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분당 압박, 야권 내각총사퇴 등 격랑 속으로

정세균 국회의장이 9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박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정국은 여전히 격랑에 휘말릴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9일 국회 표결 끝에 가결됐다. 이러면서 박 대통령은 최장 6개월 내 이뤄져야 하는 헌법재판소 탄핵안 심리 완료까지 직무 정지상태에 들어간다. 황교안 총리가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는다.

국민적 여론에 힘입어 탄핵은 가결됐지만, 정국은 후폭풍에 휩싸일 전망이다. 특히 새누리당의 경우 당 해체 압력 속에 계파 갈등이 노골화되면 분당(分黨)까지 예상된다.

새누리 비주류 당내 주도권, 분당 내지 제3지대와 연대 가능성

더구나 전체 탄핵 찬성표가 230표(234표)가 넘으면서 비주류·비박(비 박근혜)계가 당내 헤게모니를 쥐게 됐다. 상대적으로 동력을 잃은 강성 친박(친박근혜)계와 주류 당 지도부는 2선 후퇴와 더불어 벼랑 끝으로 몰리는 분위기다.

당의 주도권을 장악할 것으로 보이는 비박계는 즉각 비상대책위 체제로의 전환과 동시에 김용태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 등 탈당파와 연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후 이해타산을 함께하는 세력을 규합해 내년 1월 중순 귀국 예정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과 어떤 형태로든 정치적 활로를 모색할 것이란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친박계는 여론의 심한 압박이 불가피하고, 최악의 경우 폐족(廢族)의 길로 접어들 공산이 높다.

야권, 무리한 과도 내각 추진 시 ‘역풍’ 우려..고개드는 개헌론

반면 야권은 탄핵 가결의 여세를 몰아 내각 총사퇴를 통한 ‘과도 내각’을 꾸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를 둘러싼 여권과의 치열한 공방도 불 보듯 한 상황이다. 야권은 또 이른바 '진보 세력'과 합세해 박 대통령의 하야 투쟁을 전개할 계획이다.

하지만 총리까지 흔들어 내각 불신임안 등 무리한 요구를 계속한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야권 공조가 언제까지 유지될 지도 미지수다.

한편 이날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헌법재판소의 향후 심리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국민적 여론이 탄핵안 가결에 직접적으로 작용한 만큼, 탄핵 심판 심리도 단시간 내에 결론이 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은 개헌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5년 담임제의 폐해를 주장하며 개헌에 공감하는 여야 인사와 대권 후보들을 중심으로 정계개편과 함께 개헌론이 불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박찬우 의원(충남 천안갑)은 탄핵안 표결 직후 <디트뉴스24>와의 통화에서 “언제까지 잘못된 헌법으로 대통령을 뽑아 같은 문제를 반복할 건가. 한 야권 대권 주자는 제도의 문제가 아닌, 사람의 문제라고 했지만 제도의 문제가 더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정치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정치적 이해관계나 대선 유·불리로 따지기보다 조속히 지도자들이 합의해야 한다. 초선들도 힘을 합쳐 새로운 틀을 만드는데 같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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