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 칼럼> 신천식 박사
겨울이면 익숙한 풍경의 하나인 눈 내리는 모습이 이렇게 정다우며 이리도 가슴깊이 와닿는 경우도 흔치 않다. 대덕구 신탄진동 '아름 아트홀'은 신탄진 취수장의 다른 이름이다.
지금은 어느 권력자도 할 수 없는 건축 불가지역인 금강 한가운데 흐르는 물속에 건축물로서 자리하고 있다. 대전 시민들의 상수원 취수장으로서 오랜 세월 선한 역할을 해낸 곳이다. 물속을 유유히 헤엄치는 잉어들과 잉어들을 쫒는 청둥오리들의 긴 무리 속에서 문득 자신을 발견하는 기막힌 반전이 있는 곳이다.
일상의 건조함과 고단함 따위는 어느 틈에 사라지고 없다. 눈보라가 아무리 심한들 억만년을 흐른 저 강물은 말없이 눈송이들을 쓸어 담으며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바람결에 출렁일 뿐이다.
강을 따라서 눈은 내리고 눈을 바라보는 나그네는 커피 향에 취하고 음악에 빠져서 고달프고 힘든 세상살이를 잠시 잊는다.
신탄진 취수장은 세월 속에서 저할일을 다 마치고 나서 이제는 풍경이 되어 더 큰 가르침과 일깨움을 보낸다. 세상살이가 그렇게 힘들고 험한 것이라 한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끝내 스치고 가리라! 절대 순간의 아집과 욕심에 빠져들지 마시라!
우리 모두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도 소중하기에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이라고! '흐르고 흐르는 금강을 온몸으로 느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