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 눈] 내포신도시 예산권역 개발 현황 직접 설명해야

안희정 충남지사는 내포신도시 예산권역 개발 현황에 대해 직접 브리핑하고, 현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유감표명을 해야 한다. (자료사진: 충남도 홈페이지)
충남도 내포신도시건설본부가 지난 달 25일 브리핑을 통해 밝힌 ‘내포신도시 제2단계 사업 마무리 박차’ 자료의 대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는 데는 불과 1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11쪽 분량의 브리핑 자료는 내포신도시 제2단계, 즉 예산권역에 대한 본격적인 개발에 나서겠다는 것이었는데, 기자는 이를 토대로 “내포신도시 예산지역 개발 본격 착수”란 제목의 기사를 즉시 송고했다.

9월 1일부터 시작된 김용필 충남도의회 내포발전특별위원회(내포특위) 위원장(새누리, 예산1)의 삭발농성이 ‘정치적 쇼’로 비친 이유도 도의 브리핑을 신뢰했기 때문이다.

충남도 내포신도시건설본부 브리핑 사실과 많이 달라

그러나 7일 진행된 <디트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브리핑 내용이 거짓이라고 주장했고, 9일 오전 기자는 진실이 무엇인지 확인 작업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얻은 결론은 해당 브리핑이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였다는 것.

실제로 도는 “이지건설이 10월 말 착공을 목표로 예산지역 내 공동주택 건설(3개 단지, 2443세대)에 본격 착수”했다고 밝혔지만, 해당 건설사는 1개 단지 800여 세대만을 진행할 할 뿐, 나머지는 분양 성공 여부에 따라 추진할 계획이라고 확인해줬다.

지난해 9월 사업승인을 완료한 중흥건설(1120세대)은 아예 착공 시기를 내년 5월로 미뤘는데, 이마저도 최종 결정 단계는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모아주택(1802세대)과 대방건설(790세대) 역시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잡히지 않았다”거나 “내년에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브리핑 내용과는 전혀 다른 입장이었다.

심지어 “충남교육청에서 예산지역에 2018년 3월 개교를 목표로 3개교 설립을 위해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지만, 교육청 관계자는 “그런 발표를 한 적이 없다”며 “아파트도 들어서지 않는데 어떻게 학교 이전부터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기까지 했다.

도청출입 기자들 “속았다” 반응…언론플레이 의혹

브리핑 당일과 후속 취재가 이뤄진 날까지 불과 보름 정도 간격이라는 점에서 그 사이에 상황이 180도 달라졌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설령 사정이 달라졌다면 그에 따른 후속 브리핑을 했어야 옳았다. 상당수 기자들이 “속았다”고 느끼는 이유다.

브리핑 당일 오후 내포특위 주최 예산군민과의 간담회가 있었다는 점에서 일종의 언론플레이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브리핑은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제공하는 차원 이상의 것이다. 잘 안 되고 있는 것을 전혀 문제없는 것처럼 설명하는 것은 거짓말이나 진배없다. 예산군민의 경우 홍성지역에 비해 개발 속도가 더딘 것에 대한 우려와 문제제기를 줄기차게 해왔다는 점에서 이런 식의 브리핑은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안 지사는 지난 7월 30일, 7개월 만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도정에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실·국장들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실·국장들이 어떤 결정을 할지라도 그건 제 결정”이라고 말했다. 결국 내포신도시건설본부의 브리핑이 안 지사를 거짓말쟁이로 만든 꼴이 됐다.

안희정 지사, 브리핑 직접 하고 현 사태 유감 표명해야

한편으로는 안 지사가 브리핑 내용이 사실과 다른지를 알지 못했는지, 아니면 알고도 묵인했는지도 의문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둘 다 문제가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일련의 과정 속에서 내포신도시건설본부 신도시정책과장을 지낸 총무과장이 김 위원장 농성장 주변의 현수막을 직접 제거하는 일이 발생해 집행부와 도의회 간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다. 김기영 의장이 총무과장에 대한 문책을 요구했으나 사실상 거부된 분위기다. 상황에 따라서는 도와 예산군 간 대립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된 이상 안 지사가 직접 나서는 게 옳다고 본다. 내포신도시 예산권역의 개발 현황에 대해 있는 그대로 설명하고, 이번 사태에 대해 최소한 유감표명을 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 아닐까 싶다.

이와 함께, 언론을 기만하고 도민을 속이는 브리핑에 대한 재발 방지를 약속해주기 바란다. 도청출입 기자이자 충남도민으로서의 부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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