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 눈] '최순실 게이트'에 입지 및 지지도 변화 주목
2주일여 전 만해도 나라밖에 있는 한 사람은 '송민순 회고록'에 미소 짓고 있었을지 모른다. 아니, 이번 주 초(24일) 박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개헌 의지를 밝혔을 때만 해도 최순실이 몰고 올 충격파가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송민순 회고록'에 웃다 '최순실'에 뺨 맞은 격
불과 며칠 새 벌어진 '반전 현실'에 그는 지금 마냥 웃고 앉아있을 순 없을 것 같다. 충북 음성 출신인 반기문(72) 유엔 사무총장을 두고 하는 소리다. 반 총장이 '최순실 게이트'란 악재를 피해갈 수 있을까. 과연 충청대망론을 이룰 수 있을까. 충청도민의 관심이 점점 그에게로 가 닿고 있다.
현재까지 상황은 반 총장에게 유쾌하지 않다. 그동안 반 총장이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세력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과의 관계도 돈독했다는 점이 국내 조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차기 여권 유력 주자, 지지율 부동의 1위를 지탱해 온 원동력이었다.
콘크리트 지지도 '균열', 흔들리는 충청대망론
하지만 최근 며칠 새 달라졌다. 대통령은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고, 친박은 와해 상태다. 때문에 반 총장의 콘크리트 지지도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만약 박 대통령 지지도와 비례해 반 총장의 지지도가 추락한다면 새누리당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딜레마가 생긴다. 그간 반 총장의 지지도가 박 대통령과 일체화 됐기 때문에 큰 위기가 될 수 있다는 반증이다.
균열의 조짐은 이미 나타났다. <한겨레>와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대선주자 여론조사(25~26일)에서 반 총장은 17.1%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16.1%)와 오차범위 안에 있는 것으로 나왔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24%로 내리막을 걷고, 새누리당 지지도 역시 25.4%로 더불어민주당 (30.7%)보다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 것과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무혈입성? 최순실 게이트 장기화 여부 '관건'
<리얼미터>가 24~26일 사이 조사해 27일 발표한 결과도 반 총장 지지율은 전주보다 0.7%포인트 하락한 21.5%였다. 문 전 대표는 0.8%포인트 오른 19.7%를 기록해 2%포인트 안으로 격차가 좁혀졌다. 충청권(▲2.1%p, 26.6%→28.7%)과 TK(대구·경북 ▲3.1%p, 26.1%→29.2%)에서 오른 게 그나마 위안이랄까.
물론 등락폭이 소폭이기 때문에 일시적 현상으로 간주할 수 있다. 하지만 3주 연속 하락세인데다 26일 조사에서 박 대통령 지지율은 17.5%로 취임 이후 처음으로 10%대로 떨어졌다.
만약 반 총장이 최순실 게이트 이후에도 지지도에 큰 변함이 없거나 조기 반등에 성공한다면 새누리당 무혈입성이 가능하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당의 목표는 가치관의 공유가 아니라 '집권'이란 점에서 반 총장에 대한 기대심리를 키울 수 있다는 논리다. 다만 여전히 관건은 최순실 게이트의 장기화 여부다. 반 총장에게는 지금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