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임기 3개월 공직자 모범 보여야

#1 성무용 천안시장이 임기 3개월을 남기고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퇴임 공무원들을 시에서 관리하는 산업단지 관리소장에 앉히면서 올 들어 2번의 인사가 진행됐고, 최근 문화재단 본부장에 현직 구청장이 발탁되면서 3번째 인사가 불가피하다.

여기에 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급기야 선관위는 얼마 전 성 시장에게 선거 중립에 대한 협조 공문까지 보냈다. 덧붙여 시의회에서 3번이나 부결된 대규모 산업단지 채무보증 동의안을 마지막 임시회에 다시 제출하면서 성 시장과 천안시로 향하는 시민들의 시선이 차갑다.

성 시장은 한 달 전만 해도 차기 충남도지사 출마까지 거론되면서 천안 출신 도백을 기대하는 지역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결국 '유종의 미'를 택했고, 지역사회는 그의 용단에 박수를 보냈다. 그런데 최근 그의 일련의 행보는 아름다운 마무리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오죽하면 '그렇게 욕심을 못 버릴 거면 연임 제한 없는 시의원이라도 출마하라'는 우스갯말까지 들린다.

#2 '무소유'로 유명한 법정 스님이 쓴 '아름다운 마무리'란 책이 있다. 법정 스님은 이 책에서 아름다운 마무리는 삶에 대해 감사히 여기는 마음가짐으로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기 위해 잃어버린 초심을 회복하고 채움을 위해 달려온 생각을 버리고 비움으로 다가서는 내려 놓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름다운 마무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전했다.

#1-2 성 시장 얘기를 다시 하면 그는 성공한 정치인이자 행정가다. 충남북부상공회의소 회장을 했고, 국회의원도 했다. 그 어렵다는 천안시장도 12년(3선)째 하고 있다. 경제와 정치, 행정의 달인(達人)이라는 평가도 있다. 화려한 경력을 가진 그에게 '내려놓기'와 '비움'은 말처럼 쉬운 게 아닐 거다. 그래도 지금은 '내려놓기'와 '비움'의 미학을 보여줄 때다. 그래야 3개월 뒤 공직자들과 시민들에게 박수 받고 떠나는 ‘좋은 시장’으로 남을 수 있다.

#3 무수한 잎들을 내려놓은 나무는 이듬해 다시 그 만큼의 잎들로 채우는 게 자연의 순리다. 이제 곧 자연인 신분이 되는 성 시장에게도 채움이 필요하다. 그 채움이란 그동안 자신에게 보내 준 시민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봉사'다. 파란만장했던 그의 정치 인생을 시민들이 99.9도까지 끓게 했다면 남은 0.1도는 성 시장 본인이 시민들을 위해 채워 넣어야 한다. 그게 바로 지금까지 그를 응원했던 시민들이 원하는 '아름다운 마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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