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혁 위원장 “박 사장, 책임감 느껴야” 용퇴 압박

조합원 투표 결과 96.4% 지지로 당선된 대전도시공사 이용혁 노조위원장(왼쪽)과 염기범 사무국장. 선거포스터.

‘박남일 사장 퇴진’을 공약으로 내건 대전도시공사(이하 공사) 이용혁 노동조합 위원장 후보가 96% 이상의 압도적 찬성을 얻어 당선됐다.

박 사장에 대한 공사 내부의 반감이 노조위원장 선거를 통해 표출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용혁 신임 위원장은 “박 사장에 대한 구성원의 인식이 드러난 만큼, 박 사장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고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용퇴를 압박했다.

공사 노동조합은 17일 제7대 노조위원장과 사무국장 선출을 위한 조합원 투표를 벌였다. 위원장에 이용혁 후보, 사무국장에 염기범 후보가 단수 출마해 조합원들에게 찬반을 묻는 형태로 선거가 진행됐다.

노조에 따르면, 조합원 188명 중 166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 중 160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96.4%에 이르는 압도적 찬성률이다.

이용혁·염기범 후보는 조합원들에게 ▲성과연봉제 저지 ▲박남일 사장 퇴진 ▲우뚝서는 8대 노동조합 조직 ▲사무노동조합 조직변경 등 네 가지를 공약했다.

공기업 노조위원장 후보가 ‘사장 퇴출’을 공약으로 내건 만큼, 지역사회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는 압도적 찬성으로 귀결됐다. 향후 공사 내부의 파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다음은 이용혁 신임 노조위원장과 나눈 전화인터뷰를 축약한 내용이다.

- 이렇게 압도적 찬성을 받을 것이라 예상했나

“유세를 다니면서 조합원들이 성과연봉제라든지 박남일 사장 퇴진 등에 대해 상당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지만, 이렇게 압도적 지지를 받을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 ‘성과연봉제 저지’와 ‘박남일 사장 퇴진’이 가장 큰 공약이었다. 조합원들이 어떤 문제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나.

“어느 쪽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말하긴 어렵다. 다만 피부로 느끼기에 성과연봉제 도입에 따른 위기감이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못지않게 박남일 사장에 대한 문제의식도 드러내고 있다.”

- 어떤 활동계획을 가지고 있나  

“연말까지 성과연봉제 도입을 저지하기 위한 활동에 주력할 것이다. 그렇다고 박 사장 퇴출문제를 뒤로 미뤄두는 것은 아니다.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 ‘사장 퇴진’ 문제를 사측과 대화로 풀기는 어렵지 않나.

“사측에 이미 공을 던진 것이다. 박 사장이 여기에 대해 답하면 된다. 이번 선거에서 조합원 상당수가 투표에 참여해 그 중 97%가 ‘박 사장 퇴진’을 공약한 나에게 지지의사를 밝혔다. 막중한 의견을 표시한 것이다. 구성원의 인식이 드러난 만큼, 박 사장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고 (거취를) 고민해야 한다.”

- 퇴진을 요구하는 명분이 무엇인지 시민들이 잘 모른다. 그 이유를 외부에 상세히 공개할 예정인가. 

“물론이다.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언론을 접촉할 생각이다. 임명권자인 대전시도 공유해야 한다고 본다. 도시공사 사장은 공인이다. 도덕적 잣대를 엄격하게 들이대야 할 인물이다. 조합원들에게 한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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