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 눈] 1차 컷오프부터 삐걱…결과도 언론에 미리 보도

새누리당이 최근 사고 당협에 대한 조직위원장 공모를 진행했다. 때가 때이다 보니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는 인사들에겐 지역 조직을 규합할 수 있는 호기였다. 치열한 경쟁은 일찌감치 예상됐다.

충청권에서는 대전 중구와 천안갑, 공주가 대상이었다. 공주는 정진석 전 국회 사무총장이 단독 접수했지만, 나머지 두 곳은 7~8명이 도전장을 던지며 각축전을 예고했다.

하지만 조직위원장 공모를 담당하는 중앙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는 운영의 묘에 아쉬움을 남겼다.

천안갑 1차 컷오프 뒤 '추가 합격'..구체적 사유 없어 '의혹만' 

조강특위는 조직위원장이 내년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을 이유로 공모에 접수한 후보자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후 모든 절차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외비를 유지했다.

후보자들도 투명하고 공정한 게임이 이루어질 걸로 믿었다. 그런데 1차 컷오프 때부터 잡음이 나왔다. 8명의 접수자 가운데 3명이 떨어졌는데, 모두 옛 자유선진당 출신들이었던 것.

새누리당과 선진당의 합당 정신이 훼손됐다는 언론 지적이 있자 조강특위는 구체적인 사유도 밝히지 않은 채 이 중 한 명을 ‘추가 합격’시켰다. 컷 오프 통과자들조차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했다. 그래도 조강특위는 이에 대한 어떠한 해명도 내놓지 않았다.

2차 여론조사 직후 일부 언론에 결과 보도..당초 16일 공식발표도 내주로 '연기'

지난 10~12일까지 시민과 당원들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여론조사로 2차 심사가 진행됐다. 그런데 13일 조강특위 회의 직후 일부 언론은 조직위원장 최종 결과를 앞 다퉈 보도했다. 조강특위는 “최고위원회 의결을 받아야 공식 발표를 할 수 있다”며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당초 16일 최고위원회를 거쳐 하겠다던 공식발표도 신임 사무총장이 외국 출장 중이란 이유로 다음 주로 넘어가게 됐다. 집권 여당의 조직위원장 공모가 이처럼 의혹과 부실 속에 진행된다면 과연 누가 이에 승복하고 따르려 들겠나.

이번 공모는 누군가에겐 ‘사활을 건 싸움’이었다. 부실 운영에 의혹까지 겹치면서 탈락한 후보들의 마음은 까맣게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신임 조직위원장을 중심으로 뭉치려하기 보다 이미 ‘다음 싸움’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을 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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