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에서 만난 대중교통중심도시] <3>1972년 유럽 최초 의무화

핀란드의 대중교통은 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을까? 본보가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핀란드 교육시스템을 취재하면서 자연스럽게 접한 대중교통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어디서든 5분 이내 탑승이 가능한 시스템, 당연히 대중교통이 자가용에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핀란드의 유‧초‧중‧고교 교육 현장을 트램, 버스, 도보 등으로 이동하면서 체험한 기록을 통해 세종시 대중교통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편집자 주>

핀란드는 유럽 최초로 주간 주행등 켜기를 의무화한 나라다. ‘낮이건 밤이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전조등 켜기는 하나의 문화로 정착한지 오래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주간 전조등 켜기’

핀란드 수도 헬싱키 도심을 넘어 지역을 잇는 국도변 어디를 가더라도, 주간에 주행등을 켠 차량이 훨씬 더 많이 목격됐다.

아예 출고부터 주간 주행등을 장착한 차량이 많다는 게 현지 관계자의 설명이다. 핀란드가 지난 1972년 유럽 최초로 주간 주행등 점등을 의무화했기에 가능해진 일이다.

그 결과 핀란드의 차량 정면 충돌사고는 28% 감소했다. 도로교통안전공단이 핀란드 조사결과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이다. 핀란드가 왜 교통 선진국인지 한 마디로 대변하는 대목이다.

세종교육 연수단의 한 참가자는 “말로만 듣고 TV로만 보던 주간 주행등 켜기 운동이 일상화된 모습을 보고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이들이 많은 세종시에서 이 캠페인을 선도적으로 진행해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사고 감소 효과’ 톡톡

국내에서도 이 같은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세종경찰서에 따르면 주간 전조등을 켠 차량들이 늘어날수록, 차량 간은 물론 보행자 접촉사고도 감소하는 효과가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교통안전공단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낮에 차량 전조등을 켜고 운전 시 교통사고가 19% 감소했다. 이에 따른 비용편익은 4200억여 원에 달한다.

실제 광주전남지역 1680대 택시에 우선 시행해보니 최대 28%까지 사고 감소효과를 봤다. 이후 국내에서도 지난해 7월 1일부터 제작되는 전 차종에 대해 LED 형태의 ‘주간 주행등’ 장착을 의무화했다.

일각에서는 주행등을 켜면 상대편 차량의 눈부심을 초래하고 연료비가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부정적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주간 주행등을 켜고 시속 60㎞로 50㎞ 거리를 운행할 경우 연료비 증가분은 약 0.1ℓ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통사고 예방과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에 비하면 지극히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

세종시가 ‘주간 주행등 켜기’ 선도도시여야 하는 이유

지난해 7월1일부터 주간 주행등 부착이 의무화됐지만 새 차를 구입하지 않는 한 운전자에게 약간의 수고가 뒤따른다.

이 같은 수고가 들더라도 세종시가 ‘주간 전조등 켜기’의 선도도시가 되어야하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만 19세 이하 유아‧청소년과 만 65세 이상 노년층 등 교통약자가 세종시 전체 인구의 약 36%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차량 통행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신도시의 경우, 세종시 전체 유아‧청소년의 73%가 이곳에 살며 학교를 통학하고 있다.

낮 동안 불빛에 의한 차량 인식률이 차체 움직임보다 훨씬 높다는 게 세종경찰의 설명. 교통약자의 차량 움직임에 대한 대응과 식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세종경찰서는 개학 시즌을 맞아 안전운전 캠페인에 돌입한다. 지역 곳곳에 ‘조심’이란 2글자의 현수막 200장을 부착하는가 하면, 주간 전조등 켜기 운동도 조만간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낮에 전조등을 켜면, 교통사고 감소에 효과가 크다”며 “보행자가 간혹 차량이 이동하는 소리는 못 들어도 불빛 감지는 보다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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