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덕 야구칼럼]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후반기 전망

초반 꼴찌에서 막판 7위로 전반기 마감
부상선수 복귀, 갈수록 투·타 안정감 갖춰
용병 로사리오·카스티요·서캠프에 기대 커
남은 63경기서 37승 올려야 PS진출할 듯
 5인 선발투수 정착여부가 4위 도약 관건

한화이글스가 전반기를 기분 좋게 마감했다. 지난 14일 LG를 7대4로 꺾고 34승3무44패로 7위에 올라 후반기 대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 마지막 3번의 3연전을 모두 위닝시리즈로 장식, 전력이 점차 안정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화는 올 시즌 개막시작부터 연패를 거듭해 팬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LG와의 개막 1,2차전을 연속 끝내기패배로 시작하더니 거듭된 연패로 장기간 꼴찌에 머물렀다.

기대를 걸었던 에이스 로저스의 뜻하지 않은 부상과 마에스트리의 부진, 그리고 주전들의 잦은 부상을 팀을 나락에 떨어뜨렸다. 지난해 후반기 늦게 합류했음에도 선풍을 일으켰던 로저스는 오키나와 전훈 때부터 부상으로 기대를 접더니 결국 퇴출됐다. 마에스트리 역시 기대이하의 투구로 보따리를 쌌다. 줄줄이 부상으로 개점 휴업상태의 국내파 주전 투수들도 회복이 더뎌 성적하락에 일조했다.

다행히 전반기 막판에 합류한 대체용병 투수 파비오 카스티요와 에릭 서캠프가 수준급 피칭을 보여 후반기 활약을 기대케 했다. 14일의 LG전에 선발로 나서 첫 선을 보인 서캠프는 비록 승리투수는 못 됐지만 4와 1/3이닝 동안 2실점으로 호투,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에 앞서 영입한 카스티요 역시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2승1패를 기록, 포스트시즌 진출에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성급한 예상일진 몰라도 이제까지의 한화 용병듀오 투수 중 가장 기대를 걸만한 투수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연일 맹타를 터뜨리고 있는 로사리오를 포함하면 10개 팀 용병 중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을 것이다. 현재 1,2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NC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물론 두 투수는 좀 더 시간이 지나봐야 안다. 몇 게임 더 등판해 국내타자들을 파악하는 등 적응이 끝나봐야 실력이 드러날 것이다.

두 용병투수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서로 다른 유형의 투수로 나란히 1,2번 선발로 나설 경우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카스티요는 16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을 구사하는 우완 정통파이고, 198cm의 장신 서캠프는 140km 중반으로 스피드는 평이하지만 제구력이 뛰어난 좌완 기교파다. 따라서 두 투수가 3연전에서 앞뒤로 나설 경우 상대팀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다. 

한화가 그동안 용병, 특히 투수 복이 없었음을 생각할 때 이들 대체 용병투수에 거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대체로 뛰어난 용병을 보유한 팀은 성적이 좋다. 삼성은 에이스 벤덴헐크(13승4패)와 마틴(9승6패), 나바로(48홈런)의 맹활약에 힘입어 2014년 4연속 우승했다. 지난해 두산의 우승도 니퍼트가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그는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32.1이닝을 던져 3승 무패 2실점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게 정설이다. 여기에 하나 더 붙이자면 좋은 용병 없이는 결코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 1-2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과 NC 역시 뛰어난 용병들을 보유하고 있다. 전반기 내내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두산은 역대 용병 최고 투수인 니퍼트가 전반기 12승2패, 보우덴이 10승5패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고, 타자 에반스는 2할9푼7리에 15홈런 49타점을 기록했다.

여기에 국내파투수도 뛰어나다. 왼손의 장원준은 9승3패 3.53의 방어율을 자랑하고 있고, 역시 왼손의 기교파 유희관 역시 9승2패 3.83의 방어율로 두산은 투수 방어율과 다승부문에서 4명의 투수가 모두 10위 안에 랭크돼 있다. 타자도 올스타 MVP인 민병헌을 비롯 박건우, 김재환, 오재일, 양의지 등 막강한 화력을 지닌 타자들이 즐비하다. 공수주(攻守走)를 모두 갖춘 팀으로 2연패가 유력시 된다.

그 뒤를 쫒고 있는 절대 2강 NC역시 뛰어난 용병을 갖고 있어 페넌트레이스에서 최소한 2-3위는 가능하다. 스츄어트가 8승5패, 해커가 6승1패를 기록했고, 역대 최고의 용병타자 테임즈가 3할4푼3리의 고타율에 25홈런, 71타점의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다. 따라서 올해의 페넌트레이스는 뛰어난 국내 선수와 용병을 두루 갖추고 투타가 고른 두산과 NC의 대결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한화는 전반기 우여곡절 끝에 꼴찌를 벗어나 대반격의 서곡을 울렸지만 앞으로의 과제가 만만치 않아 김성근감독의 적절한 용병술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주전선수의 복귀가 필요하다. 특히 선발투수진의 안정과 원활한 로테이션은 필수적이다. 수준급용병과 더불어 송은범, 이태양, 안영명, 윤규진 등이 가세해 5인 로테이션체제가 자리 잡는 게 급선무. 여기에 배영수가 합류한다면 금상첨화다.

한화는 전반기에 중간이나 마무리가 올린 승수가 많다. 그만큼 선발투수의 승수가 적다. 여기에 윤규진이 4승2패3홀드, 대체용병 카스티요가 2승1패를 거두었을 뿐이다. 심수창이 3승4패2세이브, 장민재가 3승3패3세이브를 올렸지만 이들은 선발투수가 아니다. 나머지 대부분의 승리는 중간 계투나 마무리투수가 올린 것들로 이는 정상이 아니라 기형이다. 물론 계투진은 지난해보다 월등  나아졌다.

아마도 10개 팀 중 최강의 계투진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핵심인 송창식과 권혁이 5승2패6홀드, 4승2패3세이브를 올렸다. 또 박정진이 3승3패 3홀드, 중간계투와 선발을 오가며 크게 공헌한 장민재가 3승3패1홀드를 기록했다. 다만 거액을 주고 데려온 FA 정우람은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해 아쉬웠다. 4승2패9세이브를 기록했지만 블론세이브가 많았다. 후반기 들어 회복이 절실하다.

희망적인 건 5인 선발에 들어갈 송은범의 구위가 살아나고 있는 점. 전반기 2승7패로 제 몫을 못했지만 후반기에 4-5승은 충분히 기대된다. 한화는 후반기 투수력이 살아나 선발, 중간, 마무리가 구분된다면 PS 진출은 무난할 듯하다. 현재 상태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김 감독이 인내를 갖고 이를 실행하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원활한 5인 로테이션이 이루어지지 않고는 목표를 달성키 어렵다.

타력은 전반적으로 집중력이 좋아졌다. 1번 정근우부터 2번 이용규, 3번 송광민, 4번 김태균, 6번 로사리오까지 5명이 타격 30위 안에 들었다. 특히 로사리오는 홈런 22개, 타점 74개로 2위에 올랐고, 1루수로서 뛰어난 수비를 선보였다. 올스타전서도 홈런과 2루타를 터뜨려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다만 하위타선이 중심타선을 제대로 뒷받침 못해줘 아쉽다. 유격수 하주석의 복귀가 시급하다.

현재 7위인 한화의 남은 경기 수는 63개. 5위까지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만 적어도 4위에 올라야 플레이오프, 나아가 코리안시리즈에 진출하기가 쉽다. 한 게임, 한 게임씩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지만, 2게임차로 앞서 있는 6위 기아와 3게임차의 5위 롯데를 8월 말 까지는 따라 잡아야 한다. 그러면 5.5게임차의 SK마저 제칠 수가 있다. 7월의 마지막 12게임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최소 8승4패, 못해도 7승5패는 해야 한다. KT, 롯데, SK, 두산과 상대하는데 기아, 롯데, SK에 비해 대진이 결코 나쁘지 않다. 물론 지금까지의 전적을 놓고 볼 때는 불리한 면도 있다. 최하위 KT엔 1승6패1무, 선두 두산엔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7전 전패를 당했기 때문. 그러나 그때의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제대로 된 용병이 출전하고 부상선수복귀로 팀 전체가 상승분위기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악재 속에 꼴찌로 처진 KT는 급격한 하락세이고, 두산 역시 상승세가 다소 꺾여 해볼 만하다. 롯데, SK에는 5승4패, 5승3패로 앞서 있어 좋은 게임이 기대된다. 아무튼 7월의 마지막 12게임은 한화에게 분수령이 될 것이다. 문제는 투수력, 특히 선발투수들이 얼마나 제 역할을 해주느냐에 달려 있다. 한화는 후반 남은 총 63게임 중 최소한 36승26패1무정도의 성적을 올려야할 것이다.

그래야 5할 승률을 달성, 4-5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가 있다. 그렇게 하려면 감독이 무리한 선수 운용을 해선 안 된다. 특히 투수진의 역할분담을 확실히 하고, 선발의 경우 5일 휴식을 반드시 지켜줘야 한다. 중간과 마무리 역시 긴 안목을 갖고 혹사를 피해야 한다. 또 전력을 다할 게임과 버릴 게임을 구분해 선수를 기용할 일이다. 특히 한국야구에 낯선 대체용병투수를 신중히 다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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