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형 기고]

1950년 6월25일은 대한민국 역사의 정말 뼈아픈 기록이다. 그런데 6.25 전쟁을 미국이 고의적으로 유도했고 미국이 시작한 전쟁이라고 주장하는 세력이 있다. 도대체 그들은 왜 미국이 6.25 전쟁을 일으켰다고 주장 하는 것일까? 그리고 과연 실제 6.25 당시 남북한 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을까?

1950년 6월25일 새벽4시 암호명 폭풍을 하달하면서 북한의 전면 남침은 시작되었다. 전쟁이 일어난 날은 일요일. 대한민국은 전방에 배치되었던 군인 중 3분의 1이 휴가 등으로 병영을 떠난 상황이었다. 아무런 준비없이 적의 기습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김일성은 6월26일 평양방송을 통해 남한이 북침을 했기 때문에 이를 좌절시키기 위하여 어쩔수없이 방어전에 나섰다고 발표한다. 명백한 남침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런데 우리사회 일각에서는 미국이 남침을 유도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미국의 국무장관이 했던 연설 때문이다.

6.25 전쟁이 발발하기 전인 1950년1월 12일, 미국의 에치슨 국무장관이 전국기자클럽에서 아시아에서 미국의 방위선은 얄류산 열도, 일본 본토, 오끼나와, 필리핀을 연결하는 선으로 정한다고 발표 했다.

바로 이 발표가 북한과 소련의 남침을 유인하기 위한 미국의 음모 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연설은 한국을 미국의 극동 방위선에서 제외 한다는 것이 아니라 일본이 미국의 극동방위선에 확실하게 포함 된다는 사실을 강조 한 것이며, 만약 한국이 북한의 공격을 받는다 해도 미국은 관여 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결코 아니었다.

이는 한반도보다 일본을 중시 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사회 일각에서 남침 유도설을 주장하는 저의는 무엇일까?

사실, 북한의 남침증거는 이미 명확히 드러난 상태이다. 구소련의 정보문서에 6.25 전쟁은 김일성이 일으킨 남침전쟁이라고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흔히 엘친문서 라고 불리우는 이 서류는 1949년 1월 부터 1953년 8월까지 옛소련과 중국 북한간에 오간 극비 자료였던 것이다.

김일성의 선제타격 작전계획과 스탈린의 3단계 작전지침, 그리고 마오쩌둥의 전쟁개입 과정 등이 소상하게 담긴 이 자료가 공개되면서 김일성과 좌익진영이 주장해오던 남침유도설은 사실이 아님이 만천하에 드러났던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사회 일부 인사들이 끊임없이 남침유도설을 주장하는 이유는 북한의 6.25 전쟁 발발 책임을 희석시키고 주한미군 철수의 구실로 삼으면서 한미관계를 이간시켜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불러 일으키려는 술책 인 것이다.

구소련의 문서가 아니더라도 6.25 전쟁이 명백한 북한의 남침 이었다는 사실은 당시 남북의 군사력만 비교 해보더라도 알수 있다.

당시 대한민국은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전혀 없는 상태였다.

3.8선에 배치된 한국군은 11개 연대인 반면 북한군은 29개 연대로 한국군의 절대적 열세였다. 군사훈련의 수준도 한국군은 대대급 훈련만 마친 상태였지만 북한군은 사단별 야외 기동훈련까지 완료한 상황이었다.

더욱이 장비면에서도 북한은 항공기만 226대 인데 비해 우리는 22대에 불과하였고 탱크는 242대 인데 우리는 단 한 대도 없었다.

또한 북한은 1949년부터 전시동원체제를 구축하여 전쟁물자와 자금을 비축하는 등 전쟁 한 달 전인 1950년 5월에는 남침전쟁에 필요한 만반에 준비를 완료해 놓은 상태였다.

이처럼 당시 남한은 전쟁 도발은 커녕 적에 도발에 방어하기 위한 군사력 구축도 미비했던 반면 북한은 소련과 중국에 지원에 힘입어 남침전쟁을 철저히 준비 했었기 때문에 전쟁 발발과 함께 한국군은 낙동강 유역까지 밀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만약 우리가 막강한 미국의 도움을 바탕으로 먼저 전쟁을 일으켰다면 3일만에 서울을 내주고 그렇게 일방적으로 후퇴할 리가 있었을까?

6.25 전쟁은 김일성이 구소련과 중국의 지원을 약속 받고 일으킨 남침이다.

구소련 공산당 전서기장 후르시쵸프도 그의 회고록에서 6.25 전쟁은 김일성의 계획과 스탈린의 승인으로 시작 되었던 것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

결국 미국의 남침 유도설과 같은 주장은 사실을 날조하여 전쟁의 책임을 떠넘기므로써 6.25 전쟁을 반미 민족해방 전쟁으로 선전 하기 위한 것이었다.

우리가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은 전쟁과 함께 잊어진 순국선열들이다.

왜 그들이 무엇 때문에 다시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갔고 지금의 평화가 있는지 말이다. 6.25 전쟁은 명백한 남침이고 김일성 개인의 욕심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끔찍한 전쟁 이었다.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6.25 전쟁의 진실을 제대로 들여다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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