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맛집>정식당 닭볶음탕 전문점(대전시 중구 대흥동 우리들 공원 앞)

‘백종원의 3대 천왕’프로그램 출연도 거부한 닭볶음탕 명소. 정식당

최근 백종원의 3대천왕에서 닭볶음탕이 소개된 이후 전국에 닭볶음탕 열풍이 불고 있다.

‘닭도리탕’이라 불리었던 닭볶음탕은 가정에서 가장 자주 해 먹는 닭고기 요리다. 그만큼 흔한 음식이지만 반찬으로도, 술안주로도 안성맞춤이다. 대전지역에서 40여년을 닭볶음탕 하나로 지역민의 입맛을 사로잡은 곳이 있다.


대전시 중구 대흥동에 있는 ‘정식당’(대표 조성예70)은 닭볶음탕 한 가지 메뉴로 40여년을 젊은 세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전국적으로 알려진 닭볶음탕전문점이다. 우리들 공원 앞쪽의 골목에 가정집을 개조한 허름한 곳에 위치해 있다.

골목에 들어서면 깊은 음식 맛과 오랜 세월의 흔적이 곳곳에 배어있다. 본점은 식탁 10개 정도의 방으로만 되어 있다. 허름한 방은 그 옛날 시골 사랑방을 연상케 하지만 본점 앞에는 2층 건물의 2호점이 버티고 있다.

정식당의 닭볶음탕은 다른 곳과 다른 맛을 낸다. 먼저 맛있는 닭볶음탕을 만들기 위해 최고의 신선한 닭과 채소를 쓴다. 그런 닭은 먹기 좋은 크기로 토막 낸 뒤 끓는 물에 가볍게 데쳐 기름기와 잡 내와 비린내를 제거한다. 그런 다음 야채육수에 닭과 함께 양파, 파, 감자 등 넣는 건 여느 닭볶음탕과 재료는 같지만 큼직한 대파가 엄청나게 들어간다.



닭볶음탕에서는 양념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특제양념은 떡볶이 양념처럼 달큰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압권이다. 계속 당기는 맛이 중독성이 강하다. 커다란 양푼에 닭 한 마리가 몽땅 들어가 보기만 해도 눈이 휘둥그레진다. 보는 순간 소주한잔 생각이 절로 난다. 보통 4명이 충분히 먹고 남을 만한 양이다.

닭볶음탕은 계속 졸여도 짜지 않고 오히려 맛이 깊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새빨간 색감에 너무 맵지 않을까 걱정할 수도 있지만 그다지 맵지 않다는 사실에 부담 없이 손이 간다. 닭고기를 건져먹고 그 국물에 밥을 볶으면 닭기름이 제거된 국물이라 그 맛이 일품이다. 이런 닭볶음탕은 환상적인 맛으로 밥도둑이자 술 도둑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밑반찬은 모두 토속적이다. 특히 얼갈이배추 김치는 보는 것만으로도 비주얼이 한폭의 수채화다. 알타리김치와 동치미 역시 시골스러운 맛이라 몇 번 씩 리필을 주문하는 손님이 태반이다. 시골풍경이 연상돼 정겹다.


국내산 생닭 초벌로 잡냄새 제거 후 조리. 중독성 강한 칼칼한 맛 인기

닭볶음탕이 익기 전에 주문하는 녹두빈대떡은 에피타이저로 인기가 많다. 손수 녹두를 갈아 만든 녹두전은 그 자체가 고소해 닭볶음탕이 익기  전에 안주노릇을 톡톡히 한다. 가격도 5천원이라 부담이 없다.

조성예 대표는 충북 음성군이 고향이다. 45년 전 대전에 정착해 전업주부로 있다가 37세의 나이에 생계의 보탬이 되기 위해 외식업에 뛰어 든 지 벌써 33년이 지났다. 친정 할머니가 해주던 당시 닭도리탕 맛을 그대로 재현했는데 먹어본 손님들의 입소문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전국에서 닭볶음탕으로는 최고의 맛이라는 찬사를 듣는 곳이 됐다.


이런 소문으로 각종 방송에서 섭외순위 1위 업소로 정평이 나 있지만 쉽게 응하지 않는다. 잘하는 것도 없는데 방송에 나가는 게 쑥스럽다는 게 조 대표의 생각이다.  겸손의 미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SBS 백종원의 3대 천왕 프로그램 제작진과 백종원씨가 이곳을 찾아 맛을 보고 촬영을 하고 스튜디오로 출연해 달라고 했지만 조 대표는 이것마저 거절했다.

대전에는 우리집보다 더 오래된 닭볶음탕집이 나가야 된다는 게 이유였다. 그리고 직접 소개까지 해준 일화는 지금도 지역에서 훈훈하게 전해지고 있다. 이집 벽면에는 당시  SBS백종원의 3대천왕의 백종원씨가 촬영 방송된 먹방 사진이 걸려있다.

“작년 8월 SBS 백종원의 3대천왕 제작진과 백종원씨가 찾아와 맛을 보고 평가를 한 다음 3대 천왕에 나와 달라고 했지만 못나간다고 하고 다른 집을 소개해줬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나갈 걸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그래도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다른 방송 프로그램에서 섭외가 오면 그때는 대전 닭볶음탕의 진수를 보여줄 겁니다.”


조 대표가 안타까움을 아쉬움으로 표현하지만 항상 남을 배려하는 푸짐한 충청도 인심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리고 항상 겸손함을 잃지 않고 뭐든 퍼주는 스타일이라 단골도 많다.  

닭도리탕이라는 말이 한글과 일본어가 혼용된 용어라고 해서 닭볶음탕으로 부르고 있다. 하지만 닭도리탕의 '도리'는 일본어인 '토리(とり)'가 아니라 '둥글게 베다'라는 뜻의 순우리말 '도리다'의 어간으로 '닭을 도려 만든 탕'이라는 의미의 순우리말이므로 표준어로 다시 되돌려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 다시 생각해볼 문제다.


기온이 높아지면서 땀도 많아지고 기력도 약해지기 쉬운 계절이다. 이럴 때 이열치열의 효과를 높여주는 음식은 보양식 닭고기다. 기존 닭볶음탕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전통의 맛으로 ‘백종원의 3대 천왕’의 제작진까지 엄지 척을 들게 만든 ‘정식당 닭볶음탕’이 있어 이제 직장인들이 퇴근 후 저녁회식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예약문의: 042-257-5055(본점)    257-5058(2호점)
영업시간: 오전10시-오후12시
휴일: 연중무휴
좌석: 본점 40석. 2호점 1층 40석. 2층 60석  총 140석
주소: 대전시 중구 중앙로130번길 37-13(대흥동 216-7)우리들 공원 앞
주차: 우리들 공원 주차장
차림표: 닭볶음탕(대)35000원(중)30000원(소)23000원.녹두빈대떡5000원.볶음밥1500원.
찾아오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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