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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부의 제안을 듣는 자리에 참석했던 대전 충청권 새누리당 국회의원들. 이인제 이완구 정우택 홍문표 박성효 이장우 성완종 김태흠 의원들이 그 자리에 간 지역 출신 현량들이다.



능욕(凌辱)이란 무엇인가? 
남을 깔보고 욕보이는 것이다.

우롱(愚弄)이란 무엇인가?
어리석게 보고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이다.

조롱(嘲弄)이란 무엇인가?
비웃고 깔보며 놀리는 것이다.

희롱(戱弄)이란 무엇인가?
제멋대로 가지고 노는 것이다.

농락(籠絡)이란 무엇인가?
교묘한 꾀로 놀리는 것이다.

과학벨트 쪼개 과학공원 활용하자는 안(案) 사기극은 아니다

지금, 대전 충청도민들이 이런 수모를 당하고 있는 것인가? 미래부가 대전시에 했다는 제안, 즉 과학공원을 과학벨트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가 진정 사실이라면 대전 충청권 주민들은 능욕을 당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우롱당하고 농락당하고 있는 게 확실하다.

민주당은 미래부의 제안을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표현하고 있으나 사기(詐欺)는 아니다. 사기는 누구나 속아넘어갈 수 있는 속임수나 부정행위다. 결과가 드러날 때까지는 속임수라는 사실을 알 수 없다. 미래부의 제안은 나중에 드러날 사기가 아니다.

정부가 문제로 삼고 있는 ‘과학벨트 문제’는 과학단지로서의 문제도, 도시계획상의 문제도, 지역갈등의 문제도 아니다. 오로지 재정상의 문제다. 5조 원이 넘는 사업비 가운데 3000억 때문에 생긴, 돈의 문제다.

삼척동자로 기분 나쁠 우롱과 농락..

금액의 규모가 조 단위여서 그렇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사안이다. 작금의 ‘과학벨트 문제’는 어떤 사람이 한 아이에게 5만원 짜리의 멋진 레고를 선물하기로 약속해 놓고 3000원을 핑계로 그 아이가 원치 않는 레고로 바꾸려는 것과 같다. 그 사람은 아이에게 “네가 3000원을 내놓는다면 약속한 대로 네가 원하는 장난감을 사주겠지만 그 돈을 내지 않는다면 네가 가진 구슬이라도 내놓아라, 그러면 다른 레고로 선물하겠다”고 말하는 것과 아주 똑같다.

삼척동자도 이런 식으로 선물하면 받지 않을 것이다. “아! 이 사람이 나를 놀리는구나!”하는 생각이 금방 들 것이다. 과학벨트의 제안이 사실이면 대전 충청도민들은 놀림을 당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과학벨트는 레고가 아니므로 단순하게 비유할 수 없지 않느냐는 반문은 말았으면 한다. 과학벨트는 100% 국가사업이다. 예산의 20분의 1이라도 지방(대전시)에서 돈을 받아야 된다는 법은 더구나 없다. 전부 국가의 돈으로 땅을 사서 건물 짓고 시설해야 하는 완전한 국가사업이다. 더구나 세계 10대 과학단지로 만들겠다는 국가사업이다. 그리고 처음부터 대전시에 돈을 내야 한다는 조건도 없었다.

충청도민들은 레고 선물을 받기로 했던 아이와 똑같은 놀림을 당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도 그 어른은 아이에게 말한다. 내가 바꿔주는 레고는 더 좋은 레고라고, 그리고 그 약속은 확실하게 지킬 것이라고. 그러나 아이는 그 어른이 5만원짜리 레고 선물 약속을 지키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놀림감이 되었는 데도 좋아하는 지역의 새누리당 국회의원들

과학벨트 사업은 5만원이 아니라 5조원 규모의 사업이니 대전 충청도민들은 그 아이보다 심한 놀림을 당하고 있는 꼴이다. 그런데도 대전시장과 지역국회의원들은 비굴하게 말하고 있다. “(미래부) 아저씨, 그럼 아저씨가 생각하는 레고(과학벨트)로 바꿔주세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대전시장과 지역 국회의원들은 지역 주민들에게 정부가 바꿔줄 과학벨트는 원래 것보다 못하지 않고, 오히려 좋을 수도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정부를 믿자고 설득한다. 시장과 국회의원들은 눈앞에서 자신을 놀림감으로 여기는 사람을 믿자고 말하고 있다. 비굴함이란 무엇인가? 이들이 지금 시민들에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다.

작년 말 ‘대선정치’에 실패해 박근혜 대통령 볼 낯이 없는 염홍철 시장이야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누구보다 ‘을(乙)’의 서러움을 겪고 있는 중이니 애초부터 ‘백기 투항’ 외에 다른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래부에 대해 때로는 갑(甲)도 되는 지역 국회의원들(새누리당)까지 꼬리를 내린 사정이 적이 궁금하다. 도대체 뭔 일이 있었길래 삼척동자도 기분나쁠 놀림을 당하는 데도 주민들에게 “과학벨트는 앞으로 잘 될 것”이라고 선전까지하게 되었는가?

국회의원 셈법이 삼척동자만도 못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니 필시 어떤 곡절이 있다고 본다. 국회의원들은 애들도 안 믿을 정부의 거짓말을 믿자고 하는 속사정을 공개해야 한다. 과학벨트 문제는 시장이나 국회의원들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 전체를 농락하고 우롱하는 것이므로 주민들도 그 사정을 알아야 한다.

지역 정치인뿐 아니라 충청권 주민들 전체에 대한 조롱

과학벨트 문제가 전문가나 알 수 있는 도시계획상의, 좀 복잡한 문제인줄로 알고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시민들 가운데는 이런 사정을 잘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너무 어이없는 일이라, 나는 미래부의 제안을 제법 짓궂은 농(弄) 정도로 생각해왔다. ‘신뢰와 원칙의 정치인 아이콘’이 되려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을 이런 식으로 대할 리는 없다는 점에서 나는 아직도 미래부의 안을 사실로 믿고 싶지 않다.

만에 하나 사실이라면 특정 지역이 정부로부터 공개적으로, 또 집단적으로 농락당하는 최초의 사건이 될 것이다. 이인구 계룡건설 회장 말마따나 ‘개가 웃을 일’(충청투데이 칼럼)로 대전 충남도민들이 우롱을 당하는 사건이다.

과학벨트 문제는 청와대와 박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말이어야 그 실상을 알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미래부와 기획부에 이어 어제는 총리의 입에서까지 미래부의 안을 사실로 인정하는 듯한 말이 나오고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진정 현실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면...


지금 대전 충청 주민들은 능욕을 당하고 있는 중이다.
정부로부터 깔보이고 욕보임을 당하고 있는 중이다.

대전 충청 주민들은 우롱당하고 있는 중이다.
어리석게 보여서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중이다.

대전 충청 주민들은 조롱당하고 있는 중이다.
비웃음을 당하고 깔보여 놀림을 당하는 중이다.

대전 충청 주민들은 희롱당하고 있는 중이다.
정부가 제멋대로 가지고 노는 중이다.

대전 충청 주민들은 농락당하고 있는 중이다.
정부의 잔꾀로 놀림을 당하는 중이다.

능욕이란 무엇인가?
지금 대전 충청 주민들이 과학벨트 문제로 당하고 있는 것이다. 

/ 김학용 편집국장

*과학벨트 부지매입지 분담금이 정확히 얼마인지는 확실치 않다. 처음엔 전체 매입지의 30%라는 얘기도 있었고 50%라는 얘기도 있었다. 5조원 짜리 사업에 2000억이든 3500억이든 대전시가 그 돈을 내라는 것은 그 사업을 안 하겠다는 뜻으로 봐야 옳다.

*정부의 국가사업 진행방식을 잘 아는 한 도시계획 전문가는 미래부 안에 대해 “과학벨트를 하고싶지 않은 정부로선 ‘좋은 테크닉’이지만 추진 의지는 없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보통 이런 경우 정부는 이것 저것 다 해주겠다고 약속하지만 전례로  보면 믿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도 했다. 

*미래부에 이 아이디어를 제안했다는 박성효 의원은 짐작컨대 애초엔 염 시장이 과학공원에 추진해온 롯데테마파크에 대한 저지 수단으로 접근한 듯한데 과학벨트가 잘못되면 과학공원의 재벌공원화보다 심각한 문제라는 점은 몰랐는지 궁금하다. 그는 일할 맛 난다고 말하고 있으나 아이디어가 현실화 되면 최대 악수(惡手)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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