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로 폐지·급행전철 운행 두고 미묘한 신경전

충남 아산시를 지역구로 둔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맨 왼쪽)과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코레일의 누리로 폐지와 급행전동열차 운행 계획을 둘러싸고 부딪치고 있다.
충남 아산시를 지역구로 둔 여야 국회의원들이 ‘철도’ 이슈로 부딪치고 있다.

1일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3선, 아산갑)과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초선, 아산을)에 따르면 지난 29일과 30일 각각 철도 관련 보도자료를 냈다.

"성과 흠집내기?" vs "그런 의도 아니다"..지역구 의원들 신경전, 왜?

하지만 보도자료 작성 배경과 그 과정에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두 의원과 코레일 사이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국회 국토교통위원인 강 의원은 지난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코레일 광역철도본부와 협의 결과 기존 천안역까지 운행하던 급행전동열차(급행전철) 일부를 신창역까지 운행키로 했다”면서 “운행 횟수와 시간은 내부 검토를 거쳐 조만간 확정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급행전철은 경부선 천안역까지만 평일 30회(서울 6회, 용산 24회), 토‧일‧공휴일 28회 운행하고 있다.

그러면서 “급행전동열차의 운행구간을 연장해 급행 수혜지역을 확대하고, 운행시격이 30분을 초과하는 낮 시간대 전동열차를 증편해 시격 단축을 통한 장항선 이용객의 편의가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자 이 의원이 이튿날(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코레일 측이 누리로 폐지에 따른 대책으로 제시하고 있는 급행전철 일부 연장 운행은 서울~천안 간 급행전철 30회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고,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강훈식, '급행전철 운행' 환영에 이명수, '누리로 폐지' 반발

코레일의 운행 방침을 직격하긴 했지만, 자칫 강 의원의 의정활동 성과에 흠집 내기로 비쳐질 수도 있는 대목이다. 실제 지역사회에서는 코레일이 국토교통위 소관이란 점에서 강 의원이 누리로 폐지와 급행전철 운행을 바꾼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다.

강 의원실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지난 6월부터 코레일 측과 지속적인 협의와 요구 끝에 평일 출‧퇴근 시간 서울(용산)~신창 간 급행전철이 운행될 수 있도록 했다”고 항변했다. “누리로는 코레일이 총선 이전부터 운행 중단을 결정했던 사안이며, 이명수 의원실과도 사전 협의가 된 걸로 들었다”고 했다.

이에 이 의원실 관계자는 “강 의원의 성과에 흠집을 내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코레일 차원의 철도경영 합리화 목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누리로 폐지와 전라·호남선으로의 이동배치에 대해 지난해부터 코레일에 지속적으로 반대의사 표명 및 확실한 대책 마련을 요구해왔다”고 그 간의 상황을 설명했다.

계속해서 “현재 서울~천안~신창 광역철도 구간은 아산시 인구의 지속적인 증가와 함께 통근시간대 과밀상태”라며 “매년 수도권 지역에서 온천 방문객들이 찾아오고 있는 상황에서 누리로 노선을 폐지하면 방문객과 아산시민들의 교통 불편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역구 의원 심기불편, 어중간한 코레일 스탠스 때문?

특히 지역 대학교의 학생 70%가 수도권 지역 출신으로 순천향대, 호서대, 한국폴리텍대 등 학생들의 통학에 많은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전했다. 순천향대의 경우 누리로 열차 내에서 강좌를 개설해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다음 주 코레일 관계자를 불러 누리로 폐지에 따른 대안에 대한 보고를 받을 예정”이라며 “코레일과 누리로 폐지에 따른 대책 협의가 안된 상태에서 강 의원의 급행전철 운행 소식이 들려 보도자료를 낸 것이지, 강 의원의 실적에 흠집을 내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코레일 관계자는 1일 <디트뉴스24>와의 통화에서 “급행전철과 누리로 업무는 광역철도본부와 여객사업본부로 업무부서가 다르다”고 전제한 뒤 “누리로 폐지는 지난해부터 지자체와 관련기관, 의원실을 방문해 막대한 손실을 빚는 공사의 사정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누리로는 신창뿐만 아니라 대전 등 타 지역도 운행하고 있는데, 기존 운행 노선을 폐지하는 것을 뺏긴다는 소외감으로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지자체나 지역민을 위해 전체 차량을 운행할 상황이 아니다. 이는 지역 형평성이나 차별이 아닌 효율성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누리로는 지난 2009년부터 서울~신창구간을 평일 왕복 6회, 휴일 왕복 8회 운행하며 서울과 용산, 수원, 평택, 천안, 온양온천, 신창 등 10여개 역에 정차하며, 서울~신창 소요시간은 1시간 40분이다. 코레일은 현재 누리로 신창역 이용객 비율이 3.5%미만으로, 운영손실을 이유로 오는 9일부터 운행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