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우 기고]

 

舊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신당창당의 산파역을 자임하고 있는 안철수 의원의 치솟는 인기를 놓고 호사가들의 입담이 거센 연말정국이다. 이제는 대선후보 지지율도 2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와 근소한 차이로 3위를 하고 있고, 아직은 창당도 하지 않는 신당에 대한 지지도가 舊새정치민주연합과 근접하는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한국 정당사에서 새로운 획을 그을 수가 있을지 많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기대가 현실로 연결이 될 것인지 반신반의하는 사람들도 많다.

정치기득권에 안주하는 부패한 보수와 이분법으로 세상을 진단해오 수구좌파에 염증을 느끼는 국민들의 염원을 파고드는 새 청치를 모토로 정치를 시작한 이후, 일정부분 지지율을 갖고 가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 독자적인 깃발을 들지 못하고 주로 야권의 이 중대 거수기 역할만 해 온 그가 이번에는 새 정치를 갈망하는, 약40%를 점유하는 중도세력과 표심을 잃은 정치 혐오층에게 얼마나 많은 희망을 현실로 접목하는 정치력을 발휘할지 지켜보고 있는 형국이다.

지금까지의 추세라면 곧 1월 중순쯤엔 舊새정연을 탈당하는 비노세력/호남권 의원들의 가세로 원내교섭단체까지 구성을 마칠 확률이 농후하다. 새로운 정치세력이기보다는 구정치의 구도에서 세력다툼을 버티지 못하고 새로운 길을 찾는 세력들이라고 보아야 맞을 것이다. 엄밀하게 분석하면 안철수씨가 추구한 새로운 정치의 패러다임과는 거리가 먼 세력들인 것이다. 따라서 그가 주장하는 취지에 맞는 능력있고 참신한 인재를 영입하는 작업이 주요 변수가 될 것이다.

지난 일요일에 안철수씨기 밝힌 정치구상의 큰 틀은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한 수구보수도 안되고 이분법에 사로잡힌 운동권세력들의 전횡도 안된다는 것이다. 그럼 무엇이 정책담론으로 형성되어 구체적인 정강정책으로, 창당이념으로 나올지는 아직도 미지수다. 필자가 보기엔 그 동안에 토크콘서트나 그 밖의 정치행사장에서 해 온 말들의 연장선상 그 이상은 없을 것이다.

舊새정치민주연합에 몸담을 때에 그토록 외치던 낡은 진보의 청산, 당내부패세력척결, 인재영입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현실화한다는 것인지 로드맵도,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단지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어서 내년에 틈바구니를 열고 원내교섭단체의 지위를 확보하여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겠다는 단순한 계산이외의 다른 새로운 감동은 보이지 않는다. 지금 새누리당의 보수와 무슨 차별성이 있는 합리적인 보수인지도 불분명하다. 상당부분이 겹치는 현상이다.

안철수의 가장 큰 문제는 그 스스로 대한민국의 선진화의 길목에서 서성이는 사이 아직도 철지난 종북노선이나 반미의 캐캐묵은 노선을 청산하지 못하는 일부 정치세력 들을 이끌고 있는 일부 정치세력의 2중대 역할을 자임하면서 과거 그들의 잘못된 노선과 철학을 일정부분 포장해주고 정치에 이해가 깊지 못한 국민 및 젊은이들에게 착시현상을 주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필자가 보기엔 매우 중요한 대목으로 지금이라도 좀 더 선명하고 명확하게 안철수 의원이 국민과 역사 앞에 사죄하고 새로운 노선을 천명하는 길을 가야 한다. 아직도 천안함 폭침이 北에 의한 소행이라고 인정하는 것을 거부하는 정치세력들과 안철수가 다르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정신과 정체성을 부정하는 무리들에게 일정부분 판을 깔아준 안철수 의원의 죄과는 그가 지금부터라도 그들의 잘못을 더 선명하게 비판하면서 새로운 진보의 길이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주는 것으로 해소가 될 것이다. 그리고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보수가 의미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지금 전개되는 각종 법안논쟁에 참여하여 독자적인 案을 제시하면서 기존의 정치권과 차별해가는 노력을 하는 것만이 그 동안 실추된 그의 정치적 신뢰성을 조금씩이라도 회복하는 길일 것이다. 민생이라는 것이 구호로 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2015.12.28. 박태우 고려대 연구교수/푸른정치연구소장(박태우.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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