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우 기고]

언듯 이 말은 아프리카나 제3세계권의 ‘준비되지 않은 부실사회’란 느낌으로 들릴 수가 있다. 세계에서 ‘韓美日삼각동맹 해양세력권’을 축으로 성공한 역사를 썼다는 대한민국에서 필자 같은 소지식인이 이러한 느낌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일단 생각해 보아야 할 빌미가 있어 보인다. 먹고 입는 문제서는 어느 정도 건강사회가 되었다.

외형상의 성공적인 모습들과 달리, 우리사회의 가치를 만드는 정신문명이 심하게 병들어 있다는 진단들을 과거의 글들을 통해서 수없이 제시했지만, 오늘은 그러한 생각이 유난하다. 이유인 즉은, 이제 3일후면 ‘천안함 폭침 5주기’를 앞두고 그 원인을 놓고 아직도 우리사회내의 논쟁이 통일되지 않고 안보문제마저 다른 목소리를 내는 세력들이 있다는 것에 대한 우려와 염려일 것이다.

대한민국사회는 평시에도 정체를 알 수 없는 流言蜚語(유언비어)로 상당한 국익이 침해되는 안보안정성이 취약한 구조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이명박 정권 초기, 확인되지 않는 미국산쇠고기 광우병 문제로 우리가 얼마나 많은 국력을 소모하면서 한미동맹까지 거들먹거리며 광우병을 빌미로 논쟁하다, 나중에 진실이 아니라는 매우 허탈한 결론으로 우리를 책망 했던가? 그 당시 엄청난 거짓 담론을 주도한 세력들은 그 후 이러한 거짓 망언에 책임을 지고 사죄하고 죄 값을 치루었는지 살펴 볼 일이다? 하기야 시위현장에서 공권력을 집행하는 경찰관들이 폭행당해도 애써 무관심한 우리사회가 아니었던가?

이번 엔 주한미대사 ‘리퍼트습격사건’으로 온 나라가 안보불감증에서 잠시 정신을 차리고 그 원인과 사후대책을 놓고 논쟁하다, 또 국론이 분열되어 민주주의 건강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갈등으로 소모했고 또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라는 안보사안을 놓고 國論(국론)이 분열되어 있다는 서글픈 현실만 또 확인하고 있지 않은가? 국익을 애써서 비켜가려는 일부 거짓 주장의 진의가 무엇인지 역사는 답을 나중에나 줄 것이다. 4강에 둘러싸인 분단국가서 우리의 처지가 녹녹치는 않은 것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THAAD)’배치문제를 놓고도 ‘리퍼트대사습격건’과 같은 연장선상에서 또 甲論乙駁(갑론을박)을 하고 있는 우리사회의 모순은, 최소한 통일문제를 놓고 論(논)하더라도, 파편화된 안보구조로, 국론분열로 준비되지 않은 부실사회라는 진단을 해도 가히 틀린 현실은 아닐 것이다. 경제수준에 비해서 가치수준이 균형이 잡히지 않은 모습이다. 아니 애써서 거짓 주장에 편승하는 세력들의 의도가 있어 보이는 것은 지나친 기우인가?

거기에 더해서, 오늘 아침 한 일간지를 보니, 나라를 지키다 겨우 살아난 일부 천안함 생존자들이 말하기를 “처음에는 영웅이라 하더니 최근에는 패잔병취급에 고통스럽고 자살까지 생각한다” 는 소식에 더 가슴이 답답할 따름이다. 당시 천안함장이었던 최원일 중령은 지금도 ‘천안함폭침’이 북한소행이라는 사실을 발표한 정부를 믿지 않는 사람들 보며 敵(적)들은 웃고 있을 것이란 주장을 하면서 “당시 민.군합동조사단의 발표를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에 대해 천안함을 어뢰로 공격한 적들도 웃고 있을 것이다”라는 매우 의미심장한 인터뷰를 하였다.

우리사회의 안보건강성을 해치는 수많은 流言蜚語들이 지금도 ‘리퍼트대사건’을 중심으로 ‘사드문제’를 중심으로 북한의 대남선동논리를 무작정 배끼며 사이버공간에서 떠돌아다니고 있다. 거기에다가 해군안보의 최고사령관들이었던 정옥근, 황기근 전 해군참모총장이 통영함 등 방산비리혐의로 구속되었다. 천안함용사들의 아픔을 더 배가하는 우리사회의 병리구조가 軍에서도 이리 버젓이 자행된 것이다. 이러고도 우리 軍이 건강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인가?

굳이 많은 예를 들지 않더라도, 우리사회는 지금 國家觀(국가관)의 핵심이 되는 바른 가치관형성을 위한 바른 역사교육에도 많이 실패하고, 학교서는 영어수학만을 더 중시하는 입시구조에 함몰되어 학생들을 가르키며, 윤리의식과 책임감이 있는 인재들을 키우는 일에는 소흘하고 이기적인 경제기능인들만 키우며 우리사회가 龜裂(균열)되는 일에 일조를 하고 있다.

여당대표출신이 교육부총리가 되어도 잘못된 사관으로 쓰여진 역사교과서 하나 제대로 바로잡지 못하고 좋은 것이 좋을 것이란 식으로 방치되며 가파른 한반도의 역사가 이념전의 연장선상에서 현실적으로 쓰여지고 있다. 필자가 보기엔, 얼마 안 있어서 한반도엔 북한체제의 불안정성과 북 핵을 중심으로 한반도에 거대한 폭풍이 밀려올 것이다. 과연 우리가 이러한 도전을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필자가 보기엔, 안보불감증이 너무 우려되는 수준이다.

하기야 전쟁이 종료되지 않은 정전협정국가에서 군에 가지 않아도 국회의원되고 장관되는 이 잘못된 풍토서 국민들 의식교육이 제대로 될 수 있는가?

이스라엘은 정부예산의 10%, 싱가포르는 5%를 투입하면서 국가안보를 최우선으로 생존전략을 짜고 있는데, 우리는 2.4%로를 국방예산으로 배정하고 복지가 적다고 평화논리만 외치면서 안보불감증을 키우는 이 현실을 이 나라를 위해 헌화한 수 많은 護國英靈(호국영령)들은 어찌 볼 것인가? 다시 한 번 거듭 우리의 처지를 분단국가의 불완전성을 통해 살펴볼 일이다.

필자는 평소에도 우리사회가 선진통일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두 가지의 핵심과제를 정치리더십이 반드시 잘 수행해야 된다고 강조한다. 경제는 가장 민감한 우리의 현실문제지만 바로 이 경제문제를 더 단단하고 장기적인 시각에서 잘 풀기 위한 선결과제가 있는 것이다.

굳이 순서를 따지자면, 안보측면에서 우리사회의 국론분열의 주범인 평화와 진보로 위장한 ‘반미종북세력’에 대한 공권력의 바른 행사를 통해서 통일에 앞서서 남남갈등의 뇌관을 제거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다른 과제는, 지금 現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부패와의 전쟁이다. 지금보다도 더 광범위하고 폭이 깊게 상시적으로 우리사회의 잘못된 특권문화와 갑 질의 온상이 되고 있는 부패문화를 척결하는 것이다. 잘못된 정격유착의 뿌리를 장기적으로 뽑아야 하는 것이다.

이런 모든 일들이 국민들의 각성과 적극적이 참여, 공동체에 대한 무한한 책임의식과 희생정신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는 것들이다. 앞서 강조한 두 가지만 잘 정착되면, 우리가 걱정하는 경제도 더 단단한 토대를 기반으로 장기적으로 더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 수가 있을 것이다. 대단히 어려운 숙제인 것이다.

약간의 혼란이 두려워서 두 가지의 역사적인 과제들을 그냥 방치해선 안 된다. 이것들을 놔두고 정치인들이 아무리 좋은 공약을 하고 정책을 내도 대한민국은 중병에 걸려 준비되지 않은 미완성의 사회로 남아 근본적인 취약점을 노리는 우리의 주적들로부터 계속 괴롭힘을 당하고 결국 그 고통은 훗날 국민들이 고스란히 또 다 지게 될 것이다.

이 것이 따가운 우리 역사의 교훈이 아니던가?

박태우 고려대 교수의 푸른정치연구소(박태우.한국)/한국의회학회 학술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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