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열 기고]

이슬람 문화권인 아랍의 속담에 ‘돈이면 다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돈 때문에 망한다’는 말이 있다. 이번 ‘성완종 사건’을 바라보면서 그 혼자만의 단순한 탐욕이 부른 결과라고 미시적 시각으로 해석할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

그가 과거 수십 년을 정치권과 금융권을 넘나들면서 적절치 못한 거래가 있었다는 정황에서 권력을 가졌었거나 가진 사람 대다수가 깨끗한 척 큰소리는 치고 있지만, 몹시 불안하거나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 많은 사람이 연루되었다는 것은 차치하고 이번 사건을 들여다보면서 과연 우리에게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극복해야 될지에 관한 방향을 제시코자 한다.

불과 작년에 터진 유사한 ‘유병헌 사건’에서도 보았듯이 세월호의 침몰이 이준석 선장 한 사람의 잘못으로 해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보여준 행위는 물론이거니와 일련의 관련된 사건 전의 징후와 사건 후의 과정을 분석하고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총리가 사퇴한다고 밝혔고 대통령은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러나 과연 총리나 관련 몇몇 인사가 사퇴하고 경질되고 감옥에 간다고 우리나라에 만연한 부정부패가 척결되고 유토피아 같은 밝고 맑은 세상이 올 것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며 그것으로 종결되어서는 더더욱 안 된다.

불가능한 일이지만 우리의 현실, 이 상태에 청백리로 잘 알려진 황희 정승이 살아 돌아온다고 이 총체적 난국이 극복된다고 생각하는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여·야할 것 없이  과연 누가 총리나 장관의 적임자란 말인가?

예를 들어 100여 명을 리스트에 올려놓고 가장 적합한 인물을 국민투표에 부쳐 선출하였다고 하자 그리고 그를 청문회에 올려 취조하듯 발가벗긴 후 임명했다고 치자 과연 그는 우리 국민이 원하는 바대로 맡은 바 임무를 잘 수행할까? 그럴 리도 없겠지만, 지금의 체제와 현실로는 그럴만한 인물도 없거니와 있다손 치더라도 제대로 능력발휘를 할 환경이 갖추어지지 않았다.

이것은 여·야를 떠나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 없을 것이다. 그럼 왜 이런 사태까지 왔나 원인을 분석하고 과감한 정치구조 개혁과 문화를 바꾸지 않고서는 진행하는 일마다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고 많은 국민이 기대를 했으나 실망의 분위기로 돌아서고 있다. 그들은 경제 활성화와 혁신을 강조하면서 2년이 지났으나 특별히 변화된 모습은 없다.

본론으로 돌아와 왜 그런 커넥션에서 성완종 사건 같은 부정한 거래가 오가는 원인이 무엇인가를 분석해야 하는데, 그 이유 두 가지를 꼽아보면 첫째는, 권력의 제왕적 중앙 집중체제가 원인이고 둘째는, 권력과 돈이면 해결된다는 우리나라 전반에 속속들이 팽배한 부패한 정치문화를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먼저 권력의 제왕적 중앙 집중체제는 분권만이 해결책이다. 지방분권 체제가 시작된 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모든 권력이 중앙에서 통제되고 막강한 무소불위의 대통령 권한에 여당이나 고위 정부 관리는 부복(俯伏)할 수밖에 없다. 지방의 경제 자립도나 지방 고유의 권한이 별로 없어 눈치나 보며 구걸하는 형태에서는 유착의 고리를 떼려야 뗄 수가 없다.

천지가 개벽할 것 같은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이명박 정부에 이르기까지 어떠한가? 번번이 잘할 것 같고 잘될 것 같았지만 어떠했었나 반문하고 싶다. 하나같이 대통령 주변의 실권자나 친인척은 감옥의 쓴맛을 봤다. 물론 잘하고 싶었겠지만 잘되지 않았다. 이제는 그 원인을 확실히 규명하고 맥을 짚어야 할 때가 왔고 반드시 결단하고 실행에 옮겨야 할 타이밍이다.

이번 박근혜 정부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리고 개헌을 추진하여 차기 정권부터 대통령의 권한과 총리나 장관의 권한이 확실하게 분리되어 어느 한 사람의 눈치를 보는 정국에서 종지부를 찍어야만 한다.

둘째는, 권력과 돈이 결합한 검은 거래가 통용되지 않는 사회로 변해야 한다. 진정으로 개인의 능력이 존중되고 표현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예컨대 정치의 신인도 그의 능력이 제대로 발휘되고 표현되어 제도권 진입의 기회가 원만히 보장되는 사회로 만들어져야 한다.

정치뿐만 아니라, 참신한 성품과 능력을 갖춘 사람은 그 능력을 발휘하고 존중되어 그 어느 단체나 회사에서도 적용되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사회문화가 받아들여지는 그러한 구조가 기본적으로 조성되어야 우리 사회를 악취 나는 늪에서 탈출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정치를 근시안(Politics Myopia)적으로 바라보는 현실에서 벗어나 다면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분석하여 우리의 현실에 적합한 정책을 과감하게 펼쳐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모든 분야에 갈등이 완화되면서 진정한 화합과 상생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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