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남 대전중구문화원장]

대전 중구의회가 대전의 대표축제로 진행돼  온 효문화뿌리축제 예산 5억원을 전액 삭감, 지역사회에 일대파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예산을 삭감한 의회 측은 지역복지예산이 제대로 편성되지 않은데 따른 조치였다고 말하고 있으나 지역민들은 이제 전국적인 축제로 막 부상되려는 마당에 예산을 삭감한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기초자치단체 특히 인근 다른 자치구보다 재정형편이 열악한 중구의 입장에서 의원들의 고충은 이해가 가지만, 효문화뿌리축제는 단순히 놀이판이라는 축제적 성격을 뛰어넘어 대전이 유교문화의 본산지이며 조상을 섬기는 효(孝), 더 나아가 국가의 존재를 중시하는 충(忠)과도 이어지는 그런 성격의 행사임을 놓치는 결과가 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조성남 대전중구문화원장
지금 세계는 치열한 문화전쟁과 도시 간 경쟁력싸움에 몰두해 있다.  그 이유는 경제침체가 장기화되고 있고, 국가라는 큰 시스템보다 도시의 장점을 살린 이른바 도시마케팅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유인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아울러 세계가 점점 도시화되고 있어 도시의 경쟁력을 통한 경제적 활력을 꾀하고자 하는 정책을 세계 각국이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흐름에서 문화와 예술, 축제와 그 지역 나름의 역사는 도시마케팅의 대표적 목록이며 세계 유수의 도시들은 이러한 문화와 예술, 역사와 축제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을 집객하는 ― 다른 말로 하면 관광객을 끌어 모아 관광산업을 통한 새로운 경제효과를 올리는데 혈안이 되어있다.  이제 과거 산업시대 공장 굴뚝에서 나오던 연기가 사람들을 먹여살려주던 시대에서 이제는 구경거리를 줌으로써 거기서 먹고사는 산업 즉 관광산업이 사람들을 먹고 살게 해주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 같은 사례는 일일이 열거하기가 힘들다.  단순히 에펠탑 하나를 보기 위해 일년에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프랑스 파리에 비싼 숙박료를 내면서 몰려들고 있고, 다 죽어가던 도시가 미술관이나 박물관 하나로 도시재생에 성공한 사례가 이를 입증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우리의 이웃 중국이다.  중국은 그저 전설로 떠돌던 역사적 인물이나 역사적 사연을 관광자원화하는 놀라운 기민성을 발휘해 전 세계 사람들의 호기심을 만족시켜주고 이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신라시대 최치원선생의 동상을 세우거나 근간에는 항일유적지도 개발해 우리의 애국의식을 관광상품화하고 있다. 

중국은 지금 유교를 내세워 공자학당을 전 세계에 건립하고 이를 통해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주입함으로써 이를 국가이미지로 연계하는 작전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시키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유교의 원형을 상당부분 훼손하는 문화 대혁명등을 겪어 오히려 우리나라가 유교의 원형을 지켜오고 있다.  이 점을 우리 지자체는 놓쳐서는 안 된다.  과거 조선시대 유교는 중국보다 더 유교다운 유교였고 우리 조상들은 이를 유지해 지금 우리의 유교유산 중 다수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대전의 뿌리공원과 뿌리축제는 이런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다른 지역 다른 나라에도 없는 대전만의 자산이며 이를 대전의 대표브랜드로 삼음으로써 전 세계 사람들이 대전을 유교문화의 본고장으로 인식시키는 한편 이를 십분 활용해 대전의 대표브랜드로 활용함으로써 대전을 세계적인 도시로 부각시켜나가는 전략을 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물어물하다가는 이 같은 대전의 관광자원을 다른 고장이나 중국이 채 갈지도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다.  이번과 같은 파동을 겪고 뿌리공원과 효문화뿌리축제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가 돼 지역사회가 합심해 뿌리공원과 효문화뿌리축제를 대전의 대표브랜드로 키워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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