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내년 시책사업 추진… 환경단체 "난개발로 보문산 훼손 우려"

대전시 환경녹지국이 내년 시책으로 내놨던 보문산 공원에 대전 상징타워를 건립하는 계획이 탄력을 받고 있다. 해당 부서는 내년부터 2015년까지 대전시 중구 대사동 산 1-27번지 보운대(전망대)광장에 설치되는 대전 상징타워 예산 30억 원의 내년 예산반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원도심 핵심녹지공간인 보문산의 난개발이 우려된다며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하고 있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자 100억·시비 30억 들여 전망대, 놀이시설, 식당 등 추진

대전시는 내년부터 2015년까지 대전시 중구 대사동 산 1-27번지 보운대(전망대)광장에 시비 30억 원과 민자 100억 원을 들여 대전 상징타워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

대전 상징타워는 높이 100m 내외에 민자 100억 원과 시비 30억 원 등 총 13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전망대(데크)와 놀이기구(자이로드롭 등), 매점, 회전레스토랑, 식당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시비 30억 원은 3000㎡에 대한 토지 매입비와 철거비, 주차장 조성비로 사용되며 민자 100억 원을 들여 타워를 건립할 계획이다.

대전시는 보문산 상징타워가 대전을 대표하는 역사적 상징물이 되는 한편 원도심 활성화에도 한 몫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또 주변의 오 월드와 뿌리공원, 재개장이 예상되는 아쿠아월드, 숲속 음악당 등과 연계해 대전관광을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내년 시책구상보고회에서 보문산공원에 대전 상징타워를 건립해 대전의 랜드마크화 한다는 계획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면서 "아직 내년도 사업으로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실무선에서 예산요청을 해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며 민간투자도 타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 상징타워 건립 시민들 찬반 의견 분분

  지난 2003년부터 보문산 공원 내에 흉물로 방치됐다가 2009년 생태공원으로 복원된 그린랜드 모습.  
지난 2003년부터 보문산 공원 내에 흉물로 방치됐다가 2009년 생태공원으로 복원된 그린랜드 모습.

대전 상징타워 건립에 대해 시민들 사이 찬반의견도 분분하다. 시민 김병철 씨(48·대전시 중구 대사동)는 “보문산 주변을 개발하겠다는 계획만 무성하고 제대로 되는 게 없는데 대전의 상징타워를 건립해 관광객이 많이 찾음으로써 보문산 주변도 살기 좋아졌으면 좋겠다”며 상징타워 건립에 찬성 의견을 보였다.

또 다른 시민 이선화 씨(52·대전시 중구 문화동)는 “과거 그린랜드라는 놀이시설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무턱대고 타워랑 놀이시설을 들여 놓는 게 타당한지 의문”이라며 “더구나 민자를 유치하게 되면 영리를 목적으로 한 마구잡이식 개발이 우려되는데 대전의 보물이라는 보문산이 훼손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반대 뜻을 피력했다.

환경단체 “100억 원 민자유치 경쟁력 있는지 검토 필요”

  지난 2003년부터 보문산 공원 내에 흉물로 방치됐다가 2009년 생태공원으로 복원된 그린랜드 모습.  
지난 2003년부터 보문산 공원 내에 흉물로 방치됐다가 2009년 생태공원으로 복원된 그린랜드 모습.

환경단체는 무리한 개발사업 추진보다 보문산의 자연자원을 잘 보전하고 정비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 고은아 사무처장은 "보문산은 원도심의 핵심 녹지공간으로 이곳의 환경적 특성을 무시한 무리한 사업추진은 난개발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면서 "그동안 보문산 일대는 시민휴식공간과 임도개설 등 이미 많은 편익시설이 설치돼 있어 더 이상의 시설들을 설치하는 것은 과잉으로 보문산의 생태계와 자연경관을 훼손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고 처장은 또 "무리한 민자유치사업 강행으로 엄청난 혈세를 낭비한 뒤 애물단지로 전락시킨 아쿠아월드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100억 원의 민자를 유치하는 것도 문제"라면서 "보문산공원 내 그린랜드가 지난 2003년부터 수년째 도심 흉물로 방치됐다가 생태공원으로 복원 된지 얼마 안돼 다시 민자사업을 유치하는 게 과연 경쟁력이 있는지도 면밀히 검토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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