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고전] <282>

인생은 기다림이다. 어머니 뱃속에서 열 달을 기다려 이 세상에 나오는 순간부터 기다림의 종착역인 죽음의 순간까지 우리 인생은 끝없는 기다림의 연속이다.
주역에서는 하늘위에 구름이 있는 괘의 상(象)을 수(需) 즉‘기다림’의 뜻으로 나타냈다.(水天需) 풀이하면,
구름(水)이 하늘(天)에 있으니 지금 당장 비가 되지는 않지만 기다리면(需) 비가 되어 내릴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은 하늘에 구름이 비가 되어 내리기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누구나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나름대로의 뜻이나 목표가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며 산다.
그러므로 기다림은 곧 희망인 것이다.
아마도 기다림이 없는 삶은 희망이 없는 삶이요 또한 살아는 있지만 유고인생(有故人生)이나 다름이 없다 하겠다.

역사 속에서 기다림의 대명사하면 강태공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3000여 년 전 이름 이 강상(姜尙)인 강태공(姜太公)은 문왕에게 발굴되어 文王과 武王(무왕)을 도와 은나라를 멸하고 주(周)나라를 창건하는데 큰 공을 세운 개국공신이다.
주나라가 창건되자 강태공은 天子인 무왕으로부터 산동반도지방을 봉지(封地)로 받아 제(齊)나라의 왕이 된다. 그러니까 강태공은 제나라의 시조(始祖)인 것이다.

조선시대 연산군 때 문신인 정인인(鄭麟仁)의 모친이 낚시질하는 강태공의 그림을 보고 지은 시를 감상해 보기로 한다.
‘백발에 낚싯대를 던지는 저 나그네는 그 초연한 모습이 이 세상 노인이 아닌 듯싶구나(鶴髮投竿客 超然不世翁) 만약 서백(문왕)이 사냥오지 않았다면 강태공은 부질없이 오고가는 기러기와 벗하며 일생을 살았으리라’(若非西伯獵 張半往來鴻)

이 시(詩)의 압권은 강태공이 세상을 경륜할 뛰어난 능력을 지녔다 해도 자신의 능력을 발굴 해 줄 문왕을 만나지 못했다면 그저 평생을 기러기와 벗하며 살았으리라 하는 구절이라 하겠다.
이 시에서처럼 강태공은 언젠가는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는 때가 올 것을 알고 인내로서 그 긴 세월을 기다린 것이다.

▴ 준비 없는 기다림은 그냥 허송세월일 뿐이다.
기다린다는 것은 뜻이나 성공이 이루어지는 때 즉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런데 하늘에 구름이 없으면 아무리 기다려도 비가 오지 않듯이 뜻이나 성공을 위한 준비가 없으면 아무리 기다려도 뜻이나 성공은 이룰 수 없는 것이다.
누구나 일생동안 3번 성공의 때(기회)가 온다고 한다.

그런데 그 때(기회)는 미리 예고하고 오는 것이 아니다. 소리 없이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강태공이 성공의 때를 낚기 위해 평생 세월을 낚시질 했듯이 쉼 없이 뜻이나 성공을 위한 준비를 하면서 그 때(기회)를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 뜻이나 성공을 이룰 수 있을 때(기회)는 언제인가?
뜻이나 성공을 이루려면 세 가지 요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덕(德) 즉 능력, 위(位) 즉 여건이나 환경, 시(時) 즉 시기 이 세 가지다.
다시 말해 뜻이나 성공을 이룰 수 있는 능력, 뜻이나 성공을 이룰 수 있는 여건이나 환경, 뜻이나 성공을 이룰 수 있는 시기, 이 세 가지가 완비되었다면 주저하지 말고 뜻을 펼쳐도 될 것이다.

그러나 뜻이나 성공을 이루지 못하고 실패하는 것은 단군신화에서 성질 급한 호랑이가 백일을 참지 못해 인간이 되지 못한 것처럼 인내와 끈기로서 이 세 가지를 완비하지 못한 채 펼치려 했기 때문이다.

▴ 인생의 종착역인 죽음도 지혜로서 기다려야 한다.
누구나 태어나는 순간부터 줄곧 죽음을 기다리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태어남이 인생사의 시발역이라면 죽음은 인생사의 종착역인 것이다.
누구나 성공의 지혜를 발휘하면서 인생사 역을 지나가려 하지만 막상 죽음의 종착역을 가는 데는 그저 흘러가는 시간에만 맡기려 하고 있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역인 죽음의 종착역, 그냥 흘러가는 시간에만 맡기지 말고‘어떻게 하면 성공적으로 도착 할 것인가’ 끊임없이 지혜를 모으며 가야 할 것이다.
그래야 행복한 죽음의 종착역, 아름다운 인생의 종착역에 이를 것이다.

▴그렇다. 지금 나는 어떤 모습으로 나의 인생사를 기다리며 가고 있는가?

-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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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김충남의 강의 일정

김충남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주역

- (토요반)
B반 (매주 토요일 14시 ~ 17시) 논어 + 명심보감 + 주역

⚫ 인문학교육연구소
(매주 월, 수 14시 ~ 17시)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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