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맛집>알품은 감자탕(대전 서구 탄방동 탄방초 뒤쪽)

우명동 친정집에서 농사지은 농산물로 집밥 만들어. 5천원 착한 가격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매일 점심시간이 다가오면 ‘오늘은 또 뭘 먹지‘ 라는 고민에 휩싸이게 된다. 항상 먹는 것이 거기서 거기고 특별히 입맛을 당길만한 메뉴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모두의 입맛이 제각각일 때, 이 메뉴 하나만큼은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바로 가정식 백반이다. 문득 어머니가 해주는 집밥이 생각날 때 찾으면 더없이 좋은 ‘집밥’을 추천한다.

감자탕. 대전 최고의 감자탕이라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양도 많고 맛깔스럽다. 특히 고기보다 더 맛있있다는 우거지 맛이 일품
처음부터 마늘과 청양고추를 듬뿍 넣고 삶아내기 때문에 감자탕에는 잡내가 없다. 맵지 않고 담백하며 감칠맛이 있어 많이 먹어도 느끼하질 않는다

대전시 서구 탄방동에 있는 ‘알 품은 감자탕’(대표 김기옥.김기순)은 집에서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 그대로 가정식 백반을 선보이는 곳이다. 옛날 시골집에서 어머니가 해주던 그 맛 그대로 나오기 때문에 맛깔스럽고 푸짐하다. 내부 분위기도 여느 가정집처럼 소박하다.

메뉴는 상호 이름에 나오듯이 감자탕이 주력이다. 그러나 점심에는 제육볶음.김치찌개.청국장.조기조림,뼈다귀탕 등 가정에서 먹던 메뉴가 일품이다. 가정식백반은 그 말을 듣기만 해도 어머니에 대한 향수를 떠올리게 된다. 청국장과 김치찌개는 시골에서 엄마가 끓여주던 그 맛 그대로다. 그래서 고향의 향수도 느끼고 추억의 맛도 간직하고 있어 인기가 많다.

담근 김치에 돼지 전지살과 두부를 넣어 끓여낸 김치찌개는 푹 퍼진 김치 맛이 얼큰하면서 목 넘김이 개운하다. 청국장찌개는 멸치. 양파껍질. 파뿌리. 고추씨.무.생강 등을 5시간 우려 낸 육수에 1차로 된장을 풀어 만든 된장 육수가 맛의 비밀. 청국장과 호박, 두부 등을 넣고 끓여 낸다. 구수하고 깊은 맛에 밥도둑이 따로 없다. 제육볶음과 뼈다귀탕도 집에서 먹는 맛으로 인기가 많다.

집밥인 가정식 백반 제육볶음. 가격은 5천원
제육볶음 양이 푸짐하다

반찬의 가짓수는 직접 담근 김치를 비롯해 삭힌고추무침.두부튀김.어묵볶음.쑥갓무침.미역줄기무침.콩나물무침 등 7가지가 토속적이지만 입에 착 감기는 맛이 예사롭지 않다. 계절에 따라 바뀌지만 주인이 시간이 많을 땐 10가지가 나온다. 아끼지 않는 양념 때문에 정성이 느껴진다. 이 반찬들은 하루 2번씩 만든다.

아침 일찍 만들어 점심상에 내고 다시 만들어 저녁상에 낸다. 보통 정성이 아니다. 깔끔하고 정갈한 음식은 수지를 따지기보다 맛과 정성에만 치중한다. 그래서 밥맛이 더욱 좋아지는 집이다. 아무리 자주 찾아도 집에서 먹는 것처럼 질리지 않는다. 거기다 충청도 아줌마의 구수하고 푸짐한 인심은 이집을 다시 찾게 만든다.

밥과 반찬은 모두 무한리필이다. 더 중요한 건 이 모든 게 1인 가격이 5천원이다. 정말 착한가격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혼밥(혼자 먹는 밥) 손님도 많다.

우명동 친정엄마가 담근 시골스러운 청국장. 집에서 먹던 맛 그대로다.
청국장 찌개 한상차림

대전 최고의 감자탕 맛. 점심특선 뼈다귀탕 일품

부드러운 살코기를 발라 먹는 재미와 함께 얼큰한 국물을 느낄 수 있는 감자탕은 대전 최고의 감자탕 맛이라는 소문을 가지고 있다. 해장국으로도 술안주로도 사랑받는 감자탕은 돼지목뼈를 손질해서 3시간 동안 핏물을 빼서 각종 양념과 우거지. 감자를 넣고 끓여낸다. 감자탕은 핏물만 잘 빼도 냄새가 없다고 한다. 감자탕 맛의 비밀은 고기보다 더 맛있는 우거지에 있다. 고기 삶은 양념국물에 직접 만든 우거지를 1차로 삶아내 우거지에 양념이 골고루 배게 하는 게 비법이다.

처음부터 마늘과 청양고추를 듬뿍 넣고 삶아내기 때문에 감자탕에는 잡내가 없다. 맵지 않고 담백하며 감칠맛이 있어 많이 먹어도 느끼하질 않는다. 다른 곳보다 양도 훨씬 푸짐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좌측부터 동생 김기순.언니 김기옥 자매.우애도 돈독하다
이곳에서 유일한 단체회식을 할 수 있는 방. 벽면에 빛바랜 졸업사진이 붙어있다
벽면에 붙어있는 원정국민학교 21회 졸업사진

알 품은 식당은 김기옥(55).김기순(49)자매가 운영한다. 지금은 대전 서구 우명동이지만, 예전 주소는 충남 대덕군 기성면 원정리가 고향이다. 고향에는 아직도 친정엄마와 남동생이 농사를 짓고 있다. 식당 벽면에는 언니 김기옥 대표가 다녔던 원정초등학교 21회 졸업 흑백사진이 빛바랜 모습으로 추억을 상기시키며 붙어있다.

자매는 어린 시절부터 친정엄마 밑에서 어깨너머로 요리를 배웠다. 하지만 할머니가 동네잔치에 불려 다닐 만큼 요리솜씨가 좋았다고 한다. 결혼 후 두 자매는 각자 족발. 감자탕 가맹점을 12년 동안 운영했다. 이때부터 감자탕은 이미 유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마진도 적고 늦게까지 장사하는 게 힘들어 자매는 2013년 전 어린 시절 고향집에서 어머니가 해줬던 ‘집밥’을 떠올리며 2013년 ‘알 품은 감자탕’을 탄생시킨다.

문을 열자 먹어본 탄방동 주민들에게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식사 때가 되면 북새통을 이룬다. 동생 기순은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언니 기옥은 홀을 맡아 바쁘게 움직인다.서로 눈빛만 봐도 손발이 척척 맞아 돌아간다. 바쁘면 손님들이 직접 갖다 먹기도 하고 또 치워주기도 한다. 정말 손님들과 가족처럼 편안함이 있는 곳이다.

감자탕 한상차림
허름하고 소박한 내부전경

자매가 운영하는 시골밥상. 숨겨져 있는 탄방동 동네맛집 

모든 식재료는 대부분 우명동 친정집에서 가져다 쓴다. 쌀은 농사지은 쌀이고 청국장은 친정엄마가 직접 담가서 가져오고 농산물도 우명동에서 농사지은 걸로 사용한다. 이곳에서 고향 우명동을 빼놓고는 이야기가 될 수 없다.

푸짐한 한 끼에 가격이 너무 저렴한 것이 아닌지 물었다. 언니 김기옥 대표는 “자매가 운영해서 인건비를 줄이고 식재료는 친정집에서 가져다 쓰고, 이곳이 주택가에 위치해 있어 집세가 조금 저렴한 것도 저렴한 가격에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만든 요인”이라고 말한다.

대전시 서구 탄방동 탄방초등학교 뒤쪽 주택가에 있는 알 품은 감자탕 전경

흔히 '집밥'이라고 말하는 어머니가 정성스레 만들어준 반찬들이 그리울 때가 많다. 말이야 쉽지 이런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집을 찾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집, 그런 음식점을 찾는다면 아마도 대단한 행운일 것이다.

이제 내가 먹지 않는 음식은 손님에게도 안 낸다는 일념으로 맛은 물론 건강함까지 믿고 먹을 수 있는 곳. ‘알 품은 감자탕’으로 가보자. 부담 없는 한 끼가 하루 종일 든든할 것이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예약문의: 042-488-8895
영업시간:11-22시    브레이크 타임 호우 2시30분-5시30분
휴일: 일요일
좌석 :60석(방1)
주소: 대전 서구 문정로112번안길 23(탄방동980) 탄방초 뒤
주차: 주변에 적당히 주차
배달: 감자탕 가능(탄방.용문.괴정.둔산.갈마.월평동 지역)
차림표: 청국장.제육볶음.김치찌개.뼈다귀탕(2시까지) 5천원. 조기조림.차돌된장말이국밥 6천원. 부침개 3천원. 감자탕 (대)3만3천원(중)2만5천원(소)1만8천원
찾아오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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