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촌 류인식 행서' 등 48점 대전시립박물관에 기증

한국 서단에서 행서(行書)의 대가로 불리는 하촌 류인식(夏村 柳寅植, 1921~2007) 선생의 서예작품과 유물들이 대전시민의 품으로 들어왔다.

대전시립박물관(관장 류용환)은 '하촌 류인식 행서(行書)'와 스승인 '검여 유희강 좌수(左手) 행서(行書)', '국전 상장' 등 서예 및 관련 유물 48점을 기증받았다고 21일 밝혔다.

이중 '하촌 류인식 행서(行書)'는“글을 쓰려면 먼저 마음에 품은 생각을 한산하게 하여, 뜻에 맡기고 마음 가는 대로 써야한다(書者散也 欲書先散懷抱 任情姿性 然後書之)”라는 한나라 채옹(蔡邕)의 글쓰는 방법에 대한 글씨로 담백하면서 운필의 기운이 활기차다.

또 '검여 유희강 행서(行書)'는 기증자인 딸 류은봉 씨가 1973년 혼인할 때 축하 시로 써 준 글씨다.

“모양을 갖춘 꽃은 참으로 멋지고, 색깔을 입은 버들은 가히 뛰어나다(具形花絶妙 設色柳可奇)”라는 뜻으로 유희강이 오른손 마비를 극복하고 왼손으로 쓴 글씨로, 준엄하면서 개성적이다.

하촌 기운 넘치는 선비정신 행서 예술로 승화

하촌은 근현대 서예의 최고봉인 검여 유희강(劍如 柳熙綱, 1911~1976)의 직계제자로 한국서예사의 정통 혈통을 자랑하고 있다.

1959년 이후 한국서예국전에서 여러 번 수상했으며 「예술의 전당, 한국서예 100년 전」,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전」등 수십여 차례의 전시에서 호평을 받았다.

특히 행서를 잘 썼는데, 기운 넘치는 선비정신을 행서 예술로 승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전은 조선시대부터 동춘당 송준길과 우암 송시열의 양송체(兩宋體)서예가 발달한 지역으로 선비의 덕(德)을 서예미학으로 승화시킨 곳이다.

검여 유희강 행서.
대전에서 42년 동안 거주하고 있는 하촌의 딸 류은봉(68·대전시 둔산동 거주)씨가 하촌의 유품을 간직하다가 좋은 작품을 여러 시민이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기증을 결정하게 되었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하촌 류인식 서예작품의 기증은 많은 사람이 감상하고 연구하는 기회를 제공한 점에서 귀감이 될 만한 사례"라며 "대전시민으로 오랫동안 살고 계셨는데, 지역의 박물관에 흔쾌히 기증해 주신 류은봉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전시립박물관은 문화재 기증, 기탁운동을 활발하게 펼친 성과를 바탕으로 ‘은진 송 씨 기탁유물 동춘당전’, ‘연안이씨 기탁유물전’, ‘가보(家寶), 박물관에서 빛나다’, ‘이달의 문화재전시’ 등의 특별전을 개최한 바 있다.

앞으로도 대전시립박물관은 시민들의 기증품을 지속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하촌 류인식 행서.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