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의 팔자 고치는 좌우명] <1>

『명심보감』에 이런 말이 있다. “죽고 사는 것은 명(命)에 있고 부귀는 하늘에 있다.(死生有命, 富貴在天.)” 이는 우리의 인생행로에는 무형의 힘이 작용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말이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운명은 길들이기 나름이다.” 이는 인간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노력에 의해 운명이 개척되어 질 수 있음을 나타낸 말이다. 어느 말이 옳을까. 고요히 사색해보면, 이 두 종류의 생각은 모두 나름의 타당성을 가진 것 같다.
 

철학박사·중화서당 원장
인간의 삶에는 운명의 힘이 작용한다는 주장을 많은 철인(哲人)들이 하였고, 또 우리는 삶이 우리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미 경험적으로 확인했다. 운명이 존재한다는 말은 허언이 아니다. 그러나 운명의 힘이 비록 존재하지만, 인간은 또한 운명을 바꿀 힘을 가지고 있다. 자기에게 맞는 노력을 통하여 타고난 운명을 바꿀 수 있다. 그 노력들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마음수양’이다.
 
옛사람이 이런 말을 하였다. “사주(四柱)가 관상(觀相)만 못하고 관상이 심상(心相)만 못하다.(四柱不如觀相 觀相不如心相)” 여기서의 ‘심상’은 곧 ‘심리구조’를 말한다. 자신이 날 때 받아가진 심리구조를 잘 관찰하여 그 속에서 단점을 찾아내어 그것을 고치는 것이 바로 마음수양이다. 마음을 잘 수양하면 관상도 사주팔자도 바꿀 수 있다. 마음을 잘 가꾸면 얼굴이 온화하면서 윤택해져 관상이 바뀐다. 그와 동시에 보이지 않는 사주팔자의 물결은 밝은 쪽으로 점차 방향을 바꾼다.
 
자신의 단점을 먼저 파악하는 게 마음수양의 기본

그러면 마음수양은 어떻게 하는가. 우선 자신의 단점을 먼저 파악하여야 한다. 그런 다음에 그 단점을 고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여기에 필요한 도구가 바로 좌우명(座右銘)이다. 좌우명을 활용하면, 자기의 타고난 심리적 단점을 효과적으로 고칠 수 있다. 좌우명을 늘 명심하여 자나 깨나 잊지 않는다면, 암시효과가 강하게 나타난다.

그렇게 되면 타고난 심리구조는 좌우명이 제시하는 메시지를 따라 바뀌게 된다. 더 나아가서는 결국 관상도 사주팔자도 바뀌어버린다. 그래서 맹자는 “요(堯)임금의 옷을 입고 요임금의 말을 외우며 요임금의 행실을 행하면, 이에 요임금처럼 된다.(服堯之服 誦堯之言 行堯之言 是堯而已矣)”라 하였다. 맹자는 이 말로써 강한 암시가 사람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후인들에게 환기시켜 주었다.
 
좌우명은 ‘자리 오른쪽에 붙여두는 글귀’를 뜻한다. 좌우명의 유래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론이 있다. 그 하나는 춘추시대의 인물인 제환공(齊桓公)의 술독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다. 제환공의 자리 오른쪽에 술독이 하나 있는데, 그 술독은 가득 채우면 쓰러지고 반쯤만 채우면 바로 선다. 제환공은 술독을 보면서 스스로 자만하지 않고자 노력함으로써 오패(五覇)에 속하는 제후가 되었다. 또 하나는 후한(後漢)의 선비인 최원(崔瑗)에게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최원은 책상 오른쪽에 좋은 글귀를 써놓고 그것을 바라보면서 반성의 도구로 삼았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큰 학자로 이름을 남길 수 있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