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내년에는 10년만의 가을야구할까

2016 시즌 144경기 중 2경기만을 남긴 한화이글스. 숨가쁘게 달려온 2016 시즌이었다. 김성근 감독 취임 2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가을야구에 초대 받지 못했지만 그라운드의 선수들은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임했고 한화이글스의 팬들은 목이 터져라 그라운드의 선수들을 열광적으로 응원했다.

5일 수원에서 최하위 kt를 만났다. 7:2의 승리. 이태양(5이닝 2실점, 승리), 송은범(1이닝 무실점, 홀드), 서캠프(3이닝 무실점, 세이브)로 이어지는 완벽한 투수진의 호투와 이성열의 시즌 10호, 김태균의 23호 홈런을 앞세워 완벽한 승리를 거두었다. 특히, 최하위 kt에게 9개 구단 중 유일하게 상대 전적에서 밀렸던 한화이글스였기에 마지막 경기에서의 승리는 더욱 소중했다. 하지만 7승 1무 8패.

8일 대전 홈에서 맞이한 시즌 144경기, 마지막 경기에서 기아를 만났다. 9년 째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지만 한화이글스의 팬들은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를 가득 메웠다. LA다저스의 토미 라소다 감독의 “1년 중 가장 슬픈 날은 야구가 끝나는 날이다”라는 말을 기억하는 것처럼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 말이다. 마지막 경기를 승리하기 위해 한화이글스는 장민재를 선발로 내세웠고, 가을야구를 준비해야 하는 기아는 박준표 카드를 꺼내 들면서 마음은 이미 가을야구에 가 있는 듯 했다. 경기는 초반 장민재가 2이닝 4실점의 난조로 0:4의 패배 분위기. 한화는 더 이상 점수를 허용하지 않기 위해 박정진, 서캠프, 심수창, 정우람을 차례로 올렸고 추가 1실점을 했지만, 타선에서 힘을 내며 3득점. 3:5의 상황에서 9회말 마지막 공격을 시작했다. 1번 선두 타자로 타선 정근우가 심동섭의 공을 담장 밖으로 보내며 4:5로 턱밑까지 쫓아가며 반전의 서막을 알렸다. 9회말 2사 후 터진 김태균의 2루타에 이은 김호령의 실책으로 3루 진루. 이성열의 빠른 유격수 땅볼을 고영우가 송구 실책을 저지르며 5:5의 극적인 동점이 만들어졌다. 10회 초, 한화의 마운드는 정우람이 굳건히 지켜냈고 10회말 1사 1루에서, 조인성에게 희생번트 작전을 거는 모험. 모든 것은 1번 주장 정근우에게. 김기태 감독은 1루가 비었음에도 불구하고 정근우와 정면 승부를 지시했고 정근우는 이에 화답하듯 역전 결승 끝내기 2루타를 치며 6:5의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2016 시즌 144경기의 긴 여정을 마무리했다.

한화이글스는 144경기, 66승 75패 3무(승률, 0.468), 5위 기아와는 3경기 차, 최종 순위 7위로 2016 시즌을 마감했다. 2015 시즌(68승, 승률 0.472, 5위와 2경기 차, 최종 순위 6위)에 비해 승리 -2승, 승률 -.004, 5위와의 승차는 +1, 최종 순위는 한 단계 하락을 했다. 결국 2015 시즌에 비해 최종 성적은 하락을 했다는 의미이다. 2007년 이후 9년 동안의 가을야구 진출 실패. 한화이글스의 암흑기의 끝은 어디인가. 김응룡과 김성근이라는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명장들을 불러들인 지난 4년. 한화이글스는 많은 투자를 통해 전력을 강화했지만 우승은커녕 가을야구 진출에도 연속으로 실패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김성근 감독 체제 2년. 임기는 3년이니 1년 더 김성근 감독 체제에서 한화이글스가 2017 시즌을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지난 2년 막대한 투자를 통해 전력을 강화해 쉽게 무너지지 않는 야구, 관중들을 경기장으로 끌어들이는 재미있는 야구를 통해 흥미를 제공하며 막판까지 순위 경쟁을 통해 마지막까지 팬들의 마음을 졸이게 했지만 결과적으론 가을야구 경쟁에서는 웃지 못했다. 시즌 중 많은 논란과 이슈도 한화이글스의 독차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것을 잊고 다시 2017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과연 한화이글스는 김성근 체제에서 2017 시즌을 맞이할 수 있을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일단, 교육리그가 출발을 한 상황이고 마무리 캠프도 이어진다. 김성근 감독의 유임이든, 경질이든, 본인의 사퇴든 하루 빨리 결단이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김성근 감독의 사퇴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구단이 수많은 논란으로 야기된 작금의 상황을 빠르게 정리해야 한다. 만약 구단의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면, 김성근 체제는 마지막 3년째를 맞이하며 2017 시즌을 준비하면 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으로 결론이 난다면, 다른 대안을 빠르게 준비해서 2017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2017 시즌에서 지난 9년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고 10년 만의 가을야구를 위해서는 시간이 부족한 한화이글스이다. 구단의 빠른 결정이 내려지길 기대해본다.

가을야구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2016 시즌 많은 팬들을 위해 그라운드에서 마지막까지 가을야구를 위해,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뛰어준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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