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 눈]기존 실업축구단의 프로화 전향적 검토해야

한 방송사 프로그램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청춘FC'. 축구 미생(未生)들이 완생(完生)을 위해 땀 흘리는 모습에 시청자들과 팬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이제 청춘FC는 단 한 번의 방송(24일)만 남았다.

걱정은 이들의 향후 진로다. 충남의 수부도시 천안시와 아산시가 이들을 중심으로 한 프로구단 창단을 논의 중이다. 안희정 지사의 민선 5기 공약이던 도민축구단 창단이 불발된 충남도 역시 두 지자체 논의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분위기는 녹록치 않다. 프로스포츠 구단이 없는 아산시는 대환영이지만, 천안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종영 앞둔 청춘FC, 천안·아산 프로화 '불투명'..완생 도전 여기서 멈추나

천안시는 이미 매년 20여억 원을 지원하는 천안시청 축구단을 운영 중이다. 2009년 4월 창단한 천안시청 축구단은 실업리그인 '내셔널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올해는 10개 팀 중 8위에 그치고 있으며, 창단 이후 대부분 하위권을 맴도는 실정.

방만한 구단 운영으로 연말 행정사무감사에서 시의원들의 지적을 받으며 예산 중단으로 인한 해체 위기까지 몰리기도 했다. 물론 천안시청 축구단에도 프로선수를 꿈꾸는 미생들이 있다. 청춘FC의 완생을 위해 이들에게 좌절을 줘선 안 된다.

천안시가 청춘FC를 유치한다면, 기존 축구단과 별도 운영기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두 구단을 동시 운영할 경우 예산 부담이 크다. 명분은 충분해도 청춘FC 손을 쉽게 잡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다.

천안시, 기존 실업팀 운영에 '난색'..낭비성 예산 줄이면 프로화 '충분'

그러나 낭비성·소모성 예산을 줄인다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결국 천안시의 '의지' 문제로 귀결된다. 운동경기는 치열한 경쟁으로 승부를 내야 한다. 축구는 무승부를 없애기 위해 월드컵 같은 국제대회에서 '승부차기'란 냉혹한 룰까지 적용한다.

천안시도 언제까지 시청 축구단을 내셔널리그에 붙잡아 둘 순 없다. 청춘FC와의 경쟁을 통해 보다 유능한 선수를 발굴하고, 프로구단으로 전환하는 미래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

기존 구단 유지에만 급급해 장기적인 비전 제시를 하지 못한다면 지역민으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행정 역시 구단의 존폐를 놓고 고민만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 과감한 투자로 보다 좋은 성적과 경기력을 원하는 팬들도 불만일 것이다.

장기적 비전제시 없는 기존 구단 유지, 지역민 불만에 행정 고민만

주도적으로 축구단을 끌고 갈 주체가 필요하다. 인사권을 가진 시장이 직접 나서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스포츠 마케팅이나 지역기업과의 연계를 모색해야 한다. 그래야 축구 저변이 만들어진다.

특히 천안은 축구센터와 종합운동장 등 경기장 시설이 갖춰져 있어 여건은 충분하다. 2017년 20세 이하 월드컵 축구대회 유치에도 성공해 큰 힘을 받고 있다.

시대는 시시각각 변화하고, 또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틀에 박힌 행정으로 '현재'만 고집한다면, 정체나 후퇴만 할 뿐이다. '미래'를 위한 천안시의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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