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식당(대전시 중구 선화동 옛 도청 뒤)

숯퐈불고기

파채의 아삭한 질감과 향긋한 향이 육류의 느끼한 맛을 잡아줘 인기 

양념에 불과했던 대파가 음식의 전면에 등장했다. 늘 새로운 맛과 식감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욕구 때문이다. 한때 콩나물을 내세운 음식들이 유행한 것처럼 요즘은 파가 대세다. 양념으로 숨어 있던 대파가 음식 위로 올라오면서 신선한 느낌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 중구 선화동에 있는 ‘삼천리식당’(대표 강순희52)은 돼지고기를 숯불에 구워내 그 위에 파채를 얹어 먹는 파불고기. 일명 ‘숯퐈불고기’로 유명세를 타는 곳이다. 대전시민대학 뒤에 위치해 점심에는 갈치.고등어 등 생선조림이 전문이지만, 저녁에는 손님들의 80%이상이 찾는 인기 메뉴는 숯파불고기. 이 음식은 말 그대로 돼지고기를 숯불에 구워 그 위에 파채가 수북이 올라가는 음식이다.

강순희 대표는 "파의 독특한 향기가 육류의 누린 맛을 없애주는 데다 장식효과까지 있어 파채를 올립니다. 파채의 아삭한 질감과 향긋한 향이 육류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기 때문에 인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영양 면에서도 찬 성질의 육류에 비타민과 칼슘이 풍부하면서도 따뜻한 성질의 파가 서로 궁합이 잘 맞으니 일석이조입니다“

불고기
숯퐈불고기 한상차림

파는 음식의 시각적이고 실용적인 측면에서 좋은 식재료다. 숯퐈불고기는 초벌구이 한 불고기 위에 파채를 얹기 때문에 향긋한 향이 육류의 느끼함 잡아줘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익어서 보들보들하고 달콤해진 파와 숯불고기가 정말 잘 어울린다. 식당 입구에 있는 ‘고기굼터’에서 숯불로 초벌구이를 한 불고기는 방금 미용실에서 염색 파마라도 한듯 가늘게 썬 대파가 수북이 올라가 있다.

고추장양념의 제육볶음이 아니라 달큰한 간장양념으로 절로 입안에 침을 고이게 만드는 익숙한 향기다. 고기를 파와 싼 뒤 이곳의 특제 생마늘 간장소스에 찍어 먹는 맛은 그리 진하지 않은 양념이 달달하면서도 깔끔하다. 

불고기는 삼겹살보다 기름이 적은 전지살을 쓰지만 얇게 썰어 식감도 야들야들하니 좋다. 파와 함께 집어 상추에 싸먹으면 느끼한 맛까지 사라져 젓가락이 쉴 틈이 없다. 저절로 밥을 부른다. 아이들이나 어르신들도 먹기 좋아 가족모임이나 각종 모임에 적격이다. 큼지막하게 썬 두부와 부추무침 등 푸짐한 밑반찬도 식탐을 자극한다. 딸려 나오는 된장찌개 맛도 괜찮다. 

갈치조림
생마늘과 간장으로 만든 특제 소스
강순희 대표.사진찍기를 거부해 부득히 멀리서 몰래 찍어야만 했다

파닭. 파불고기 등 파를 간판으로 내세운 음식 사랑받아

이곳에 오면 입구에 써 붙인 재미난 글귀를 발견하고 손님들이 웃음을 짓는다. “매주 일요일은 장동건 .원빈.현빈이 온다고 해도 쉽니다. 단 씨스타가 온다면....”이란 센스 있는 문구가 재미있다.

또 벽면에는 '손님 준수사항 있기 없기'라는 문구를 적었는데 요즘 개그콘서트에서 뜨는 코너 ‘있기 없기’를 패러디 한 것 같다.여기에 적어보면 ‘배부른 척 하기 없기’ ‘돈 없는 척 하기 없기’ ‘술 취한 척 하기 없기’ ‘맛있다고 소문내기 있기’다. 보면 볼수록 재미있다.

내부전경
입구에 써붙인 문구가 재미있다
   
대전시 중구 선화동 옛 도청 뒤에 있는 '삼천리식당;전경

이런 문구를 직접 쓴 강순희 대표는 광주가 고향이다. 대전에서 쌈밥. 칼국수 등 20년 이상 외식업을 운영하고 모든 음식을 혼자 다 만든다. 요리는 물론 설거지까지 도맡아 일처리가 빠르다는 것이 눈에 보인다.

바야흐로 파의 전성시대다. 바싹 구운 치킨에 파채를 얹어 먹는 파닭에 이어 파삼겹살, 파오리구이, 파불고기. 파순대까지 파를 간판으로 내세운 음식들이 사랑받고 있다. 나른한 봄날에 파 향이 그윽한 ‘숯퐈불고기’를 먹어보자. 입맛이 살아날 것이다.

예약.연락처: 042-221-3033. 010-5284-3983
영업시간: 오전11시-오후9시30분
휴일: 일요일
좌석:72석(방1)
주차: 식당주변 주차
주소: 대전시 중구 중앙로 79번길11(선화동376) 대전 시민대학 뒤
차림표: 숯퐈불고기 7,000원(3인 기준 기본).갈치조림9,000원. 고등어조림7,000원. 갈치구이8,000원
찾아오시는 길

옛 도청 뒷길. 충남학원이 보인다
   
벽면에 붙어 있는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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