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잇단 주축 투수들의 부상 이탈로 한숨...

2016년 144경기, 66승 75패 3무(승률, 0.468), 최종 순위 7위로 시즌을 마감한 한화이글스. 최근 2년, 김성근 감독 체제에서 시즌 내내 프로야구의 모든 이슈를 담아냈던 한화이글스가 2017 시즌을 맞아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될 시점인데 오히려 모든 것이 멈춰 있는 듯 잠잠하다. 2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신생팀 kt는 초대 감독인 조범현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김진욱 해설위원을 새로운 감독으로 선택하며 2017 시즌 준비를 발 빠르게 시작했다. 또한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명가 삼성도 4년 연속 통합 우승에 빛나는 류중일 감독을 과감하게 교체하면서 젊은 김한수 코치를 내부 승격으로 감독 자리에 앉혀 대대적인 물갈이를 통해 새판 짜기에 돌입했다. SK 역시 김용희 감독의 후임 감독을 모색하고 있는 분위기이고 1년 차 롯데의 조원우 감독은 일단 재신임을 받은 상태이다. 하지만, 유독 한화이글스는 조용하다.

김성근 감독의 2년. 한화이글스에게는 양날의 검과 같았다. 쉽게 포기하지 않는 승부, 불꽃 같은 투혼, ‘마리한화’라는 별칭에 심지어는 ‘마약야구’라는 표현까지도 서슴치 않고 등장하며 한국 프로야구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그 동안 패배 의식에 젖어 있던 팀 분위기도 어느 정도는 개선이 된 듯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결과는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실패였고 돌아온 것은 무리한 선수단 운영, 수많은 투수들의 혹사로 인한 부상 낙마와 이어지는 주축 투수들의 수술 소식. 김성근 감독 체제의 지난 2년 보다 남은 1년이 더 걱정되는 이유이다.

2년 동안 정말 많은 이닝과 투구 수를 소화한 송창식과 권혁이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이 문제가 아니라 회복이 문제다. 이들은 이미 과거 수술 경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20대의 젊은 선수들도 아니다. 혹자들은 어려운 수술은 아니라고 하지만 수술은 수술이다. 그것도 많이 던져서 생긴 부상에 의한 수술이다. 충분한 휴식과 재활 그리고 복귀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 선수들의 선수 생명은 그 누구도 책임져 주지 않을 것이다. 이 두 선수의 다음 시즌 합류 여하에 따라 한화이글스의 2017 시즌은 달라질 것이다.

여기에 수술 후, 빠른 타이밍에 복귀해서 많은 이닝과 투구 수를 기록한 윤규진과 이태양. 요령으로 던진 2016년이었다. 이 선수들은 직구 스피드가 145km 이상이 나오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2016년은 그렇지 못했다. 부디 부상 부위에 대한 점검과 충분한 휴식으로 몸 상태를 수술 이전의 컨디션으로 끌어올려주길 바란다. 노장 박정진, 전천후 심수창과 장민재, 마무리 정우람. 역시 불펜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한화의 마운드를 지켰던 투수들이다. 이 선수들의 건강도 걱정이 된다. 특히, 후반기에 거의 매일 마운드에 서야 했던 심수창 선수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무탈하게 동계 훈련에 임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이미 수술대에 올랐던 안영명, 영건 김민우, 김범수. 성급한 복귀 보다는 충분한 재활 기간을 거쳐 건강하게 복귀해서 한화이글스의 마운드를 씩씩하게 지켜주길 바란다. 이제는 내일을 생각하는 야구를 해야 된다. 한화이글스는 지난 2년 동안 내일이 없는 야구를 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내일이 없는 야구는 선수들의 건강을 볼모로 하는 위험한 야구일 수밖에 없고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한화이글스는 2017년 뿐 아니라 언제까지 암흑기가 계속될지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계약 기간이 1년이 남아 있기 때문에 김성근 감독은 스스로 물러날 이유는 없다. 명예 회복을 위해서라도 아마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벌써 김성근 감독은 2017 시즌을 달려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한화이글스에게 남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면 2017 시즌을 김성근 감독 체제에서 준비하고 기대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많은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김성근 감독의 영입이 이루어졌지만 지난 두 시즌을 되돌아본다면 어떤 결론에 도달해야 되는지 그룹과 구단 그리고 팬들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냉철한 판단과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9년의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해 2017년을 준비하고 있을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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