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기다리는 여불위는 안달이 나있었다. 계략은 맞아 들고 있었지만 자신의 애첩을 자초에게 내준다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렇다고 양쪽을 다 취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어느 한쪽을 택해야 한다면 당연히 왕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것에는 이론이 없었다. 그럼에도 자신의 애첩을 남에게 준다는 것은 큰 재화를 잃어버리는 것보다 더 큰 아픔이었다.

‘더 큰 일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지.’

여불위는 속으로 다짐하며 타오르는 아쉬움을 삭였다.

조희가 젖은 머리를 닦으며 침실로 들어오자 여불위는 목마름에 지친 사내처럼 곧바로 그녀를 안고 이불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왜 이렇게 서두시옵니까?”

“그럴 만한 일이 있네.”

그녀는 부드러운 살맛이 유달랐다. 넉넉하면서도 거추장스럽지 않은 가슴과 잘록한 허리, 찹쌀떡처럼 차지게 느껴지는 비역살이 손끝을 스치자 아련한 현기증마저 일었다. 여불위는 거친 손으로 그녀의 몸 구석구석을 탐닉하며 입으로 작은 입술을 덮었다. 촉촉하게 젖은 입술이 시원한 타액과 함께 녹아들었다.

여불위는 곧이어 그녀의 가슴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서도 뿌옇게 달아오른 가슴은 언제 보아도 일품이었다. 특히나 야무지게 달라붙어 사내의 가슴을 녹이는 유두는 어떤 노리개보다 좋은 즐거움이었다.

사내는 계집의 유두를 물고 젖먹이처럼 옹알거리며 매끄러운 그녀의 몸 구석구석을 더듬었다. 가쁜 호흡과 맥동이 귓전을 두드렸다.

계집의 몸이 어느새 축축하게 젖었다. 샘물이 흘러내려 계곡을 넉넉하게 적셨다.

“서방님 목이 마르옵니다.”

조희는 할딱 숨을 들이키며 말했다.

“알았네. 그토록 목이 말라서야 되겠나.”

여불위는 단참에 긴 칼을 뽑아 잘 길들여진 칼집에 꽂았다. 그것은 한 순간이었다. 녹슬지 않은 칼집은 언제나 칼을 기다릴 뿐이었다. 번득이는 칼날이 허공을 가로지를 때 모든 이들이 그것을 두려워 할 지라도 칼집은 참으로 자연스러웠다. 그 두려운 칼날을 한순간도 내보임 없이 다소곳이 다루었다. 칼집만이 품을 수 있는 재능이었다.

그제야 계집은 목마름을 가까스로 달래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시원한 기운을 마음껏 들이켰다. 그럼에도 목마름이 가시지 않았던지 사내의 입술을 물고 시원스럽게 쏟아지는 타액을 받아먹었다.

그들은 온몸이 곤죽이 되도록 뒤엉켜 몸부림 쳤다. 뽀송하던 등짝이 눅눅하게 땀으로 젖어 들었다. 
여불위는 봄날의 산그늘처럼 촉촉하고 진달래처럼 고운 애첩을 자초에게 주려고 마음  먹으니 가슴이 다시 아려왔다. 우윳빛 고운 살결과 탐스러운 엉덩이를 언제 다시 만져볼까? 그는 할딱 숨을 내쉬며 내심 그런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럴수록 더욱 모질게 칼을 꽂았다.

언젠가 전장에서 사내들의 가슴을 향해 장검을 찌르듯이 그는 사정없이 칼을 깊이 찔러 넣었다. 숱한 장정들의 함성이 들리는 듯했다. 하지만 사정을 볼 틈이 없었다. 칼집은 잘 닳아 있었고 그의 장검은 그것에 걸맞게 길들여져 있었다. 때로는 짧게 때로는 길게 비수를 찌르는 기분으로 거침없이 칼을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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