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열 기고] 한국유권자연맹 대전지부 운영위원장 | 경영학박사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과제 중 첫 번째로 “사회 통합과 갈등해결”에 관한 그 대안을 제안코자 한다. 대립(Confrontation)은 개인이나 집단 간에 이해관계와 추구하는 가치와 목적이 상이할 때 나타나면서 갈등이 촉발된다. 이러한 대립에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에서 나타나는 이해(interests)의 충돌과 공통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해결수단의 불일치로 나타나는 수단(conflicting)의 충돌이 있다. 이렇듯 반목하고 갈등하는 원인은 잘 알면서 양보와 타협의 자세로 갈등을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들의 입장만 유리하게 관철되기를 고집하면서부터 갈등은 시작된다.

갈등(葛藤)은 칡과 등나무가 서로 뒤얽혀 화합하지 못하는 데서 유래된 말인데 일견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이면에는 엄청난 경제적, 정신적, 사회적 손실을 수반하기 때문에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이념과 지역의 갈등은 물론이고 공공의 갈등, 내부 조직의 갈등은 우리 사회의 성장과 변화의 발목을 잡는 보이지 않는 적(敵)이다.

이론적으로 갈등의 원인과 갈등관리에 관한 많은 연구가 있다. 하여, 갈등을 어떻게 관리하고 해소할 것인지가 관건인데, 새롭게 요구되는 갈등관리의 패러다임은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바탕으로 객관적이고 합리적 절차에 의한 분쟁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자세와 복잡한 사회구조에서 해당 분야의 여러 업무를 관리하기 위해 정치·경제 및 행정적 권한을 행사하는 관리 즉 거버넌스 체계 확립이 우선되어 공정하고 정의로운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을 상호 간에 최상의 목표로 삼고 서로 협의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 자신의 갈등을 단번에 해소할 수 있는 솔로몬은 아쉽게도 지구상에는 없다. 인간사 모든 것은 결자해지(結者解之)라 했다. 우리 스스로 공정성과 중립성을 부여하고 그 실타래를 풀지 않으면 그 누구도 해결해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민주주의 의결 방식인 다수결의 원칙이 최상이라 믿지만, 이러한 방법도 갈등을 말끔히 해결할 수는 없으므로 새로운 대안으로 이해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의한 로드맵을 구성하고 실행하는 분쟁해결방식(ADR, 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이 그나마 선입견과 부정적 감정을 배제한다면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순조로운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선거나 집회, 단식, 소송, 여론몰이, 전쟁까지도 불사한다. 세계 1차 대전도 1914년 보스니아의 수도 사라예보에서 대공 암살사건의 작은 불씨가 촉매가 되어 광야에 불 번지듯 엄청나고 무서운 상황으로 치닫는다. 우리도 과거 민중봉기, 쿠데타, 민주화 운동 등 시위와 진압이 끊임없이 있었고 현재도 여야의 대립과 노사의 대립으로 사회가 혼돈 속으로 빠져들어 있고 다양한 형태의 소모성 갈등을 겪고 있다. 또한, 그 속에 자신들의 표면적인 주장과 다른 불손한 세력이나 의도가 있다면 이는 언제 어디서 무서운 토네이도처럼 폭발할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위험한 상황임을 직시해야 한다.

현명한 의사소통이란 어떠한 내용을 주고받는 것을 말함인데, 그 속에는 전달자의 정보도 중요하지만 느낌이나 감정도 무척 중요하고 나의 주장보다 먼저 들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 공간에 서로 이견이 상충하는 사람끼리 모여 협상을 하는 것은 그 공간 안에서 서로의 주장을 펴기도 하겠지만, 결국 그 공간을 나설 때는 환하게 웃는 얼굴로 합의점을 도출해서 같은 문으로 나가야지 합의는커녕 오히려 감정의 골만 더 깊어져 각자의 문으로 나가는 형국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소통의 자세로는 상대가 주장하는 내용을 최선을 다해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공감하고 존중의 자세가 필요하다.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들어야 한다. 자신의 주장도 강압적으로 주입하려는 태도가 아니라, 호소하고 감동을 자아내는 언행이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최선이다. 상대의 주장을 선택적으로 듣고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상대를 비판하고 모멸감을 주면서 자기주장만 한다면 그것은 소통이 아니라 극으로 치닫는 어리석은 불통이다.
 
갈등에는 이해관계의 갈등, 가치관의 갈등, 형태적인 갈등, 문화 차이의 갈등 등 다양한 형태의 갈등이 있다.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려는 방법에는 과거 구시대적 소통의 발상은 먼저 강압적으로 물리적 힘으로 해결하다가 여의치 않으면 법이나 제도적으로 해결하려 했고 마지막으로 대화를 시도하는 형태였다면, 정보화시대인 현재는 먼저 충분한 대화를 통해 서로의 이견을 좁히고 그다음 제도적인 해결을 생각해야 한다. 
 
위기는 지혜롭게 극복해야 한다. 이것은 사회를 통합하고 화합으로 가는 실마리가 될 것이다. 강압이나 폭력이 아니라 대화와 소통, 평화적 대타협의 시도를 인내력을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처음이 힘들지 두 번 세 번 연속되면 술술 풀릴 가능성이 충분한 민족이 우리 민족이다. 사회적으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문화·정신적으로 이해와 양보의 문화를 싹 틔워 나가야 한다. 이러한 방법이 멀게만 느껴질지라도 가장 빠르고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방법임을 알아야 한다. 언뜻 생각하면 힘으로 밀어붙이거나 폭력적인 제압이 빠를 것 같지만, 그것은 가장 민주적이지 못한 우책이다.

우리에게는 한국인만이 가지고 있는 끈질긴 독립정신과 이순신 장군 같은 忠의 마음과 세계 어느 나라와 견주어도 훌륭한 孝와 윤리적 문화 그리고 현대에는 우리도 하면 된다는 새마을 정신 등 탁월한 정신문화가 무수히 많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다. ‘산이 막으면 길을 닦고, 물이 막으면 다리를 놓는다.’는 옛말처럼 국민의 마음을 한곳으로 모으고 혁신과 성장 그리고 선진국 진입을 향한 열망으로 뭉친다면 어떠한 난관도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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