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 눈] 소통 없는 세종시교육청 홈페이지

개편 시 ‘공론화’ 기능 살려야

-바로잡습니다 

지난 13일 보도한 <‘교육감에 바란다’ 창구 닫자, 소통 ‘뚝’> 기사 중 “4월 비공개로 전환된 이후 10월까지 6개월간 올라온 글은 고작 4건”이라는 내용에 대해 세종시교육청이 4건이 아닌 166건이라고 알려옴에 따라 이를 바로잡습니다.


“‘세종교육 톡톡(교육감에게 바란다)’에 어느 교사가 교육감에게 별로 듣기 좋지 않은 소리를 한다고 (게시판을) 폐쇄했죠? 듣기 싫은 소리도 듣는 것이 소통이지, 좋은 소리만 듣는 것이 무슨 소통입니까?”

지난해 9월 14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인태 의원(새정치민주연합·서울 도봉구을)이 최교진 교육감에게 던진 쓴 소리다. 점점 소통 기능을 잃어가고 있는 세종시교육청 홈페이지의 현주소다.

시교육청 홈페이지는 인터넷을 통해 시민은 물론, 전 세계인과 교감할 수 있는 창구다. 또 교육청의 행정과 정책을 보여줄 수 있는 가상 공간의 청사라고 할 수 있다. 시민들과 가장 편리하고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이다.

지난 7일 기자가 시교육청 홈페이지 내 참여형 게시판을 살펴본 결과, 대부분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었다. ‘참여마당’에 포함된 ‘주민참여예산제’ 예산 참여방 게시판에는 28건이 등록돼 있다. 지난해 10월 23일자 마지막 글은 담당공무원이 회의록을 공지한 것. 본래 기능인 예산사업에 대한 시민 의견은 없다.

‘교육정책 모니터단’의 자유게시판은 더 심하다. 총 25건 중 마지막 글이 2014년 12월에 등록됐다. 1년간 활동이 전무했다. ‘정책토론’의 전자공청회, 정책포럼, 설문조사는 아예 한 건도 없고, 교육공동체 제안 방은 1건이 전부다. 그나마 교직원들이 참여하는 ‘교직원행정업무합리화’ 제안방 게시판(19건)에 올라온 마지막 글은 지난해 4월 작성된 것이다.

특히 ‘교육감에게 바란다’의 비공개 전환은 홈페이지의 기능을 급격하게 저하시켰다. 교육감에게 전하고 싶은 글을 직접적으로 올릴 수 있고, 모두가 그 내용을 보고 공감대를 형성하거나 그 안에서 갑론을박을 벌이는 ‘공론의 장’역할을 했던 공간이었다. 사실상 홈페이지의 가장 중요한 기능을 담당했던 게시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비공개로 전환된 이후, 급격히 활력을 잃었다. 10월까지 6개월간 올라온 글은  166건. 비공개 전, 같은 기간 동안 222건이 등록된 점을 감안하면 기능을 잃어가고 있는 셈이다.

최근엔 교직원 전용게시판과 나눠져 있던 것을 하나로 통합해 별도의 페이지로 운영 중이다. 그리고 여전히 비공개를 유지하고 있다. “교육감과의 핫라인 역할을 하는 곳이지, 토론의 장이 아니다. 개인정보를 침해하거나 명예훼손의 우려가 있는 민원성 글이 올라 온다”는 것이 시교육청 관계자가 밝힌 비공개의 이유다.

안성원 세종포스트 기자
기자의 귀엔 “남들이 보면 껄끄러운 글은 우리만 보고 알아서 처리하겠다”라고 들린다. 시교육청이 우려한 상황은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할 부분이지, 비공개 전환으로 해결할 사안이 아니다.

‘소통’을 강조해 온 최 교육감의 의지를 의심케 한다. 하다못해 ‘공론의 장’ 기능을 이어 가도록 별도의 공개게시판을 만드는 ‘시늉’이라도 했으면 실망감이 덜 했을까.

물론 정보나 민원 편의 제공 등 홈페이지의 다른 기능도 많다. 허나 최 교육감이 원하는 ‘교육현장의 변화’를 위해서는 홈페이지가 시민참여와 공론의 장 기능을 되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서 유 의원이 “쓴 소리도 듣는 소통”을 강조한 이유다.

다행히 올 상반기 개편작업을 거쳐 9월부터 새 단장한 홈페이지가 운영된다고 한다. 그땐 “다른 교육청도 다 비공개로 하더라”는 구차한 변명은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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