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 눈]천안 목천고 진학생 전학, 기죽지 말아야

   
지난 달 온양온천역 광장에서 열린 학부모 촛불문화제 포스터.

"겁내지 마라. 아무 것도 시작하지 않았다./기죽지 마라. 끝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걱정하지 마라. 아무에게도 뒤처지지 않는다./슬퍼하지 마라. 이제부터가 시작이다./조급해하지 마라. 멈추기엔 이르다./울지 마라. 너는 아직 어리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양온유 양의 페이스북 글 中

2014년 4월, 대한민국은 '세월호' 침몰 사고로 전 국민이 비통함에 젖어 있다. 꽃다운 학생들이 목숨을 잃은 건 참으로 애통한 일이다.

배가 왜 침몰했고, 누구의 잘못인지 최종 결과는 안 나왔지만 어린 학생들을 지키지 못한 책임은 어른들에게 있다.

결국 어른들의 책임..두 번 상처 받지 않기를

충남 아산에서는 올해 지역 인문계고등학교에 81명이 진학에 실패했다. 이 중 66명은 통학시간이 왕복 4시간이나 걸리는 천안 목천고에 들어갔다. 몇몇은 재수를 택했고, 어느 여학생은 자살기도까지 했다고 한다.

학부모들과 시민단체는 충남교육청이 올해 '충남 삼성고' 개교에 따라 아산지역 학생 정원을 학급당 40명에서 35명으로 축소 배정한 것이 사태의 발단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학생들에 대한 전학을 요구했지만 교육청은 '절대 불가' 입장만 내세우다 며칠 전에야 '특별전학'을 허락했다. 결국 진학 실패 책임을 일부 인정한 셈이다.

이제 남은 건 이들이 아산으로 돌아 올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두 달 가까이 먼 거리를 다니며 학교생활에 적응해 왔던 학생들은 다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나고 자란 고향 돌아올 친구·제자에 먼저 손 내밀며 적응 도와야

몇 명이 될 진 모르나 아산의 고등학교는 이들의 적응을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패잔병' 취급을 해선 안 된다는 말이다.

어른들 실수로 생애 첫 진학 실패를 맛본 학생들이다. 두 번의 눈물을 흘리게 할 순 없다. 그것이 바로 '내 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 취지에도 맞다.

아직도 차가운 바다 속에서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는 실종자가 많다. 전 국민이 노란리본을 매달고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것처럼, 아산의 학교들도 66명의 학생들을 친구와 제자로 '귀환'할 수 있도록 먼저 웃으며 손 내밀어야 한다.

학생들도 한 번의 실패에 기죽거나 슬퍼하지 말고 겁내지 않길 바란다. 울고만 있기에는 아직 살아갈 날이 많은 '청소년(靑少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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