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은 생긴 것도 맛도 소박하다. 하지만 단백질, 칼슘, 칼륨 등이 가득 함유되어 있는 알짜배기 영양식품이다. 흔히 숙취해소와 해장을 논할 때 한 번씩 등장하는 콩나물의 아스파라긴산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의 생성을 돕는다. 해장국의 재료로 콩나물이 많이 이용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콩나물탕

푸짐한 콩나물탕

대전시 중구 선화동 삼성생명 뒤에 있는 ‘은경식당’(대표 고은경57)은 직장인들 속 풀이에 최고인 콩나물탕으로 유명세를 타는 집이다. 상호는 주인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허름한 집이지만 점심에는 예약이 없으면 자리 잡기가 힘든 곳이다. 하지만 충남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이전한 지금은 조금 여유가 생겼다. 가격도 저렴하고 토속적인 분위기에 서민적인 곳이다.

콩나물탕은 다시마. 파뿌리 등으로 뽑은 육수에 싱싱한 콩나물과 북어. 바지락. 조개. 마늘. 청양고추 등이 한데 어우러져 큰 냄비에 푸짐하게 담아 나온다. 매콤한 고추와 탱글탱글한 북어살 신선한 바지락이 깔끔하게 시원하면서 깊은 매운 맛을 낸다. 흔히 생각하는 붉은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맑은 국물로 나오는데 이보다 더 시원할 수 없다.맑은 탕이라고 얕보다간 큰 코 다친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톡 쏘는 맛이 보통사람들은 ‘콜록콜록’ 기침을 한 후에 먹게 된다.

한상차림

콩나물비빔밥

푸짐하게 쌓아 올린 콩나물이 익기까지 기다리는 동안 연탄난로에 서천 김을 직접 굽는 재미도 있다, 구운 김을 양념장에 찍어 밥을 싸먹는 맛도 그만이다. 여러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 난로 주변은 북새통을 이루지만, 김 굽는 냄새가 식탐을 적당히 자극한다.

밑반찬 7가지도 예전에 시골에서 어머니가 만들어 주던 토속적인 그 맛이다. 콩나물탕과 함께 대접에 밥이 담아 나오는데 그냥 먹어도 되지만 비벼 먹을 수 있게 만들어 준다.큰 그릇에 참기름 등 밑간을 조금해서 밥을 담아 취향에 맞게 콩나물과 나물 등을 간장양념장으로 쓱쓱 비비면 콩나물비빔밥이 되는데 그 맛 또한 일품이다.

내부전경.충남도청이 이전한 다음에는 손님이 많이 줄었다.

손님들이 알아서 김을 굽는 모습

콩나물은 유난히 아삭거린다. 데친 콩나물을 급냉 보관하기 때문에 그렇다.콩나물은 입안에서 아작아작 씹히는데 국물을 떠먹으면 밤새 술에 시달린 위장을 부드럽게 다독여 준다. 대전에는 유명한 콩나물탕집이 몇 군데 있지만 그 곳과는 맛의 깊이가 다르다.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그래서 과음 한 다음 날 숙취해소와 해장에는 역시 ‘콩나물탕’이란 소리를 듣는다.

고은경 대표는 충북 청주가 고향이다.40년 전 대전에 정착했지만 원래 음식솜씨가 있어 가족들이 식당을 해보라고 권유해 음식업에 뛰어들었다. 식당을 혼자 운영하기 때문에 손님이 몰리면 주방은 복잡해진다. 하지만 금방 평정을 찾는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이 모두 가족같기 때문이다. 손님들이 김도 굽고 반찬이나 밥도 퍼놓으면 알아서 갖다 먹는다. 어찌보면 셀프로 운영되지만 주인의 넉넉한 인심에 오히려 즐기는 분위기다.

고은경 대표

연회석 방 2개가 있다. 이방을 잡기 위해서는 예약이 필수다.

고 대표는 이런 손님들의 마음을 헤아려 매일 새벽시장에 나가 신선한 식재료를 골라 손님상에 낸다. 그래서 몸이 아플 시간이 없다고 한다. 지금까지 혼자 해오면서 몸이 아파 문을 닫아 본적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항상 건강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동장군의 기세가 드세다. 충남도청이 이전한 요즘 원도심 활성화가 화두다. 추운 날 지친 속을 다스리기 위한 얼큰한 콩나물탕이 생각나면 ‘은경식당’으로 가보자.

예약. 연락처: 042-242-5730
영업시간: 오전11시30분~오후9시
휴일: 토,일요일
주소: 대전시 중구 선화동231 삼성생명 뒤
좌석: 70석(방2)
차림표: 콩나물북어탕 6,000원.콩나물비빔밥 6,000원, 연탄불 석쇠구이. 주먹구이 10,000원
찾아오시는 길

대전시 중구 선화동에 있는 '은경식당'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