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최상의 전력 구축과 운영의 하모니 필요

스토브리그가 장기전으로 향해 가고 있다. 삼성 최형우의 기아 이적, SK 김광현의 잔류, 두산 이원석의 삼성 이적 등이 이루어졌고 이제는 삼성의 차우찬, 기아의 양현종, LG의 우규민 등의 거취가 주목을 받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의 계약도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한화이글스는 자유계약시장에서 발을 뺀 듯 보이고, 외국인 선수와의 계약도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현재의 전력을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항상 강조하듯이 야구는 ‘투수놀음’이고, 한화이글스의 투수진은 지난 2년 간 양적, 질적으로 성장하고 풍족해졌지만 무리한 운영으로 인해 체력적인 부담감과 함께 부상 선수들의 낙마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 결과는 김성근 체제의 2년을 포함해서 9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실패로 돌아왔다. 전임 한대화 감독이나 김응룡 감독 체제에서는 정말 투수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2년 사이, 배영수, 송은범, 권혁, 심수창, 정우람 등 무려 다섯 명의 FA를 포함해서 이재우, 송신영 등의 베테랑도 합류가 되면서 투수진을 운영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듯 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투수가 없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한화이글스에게는 어느 구단 보다 2017 시즌이 중요한 시즌이다. 많은 논란과 관심을 끌었던  김성근 감독의 임기 3년 차를 보장하면서 마무리 훈련을 끝냈고 두 달 간의 휴식기를 거쳐 2017년 2월 1일부터 본격적인 동계훈련을 시작하게 된다. 지난 2년 간 막판까지 힘겨운 5위 싸움을 하며 아쉬움을 달랬지만 김성근 감독을 재신임하고 박종훈 신임 단장을 영입하면서 구단의 전반적인 분위기 전환과 미래에 대한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고 이를 펼치는 첫 번째 시기가 2017년이다. 여기에 지난 2013년 FA로 영입된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 정근우, 이용규의 계약 마지막해이기도 하다. 2017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한화이글스에게는 시즌 후 굉장한  후폭풍의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

본격적으로 한화이글스의 2017 투수력을 점검해보자. 최상의 시나리오는 부상으로 수술 후 재활 중인 선수들이 시즌 개막과 함께 돌아왔을 때이다, 한화의 투수진은 다른 팀과 견줘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물론 외국인 두 선수가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가 가장 큰 관건이긴 하지만 말이다.

선발에 외국인 두 명과 이태양의 3선발은 준수하다(물론 외국인 투수가 정말로 준수해야 된다는 전제). 수술 후 재활을 끝낸 안영명과 윤규진이 합류하고 또는 장민재가 선발진에 축을 이뤄진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불펜진은 송창식, 심수창, 송은범, 권혁, 박정진, 정대훈에 마무리는 정우람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선발 외국인 두 자리가 아직 묘연하고 안영명, 송창식, 권혁의 수술 후 건강에 대한 물음표가 있기 때문에 섣불리 긍정적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다. 하지만 한화이글스에는 배영수, 송신영, 이재우 등의 베테랑이 있다. 지난 시즌엔 아쉬운 활약을 보였지만 아직까지 충분히 자신들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군에서 제대한 김혁민과 안승민 그리고 영건 김민우의 몸 상태도 내년 한화이글스의 투수진에게 매우 중요하다. 특히, 배영수와 김혁민, 안승민, 김민우가 시즌 초반 한화 마운드에 힘을 보탤 수 있다면 한화는 재활 선수들의 복귀를 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시즌을 맞이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재활 선수들이 복귀할 시점에서는 굉장한 투수력의 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다.

여기에 필자가 기대하는 두 명의 젊은 투수가 있다. 바로 '김영' 커플이다. 지난 시즌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인 2년 차 김재영과 올시즌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인 신인 김진영이다. 김재영은 서울고와 홍익대를 거쳐 지난 시즌 드래프트 전체 2순위에 한화에 지명되어 시범경기에서 정말 좋은 활약을 보여줬지만 정작 시즌에 들어선 11경기 출전에 그치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사이드암으로 140km 후반의 빠른 공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절치부심한 내년 시즌 다시 한번 1라운더의 명성을 확인시켜줄 수 있는 재목으로 판단된다. 또 한 명의 주인공은 바로 올시즌 드래프트 전체 5순위에 지명된 김진영이다. 지난 2010년 청운의 꿈을 안고 미국 무대에 도전을 했지만 부상으로 아쉽게 성공하지 못하고 국내로 돌아와 군복무를 끝내고 2017년 마침내 한국프로야구 무대 데뷔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덕수고 시절부터 140km 후반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대형 투수로의 자질을 보였던 선수였고 부상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미국 무대를 경험한 노하우도 갖고 있기 때문에 한화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리라 기대된다.  

모든 가능성이 한화이글스에게 긍정적으로만 나타날 수 없겠지만 동계훈련 기간 동안 투수들 각자 나름의 훈련과 재활 그리고 시즌을 준비한다면 한화이글스의 투수진은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물론 외국인 2장의 카드와 시즌 개막 전까지 재활 선수들의 몸 상태가 어느 정도까지 회복될지 의문이고 시즌에 들어가서 투수 운영이 또 어떻게 이루어질지 당장 예측할 수 없지만 오랜 암흑기를 끝내기 위해선 투수진들이 분발을 해줘야 함은 누구보다 그들이 잘 알 것이다.

오늘도 지난 9년의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2017년을 준비하고 있을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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