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영국 대전지방고용노동청장

최근 우리나라 인구의 고령화 속도가 가파르다. 2000년에 전체 인구 중 만 65세 이상의 인구비율이 7%가 넘는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그런데 2017년이면 전체인구 중 만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14%가 넘는 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또한 2026년이 되면 인구 5명 중 1명이 만 65세 이상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이례적으로 매우 빠른 속도다. 미국은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이행하는데 각각 73년과 21년, 일본은 24년과 12년, 독일은 40년과 37년이 소요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각각 17년과 9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인구의 빠른 고령화는 급격히 낮아진 합계출산율과 높아진 기대수명에서 그 주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합계출산율은 70년에 4.5명에 이르렀지만 최근에는 1.2명 내외로 매우 낮은 수준에 와 있다.

기대수명도 70년에 남성 58.7세, 여성 65.6세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남성 78.5세, 여성 85.1세로 거의 20세 가까이 상승했다.

인구의 급격한 고령화는 노년 부양비율을 급격히 상승시켜 정부의 재정지출과 의료비 지출 등을 증가시키고, 전체 인구 중 생산가능인구의 비중을 낮추어 경제성장의 잠재적 활력을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우리 앞에 성큼 다가선 고령사회, 초고령 사회는 우리사회의 지속 발전에 있어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커다란 과제로 다가서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나이든 세대가 노동시장에 더욱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하고, 청년들이 노동시장에 더 많이 진입하도록 하여 실질적인 노년부양비율을 떨어뜨릴 필요가 있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더 많은 일자리, 더 나은 일자리를 청년세대에게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결과, 청년 실업률은 전체 실업률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에 달하고 청년 고용률 또한 낮은 수준에 있다. 나이든 세대 또한 주된 일자리에서 노동시장에서 머무르는 것이 현행 노동시장의 구조상 어려운 실정이다.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세대의 고용률을 실질적으로 높이기 위해, 더 많은 더 괜찮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작년 12월 노사정은 장기적 관점과 공동체적 시각을 가지고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사회적 책임과 부담을 나누어 진다는데 합의한 바 있다. 그리고 노동시장 이중구조, 임금, 근로시간, 정년 등의 현안, 사회안전망 정비 등에 대한 우선 과제를 3월까지 논의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러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3월 말이 지난 4월 현재 노사정은 아직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우선과제와 관련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포함된 많은 내용이 노동계와 경영계에 미치는 심대한 영향과 이로 인해 노사정 협상에 참여하는 노동계와 경영계 대표의 부담이 작용한 것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 앞에 곧 모습을 보일 고령사회와 초고령 사회의 사회경제적 문제점, 청년이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했을 때 우리사회가 치뤄야 할 사회경제적 비용, 청년세대와 나이든 세대의 현재모습과 미래 모습 등을 고려한다면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대한 합의가 절실한 실정이다.

노사 모두 열린 마음으로 사회적 책임과 부담을 나누어진다는 자세를 가지고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있어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영국 대전고용노동청장 약력]
-1963년생
-서울대 경영학 학사, 서울대 행정학석사, 아주대 법학박사
-행정고시 35회(재경직)
-(구)상공부 북방통상과·아주통상2과·전력정책과, 중소기업청 자금지원과·정책총괄과, 노동부 임금복지과, 고용정책과, 훈련정책과 사무관
-노동부 훈련정책과, 노사조정과, 국제협력관실 서기관
-노동부 부산청 관리과장, 미국 동서센터 객원연구원, 노동부 제주소장, 노동부 능력개발지원팀장, 기업인적자원개발과장, 고용지원서비스과장, 고용지원실업급여과장
-최저임금위원회 상임위원 역임
-현 대전고용노동청장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