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 기고] 코레일 상임감사 | 전 대전 동구 국회의원

외교부와 코레일이 주관한 ‘유라시아 친선특급’은 19박 20일 동안 중국을 거쳐 몽골, 러시아, 폴란드, 독일까지 1만 4400km의 철길 실크로드 대장정을 마쳤다. 철도를 매개로 하여 한반도와 유라시아를 연결하여 평화와 번영을 증진시키려는 우리의 노력은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한반도의 통일과 번영을 위하여 유라시아는 우리에게 하나의 대륙이 되어야 한다. 그 매개체는 철도이다. 이제 세계 중심지로 나아갈 대륙 철도망 구축에 국력을 쏟아야할 때이다. 정부는 8월5일 철원 백마고지에서 경원선 복원공사 기공식을 가진다. 냉전을 상징하는 비무장지대를 관통해서 철도가 한반도를 거쳐 대륙에 연결, 운행된다는 것은 남북화해 협력과 유라시아 번영을 담보해 주는 조건이 된다. 독일도 통일 전에 1972년에 동서독 국경에 10개의 연결도로, 동서 베를린 간에 8개의 교통연결지점을 유지했다.

 
‘유라시아 친선특급’이 성공적으로 끝난 만큼, 의미 있는 일이 후속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한 가지 제안하고 싶다. 대전에서 '유라시아 국제철도박람회'를 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대전이란 도시는 철도와 뗄 수 없는 관계다. 철도건설로 만들어진 신흥도시이다. 더구나 2개의 철도관련 국가기관의 본사가 있고 철도관련 특성화된 대학도 있다. 또한, 대덕연구단지에는 차량과 관련된 연구기관도 있다. 유라시아 친선 특급열차가 정차했던 대전의 자매도시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도 철도중심도시이다.

나는 지난 6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 국제 철도 및 물류산업전'을 다녀왔다. 메르스라는 악재를 만났어도 21개국 161개사에서 753부스를 마련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하였다. 이 물류전은 고속철도 개통 이전인 2003년부터 홀수 년 봄에 열리고 있고 금년에 7회를 맞이했다.

이 '부산 국제 철도 및 물류산업전'을 좀 더 보완하고 확대 개편하자는 것이다. 부산 국제철도 물류전은 주로 구매자가 대상이고 일반인에게는 친숙하지가 않다. 부산은 홀수 년에 연다면, 대전은 짝수 년에 유라시아국가가 대거 참여하는 철도박람회를 열어 철도산업 물류전은 물론 유라시아 철도에 관계되는 국가 간의 친선행사, 일반인에 철도를 친숙하게 하는 철도문화 체험전, 철도관련 분야에 대한 세미나 개최, 채용관련 인력의 박람회까지 개최한다면 대전은 세계적인 특성 있는 박람회가 될 것이고 우리나라의 철도산업 발전과 유라시아 국가 간의 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시에 가보니 철도박물관도 있었다. 지난 2000년에 개관한 이 박물관은 러시아 3대 철도박물관 중 하나로 그 중 가장 큰 박물관이다. 3000여 평의 공간에 67대의 열차가 진열되어있다. 이 철도 박물관도 이보다 큰 국제적 규모로 키워 대전에 유치해서 과거 석탄을 때며 달리고 기적을 울리며 달렸던 기차를 재현한다면 그것도 하나의 볼거리 일 것이다. 

금년은 광복 70주년이다. 이번 ‘유라시아 친선 특급열차’는 우리의 미래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동안 한반도는 섬 아닌 섬으로 분단 70주년을 맞이했지만 앞으로는 지구상에서 가정 광활한 대륙국가의 한축으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지구촌의 번영과 평화를 증진시키는 이번 행사를 한 번의 이벤트로 그칠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대륙철도망으로 거듭나기 위하여 '유라시아 국제철도 박람회'를 개최하는 것도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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