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선희 기고]듣는 이들이 불편하다면, 다른 호칭 불러야

세종시에 이사 오면서 자주 듣는 말 중의 하나가 ‘원주민’과 ‘이주민’이란 말이다. 유독 세종신도시만의 특징은 아닐 것이다. 분당, 일산, 송도 등 신도시에서 나타나는 흔한 말 중의 하나다.

사전적 의미로는 어떤 지역에서 본디 살던 사람을 원주민이라 하고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서 사는 사람을 이주민이라 한다.

그러나 원주민에 해당되는, 원래 살던 사람들은 이 말을 듣는 것을 유쾌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남다른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어 이 말에 괴리감을 느낄 때가 많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다. 심지어 원주민이란 말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언짢아하는 사람들도 많다.

신도시 특성상 이주민이나 원주민이란 말을 자주 듣게 되고 어떤 경우 불가피하게 두 부류의 사람들을 나누어 이야기해야 할 상황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 호칭을 듣는 사람이, 즉 특정계층이 불편하게 생각 한다면 다른 말로 바꾸어 불러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 분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기회 있을 때마다 묻게 된다. ‘원도심 주민’ 또는 ‘신도심 주민’이란 말은 어떠냐고 제안했더니 “그건 괜찮다”라고 대답하는 분들이 더러 있다.

원도심이란 예전에 부흥했던 도심 즉 지금의 조치원이다. 이 곳에 사는 분들이 원도심 주민이다. 간혹 구도심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것 또한 낡은 이미지로 비쳐진다. 특히 연세 지긋한 분들이 많아 구도심이란 말보다 원도심이란 말이 더 좋다고 이야기한다.

사적인 대화에서도 그렇지만, 공공기관이나 학회, 특히 언론에서 주민들이 불편해 하는 ‘원주민’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 예를 들어 ‘원주민 대책’과 같은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세종시는 다른 신도시와 조금 다른 상징성이 있다.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태어난 도시이기 때문에 세종시 내부의 균형발전과 상생, 소통에 대해 조금 더 신경 써야 한다.

‘원주민 이주민’과 같은 명칭이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이 돼 서로 화합할 수 없게 만든다면 굳이 이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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