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성 파행 원인 3개월만에 개원했지만 비난만 가중

지난 7월 탄생했어야 할 대전 서구의회가 29일 개원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전국 지방의회 최장기간 원구성 파행 기관이라는 수식어를 뒤로 하고 말이다.

의장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의원들간 감투 싸움으로 인해 3개월째 공전을 거듭하더니 지역 사회 비난 여론을 감지한 듯 가까스로 원구성을 마치고 제7대 서구의원으로 선서하며 4년간의 의정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개원하는 날까지도 서구의원들은 지역민들의 비난을 받기에 충분했다.

우여곡절 끝에 초선으로서 전반기 의장에 당선된 박양주 의장은 이날 개원식에서 장황한 개원사를 읽어 내려갔다. 그다지 길지 않았지만 박 의장은 개원사를 통해 한마디로 '잘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3개월 동안 원구성 파행을 빚은 대전서구의회가 29일 개원식을 가졌다.
박 의장의 주요 멘트를 보면 이렇다.

"소통과 화합의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해 선진 의회의 위상을 높이고 진정한 민의의 대표기관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서구의회가 가장 모범적이고 민주적이며 생산적인 의회로 거듭나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꽃피워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이날 개원식을 보기 위해 본회의장을 찾은 한 주민은 이런 박 의장의 개원사를 들으며 혀를 찼다. 말만 번지르르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비단 이 주민 한 사람만의 반응은 아니었다. 그동안 파행 해결을 위해 현장을 찾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나 취재진들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박 의장은 이날 개원식에서 지난 3개월 동안의 파행에 대한 대주민 사과 발언은 한마디도 없었다. 너무도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또 서구의회는 원구성 파행의 책임을 물어 스스로 의정비 즉, 세비를 반납하겠다고 공언했음에도 지금껏 실천한 사람은 한 명 뿐이다. 그나마도 2개월치를 기부하면서 또 다른 논란이 일었지만 그래도 일말의 양심이 있음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나머지 의원들은 이런 행동조차 없다. 너무도 뻔뻔하게 아무것도 한 일이 없음에도 3번째 월급을 받아 챙겼다.

의원들은 이날 제7대 서구의원으로 선서하며 의정 활동을 시작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파행 기간 동안 의원들은 세비를 받는 것으로도 모자라 혈세로 끼니를 해결했다. 이제는 세비를 인상하겠다고 팔을 걷어부쳤다. 누굴 위해 존재하는 의원들인지 헷갈릴 정도다.

의원들은 언제나 이런 말을 한다. 박 의장의 개원사에도 있는 것처럼 "결연한 각오와 초심을 잃지 않고 50만 서구민의 마음을 대변하는 의정활동을 펼쳐나가겠다"는 것이다.

정말 서구의원들에게 묻고 싶다. 지금 이 순간 '주민의 마음'이 어디를 향하고 어떤 것인지. 그동안의 파행에 대한 책임은 한마디도 없고 세비를 한 푼이라도 더 받겠다고 손 벌리는 의원들에게 서구주민들은 과연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말로만 떠드는 '주민 위한 의정 활동'이 아니라 참된 50만 서구민의 대변자로서 지금 어떤 모습을 해야할지 의원들은 스스로 각성하고 자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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