜씨 좋은 친정엄마에게 요리비법(?)을 전수받아 음식에 조예가 있었다. 결혼 후 전업주부로 있으면서도 주변사람들에게 김치를 주문받아 판매할 정도로 솜씨를 인정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 자신감으로 30대 초반에 분식점을 내면서 외식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다. 이후 중촌동에서 고기 집 등 여러 업종을 바꿨지만 하는 것 마다 장사가 잘돼 돈도 벌었다고 한다. 특히 장사를 잠시 접고 둔산동 크로바아파트 상가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면서 손님들로부터 음식의 ‘마이다스 손’으로 불리게 된다. 그만큼 만든 음식마다 대박을 쳤다는 얘기다.

   
 대전시 동구 삼정동에 있는 '우물과 두레박'전경. 판암동에서 식장산 방향으로 500m 정도 가면 왼쪽으로 간판이 보인다. 신호등에서 좌회전하면 된다.

그리고 3년 전 중동에 소머리국밥전문점을 냈는데 이것 역시 대박이 난다. 그래서 이젠 공기 좋은 곳을 찾다보니 식장산 근처까지 오게 됐다. 이곳에 둥지를 튼 지가 1년 정도 지났지만 많은 단골들이 이집을 찾는다. 특히 5월부터 판매되는 보리밥정식은 식장산을 찾는 등산객들에게 최고의 별미로 꼽힌다.

허연 김이 무럭무럭 올라오는 뚝배기. 한국 사람치고 뜨거운 국물과 그 구수한 국물에 말아먹는 국밥 한 그릇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소머리국밥은 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고 유행을 타지 않는다. 이제는 중년층보다 젊은 층이 더 선호하는 음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거리는 멀어도 진솔한 음식냄새가 난다면 삼정동으로 한번 떠나보자. 일행들이 더 좋아할 것 같다.

예약. 연락처: 042-283-7705
영업시간: 오전10시~오후 10시
휴일: 연중무휴
주소: 대전시 동구 삼정동97-15 <판암동에서 식장산 방향 500m SK주유소 옆>
주차: 식당 앞 10여대
차림표: 소마리국밥6,000원. 소머리수육 (중)20,000원 (대)25,000원.청국장6,000원. 양푼이김치찌개(2인)12,000원. 보리밥정식6,000원(5월부터). 토종닭도리탕30,000원
찾아오시는 길
 

   
 우물과 두레박 앞에서 바라본 도로. 건너편에 판암철도기지창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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