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광진의 교육 통(痛)] (사)대전교육연구소장

요즘 학생들이 나라에 대해 걱정이 많다. 교실에 들어서면 대통령의 국정 농단과 나라의 앞날에 대해 묻고는 한다. 그런데 참으로 아이들에게 부끄럽게 느껴지는 질문이 있다.
“도대체 그 분은 어떻게 대통령까지 오를 수 있었나요?”

성광진 (사)대전교육연구소장
참으로 대답할 말이 없다. 선거에 의해서 다수의 표심이 그 분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혀를 차는 이 현실 앞에서 이 나라의 국민이라면 선택에 책임이 없을 수 없다. 놀러가느라, 또는 별다른 이유도 없이 투표할 권리를 포기한 유권자들은 더 말할 나위 없다. 기성세대의 잘못된 선택이 아이들의 미래를 혼돈 속에 몰아넣었기 때문이다. 상점에 가서 물건을 고를 때도 요모조모를 하나하나 따져보며 쓸모가 있는지를 생각한다. 그런데 정작 국가와 사회의 앞날을 짊어져야할 정치지도자의 선택에는 이성적 판단이 제대로 작동하였을까?

지금 대한민국은 남과 북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세계 4대 강국이 둘러싸여 어찌 보면 가장 불안한 국가다. 정전협정에 의해 평화가 유지되고 있는 현 상황은 언제든지 다시 불붙을 수 있는 시한폭탄과 같은 상태이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 놓여 있는 나라의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과 번영을 위한 각별한 능력과 함께 도덕적으로 훌륭한 품성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데 국민의 상당수는 오로지 감성적 판단으로 지도자를 선택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때 성공한 사업가 신화에 눈이 멀어서 대통령을 뽑기도 했다. 그가 돈 많은 사업가로 경제를 잘 아니 국민을 부유하게 해줄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4대강 사업한다며 애꿎은 강바닥만 파헤치고 흐르는 강들을 쓸데없이 막아서 엄청난 환경 파괴와 국가 빚만 잔뜩 짊어지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개발 독재시대의 망령에 사로잡혀 하필이면 쿠데타로 권력을 탈취한 사람의 딸을 뽑았다. 그 결과가 이 추운 겨울에 국민을 길바닥으로 내몰고 있다. 오랜만에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통일시키고 있다는 점 말고는 우리 모두를 힘들게 하는 상황이다. 지금 대통령은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자신의 약속과는 정반대로 국민 모두를 불행으로 몰아갔다. 선거 당시에 지지했던 사람들 또한 그동안 벌어진 여러 사태 앞에서 답답하고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세월호·메르스 사태, 개성공단 폐쇄, 사드 배치 등 학생들 정부에 실망

촛불집회의 연단에 오른 청소년들은 대통령이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를 진지하고 묻는다. 세월호와 메르스 사태로 정부가 작동하고 있는지를 의심하게 만들었고, 통일 대박을 외치더니 개성공단 폐쇄, 사드 배치로 어리둥절하게 하게 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게 보려 해도 미래 세대에게 희망을 주는 어떤 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청소년 세대가 분통을 터트리는 진짜 이유이다. 지금까지 국민 간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각종 사태만 만들었다고 느끼는 것은 기성세대만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멀쩡한 역사교과서를 정부가 직접 만들겠다고 나섰을 때 교사들은 둘째 치고 학생들도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지금까지의 한국사교과서가 주체사상을 가르치고 있다는 여당의 주장에다,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란 말까지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검인정 교과서로 배운 학생들은 주체사상을 신봉하고 비정상인 혼을 가질 것이라는 주장에 반기를 들지 않을 학생들이 누가 있겠는가? 결국 검찰에 의해 밝혀진 것은 대통령이 혼이 비정상인 사람들에 둘러싸여 국정 농단을 벌였다는 것이다.

이제 이러한 정부를 바로세우기 위해서는 진정으로 훌륭한 지도자를 잘 선택하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물었다. 어떤 사람을 선택해야 되느냐고.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국민과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거나,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한 경험이 있어야 해요.”
지난 선거에서 이 두 기준만이라도 제대로 적용되었더라면 이러한 국가적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이제 우리는 이 빛나고 아름다운 시민혁명의 끝에서 또 다시 선택을 해야 한다. 다음에는 국민 모두가 검증의 칼날을 쥐고 요모조모를 따지고 또 따져야 한다. 같은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로, 돈을 많이 벌었다는 이유로, 또는 불쌍하고 외로워보여서 선택하는 손가락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이제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야 하는 때를 맞았다. 이러한 전환기를 맞아 다시는 아이들의 미래를 혼돈에 빠트리는 선택을 하지 않도록 기성세대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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