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는 손으로 떨고 있던 아이의 귓불을 만지며 부드럽게 위로하고 있었다. 

아이의 가슴이 불을 지른 듯 콩닥거렸다. 하지만 그 아이도 열댓 살이 된지라 알만큼은 아는 처지였다. 다만 경험이 미천하여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 뿐이었다.

“얘야. 요즈음 삭신이 쑤셔 밤잠을 제대로 못 자느니라. 오늘 밤만이라도 네가 주물러다오.” 

그제야 사내아이가 숨을 돌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조희는 미리 마련한 자리에 반듯하게 누워 사내아이의 손길을 기다렸다. 사내아이는 조희의 몸으로 다가 앉으며 팔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얇은 천으로 알몸을 겨우 숨긴 옷 조각이 손끝에 만져졌다. 그것은 편린처럼 조각조각 사내아이의 손을 따라 흠씬 젖어들었다. 분명 그녀의 몸은 불타고 있었다. 사내아이의 손길이 스쳐 지나는 순간마다 열기가 뿜어져 올랐다.

사내아이는 황촛불이 겨우 밝히고 있는 공간 너머로 조희의 몸을 훔쳐보며 손놀림을 계속했다. 그녀의 팔을 지나 어깨와 목을 스치자 이번에는 가슴이었다.  그곳은 차마 범접할 수 없는 그런 곳이었다. 때문에 사내아이는 원을 그리며 그곳을 피해 내려가려는데 조희의 손이 아이의 손을 덥석 잡고 가슴으로 이끌었다. 묵직하고 넉넉한 부드러움이 손끝에 예민하게 와 닿았다.

사내아이는 더욱 긴 숨을 들이키며 한손으로 흘러내리는 땀을 훔쳤다.

잠시 멈칫거리자 조희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눈을 지그시 감았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이었다. 사내아이는 조희의 움직임으로 자신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사내아이가 가슴을 부드럽게 만져줄 때마다 조희의 숨소리는 거칠어져만 갔다.

사내아이의 손길이 배를 지나 아래로 향하자 그 숨소리는 더욱 거친 들판을 달렸다.

손길이 탄탄한 둔부를 지나 다리로 향하자 조희가 덥석 아이의 손을 잡고 지긋이 당기며 들어가서는 안 될 꽃밭으로 그를 인도했다. 아이의 숨이 멎을 듯이 멈칫거렸다. 하지만 아씨마님의 지시를 피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는 사이 조희는 사내아이의 숨소리가 한 고개를 넘자 그의 사타구니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사내아이는 자지러지게 놀라며 엉덩이를 뒤로 빼려했다. 하지만 조희의 능숙한 손놀림이 그를 내버려 두지 않았다. 제법 묵직한 것이 손에 만져졌다. 솔잎이 새로 돋아난 잔디처럼 곰슬곰슬 손끝에 감지됐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불타는 조희는 물론이려니와 사내아이도 푸른 들판을 내달리던 원시본능을 숨길 수가 없었다. 사내아이는 눈을 질끈 감고 조희가 인도하는 대로 목각 인형처럼 움직이며 풀밭을 뛰어다녔다. 어디로 가는지로 모르고 또 어디서 멈추어야 할 곳인지도 모른 채 앞만 보고 내달렸다. 눈을 가리고 달리는 아이처럼 그냥 더 넓은 초원 위를 뛰고 뒹굴었다.  

아이는 밤새 그녀의 품을 떠나지 못했다. 그들은 그렇게 까만 밤을 하얗게 새웠다. 그 일이 있은 뒤 조희는 간간이 사내아이를 불러들여 육신의 피로를 풀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