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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숫자 66'의 수수께끼

[디트의눈] 탄핵 가결, 잔불과 연기는 아직도 남아있다

류재민 기자2016.12.11 13:26:05

▲지난 9일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박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심리를 대비하는 등 국민들의 공분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진: 박 대통령이 지난 달 8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정국 해법을 논의하기 위한 정세균 국회의장과의 회동을 위해 국회를 방문하고 있는 모습)

“잔불이 남아있나 봐요?” “그런가 봐요. 아직도 연기가 나더라고요.”

지난 1일 대구 서문시장 화재 현장을 찾은 한 취재기자와 경찰이 나눈 대화다. 이 시장에서는 전날(11월 30일) 새벽 불이 나 670여개 상가가 소실되고, 1000억원에 달하는 피해가 났다.

당시 ‘최순실 게이트’로 탄핵정국 속에 두문불출하던 박근혜 대통령이 전격 화재 현장을 방문했다. '정치적 고향'인 TK(대구·경북) 지역에서 최소한의 국정 동력을 회복하려는 시도였다. 하지만 피해 상인들과 만나 대책 마련 약속도 없이 10여분 만에 현장을 떠나면서 불만만 키웠다.

찬성 234표만 부각해선 안 되는 이유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박 대통령 탄핵안 표결 모습. 300명 중 299명이 표결에 참여해 234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그러나 불참과 기권, 무표, 반대를 포함한 66표는 여전히 박 대통령에 대한 마지막 동력이 되고 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지난 9일, 박 대통령은 국회 탄핵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됐다. 이미 박 대통령은 이전의 6차 촛불집회로 민심의 탄핵을 받았다. 대의 기관인 국회도 국민들의 뜻을 받들었다. 300명 의원 중 299명이 표결에 나섰고, 이 중 234명이 찬성했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은 끝까지 버티려는 모양새다. 탄핵안 가결 직후 국무회의를 열어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헌재의 탄핵 심판과 특검 수사에 차분하고 담담한 마음가짐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국민이 듣고자 하는 메시지는 단 한 문장도 담겨있지 않았다. 오히려 직무 복귀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겠다는 소리로 들렸다.

더 어이없는 일은 직무정지 직전 행사한 막장인사다. 국회에서 오후 4시 10분 탄핵안 가결 발표가 있은 뒤 오후 5시 국무회의를 소집한 박 대통령은 국회로부터 탄핵소추 의결서가 도착(오후 7시 3분)하기 전 조대환 변호사를 정무수석으로 임명했다.

발버둥치는 대통령과 66명의 결사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국정조사 1차 청문회가 열린 지난 6일 국회 앞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박 대통령과 재벌 총수들을 규탄하는 피켓팅을 하고 있다.

조 수석은 새누리당 추천으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있을 때 세월호 유가족과 세월호 특조위를 운영하는 데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는 향후 있을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과 탄핵 심판에 대비한 포석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탄핵 정국 속에 3차례 대국민담화를 했다. 성난 민심을 가라앉히기는커녕 이해 불가능한 해명과 궤변으로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었다. 촛불도 횃불로 번지게 했다. 피의자 신분인 줄도 모르는 것처럼 철저히 피해자 코스프레다. 마지막까지 국민은 안중에 없었다.

안타까운 사실은 더 있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있었던 탄핵안 표결 결과다. 대부분 언론과 야당은 친박계 상당수가 탄핵에 찬성한 것에 고무돼 “국민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66’이란 숫자는 간과해선 안된다. 반대 56표와 기권 2표, 무효 7표, 불참 1표를 더한 숫자다.

새누리당 의원 전체 128명 중 절반 이상(51.6%)은 아직도 박 대통령을 버리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들 대부분은 친박(친 박근혜) 세력으로 짐작된다. 박 대통령이 복귀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있고, 절반에 달하는 친박이 여전히 박 대통령을 지키고 있다는 게 내내 불안하다.

지난 주말(10일), 7차 촛불집회에도 1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전국의 광장을 가득 메웠다. 서로에게 박수를 보내며 축제를 즐겼다. 다만 탄핵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잔불은 꺼지지 않았다. 정치개혁, 검찰개혁, 재벌개혁이란 연기도 남아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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