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초의 새색시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자초는 크게 술상을 마련토록 하고 여불위와 마주앉아 밤이 늦도록 술을 마셨다. 취기가 넉넉하게 감돌았다.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이제 태자비마마를 친어머니로 모시게 되었으니 다음 역시 대인의 몫이외다.”

“그럼요. 여부가 있겠소이까. 소인이 왕손 나리를 태자에 책봉되도록 하겠나이다. 특별히 태자비마마께 그 일을 부탁드려 놓았사옵니다.”

“흐흐 벌써 그렇게 까지 해두셨단 말이지요. 그럼 태자비마마께 인사를 올려야 겠소이다.”

“제가 진나라로 돌아가는 즉시 문안을 올리겠소이다. 그리고 왕손 나으리의 자상하신 효심을 전하겠소이다.”

여불위가 취기를 토하며 말했다.

자초는 안국태자가 보위에 오른다면 자신이 태자가 될 수 있으며 그것을 여불위가 이미 태자비마마께 당부를 드렸다는 말이 너무나 가슴에 와 닿았다. 감동 그 차체였다. 기분이 날아 갈 것 같았다. 술을 마셔도 마셔도 취하지 않았다. 자신의 집에 있는 좋은 술을 모조리 내 오라고 일렀다.

“그런데 장차 진나라 태자마마가 되실 분이신데 외로운 밤을 보내셔서야 되겠사옵니까?”

“달리 방도가 없질 않소이까?”

자초가 맞장구를 쳤다.

“이제 장가를 드셔야지요.”

“장가를 들어라. 그럼 색시가 있어야 하질 않겠소이까?”

자초가 능청을 떨었다.

“색시야 구하면 되지 않겠나이까?”

여불위는 자초의 능청을 지켜보며 말했다.

“어디서 구한단 말이요. 물설고 낯 설은 이 땅에서 무슨 재주로 새색시를 구할 수 있단 말이외까?”

“여기라고 왜 사람이 없겠소이까. 한단에는 본래 미인이 많기로 소문이 난 지역이외다. 이곳에서 미색을 구하지 못한다면 하늘아래 어디서도 구하지 못할 것이외다.”

“그야 그렇소이다. 이곳보다 더 미색이 많은 곳도 없을 성 싶소이다. 아참 얼마 전 한 처자를 본적이 있긴 한데.”

자초가 흘깃 여불위의 안색을 살피며 말했다.

“처자리니요?”

자초는 한참을 망설였다.

“말씀해 보십시오.”

여불위가 술잔을 들며 재촉했다. 그래도 주적거리며 말을 내뱉지 못했다.

“내가 말을 해야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염려를 거두시고 말씀을 해보십시오. 우리 사이에 무슨 말인들 못하겠나이까?”

자초는 길게 술을 들이 킨 다음 잠시 숨을 돌리고 진중한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도 연신 여불위의 눈치를 살폈다.

“일전에 대인과 동행했던…….”

“저와 동행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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